윤석열 파면 후, 우리는 혐오 전쟁의 강을 건너야 한다. 영남, 강원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혐오의 정치는 전두환을 낳았고, 이명박과 박근혜에 이어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그들은 모두 범죄자, 민주주의의 적이었다.
정지창 교수의 글을 소개한다.
[혐오의 시대]
정지창 교수
윤석열의 탄핵 열차는 종착역을 향해 달려간다. 2월 중에 탄핵이 확정되어 대통령직에서 파면되고 이후 형사 재판에서 최소 무기징역을 받을 것이다.
그러면 60일 안에 새로 대통령을 뽑는 선거를 해야 한다. 4월, 아니면 5월이 될 것이다. 그때까지 우리는 지금까지 겪었던 어떤 것보다 격렬하고 야비하고 섬세하고 우아한 혐오의 전쟁을 견뎌야 한다.
혐오의 대상은 이재명으로 이미 정해져 있다. 그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상상할 수 없는 온갖 혐오의 테러와 수사법이 동원될 것이다. 거기에 덧붙여 새로운 가짜 뉴스를 만들어 대량으로 유포하고 증폭시킬 것이다. 신문, 방송, 유투브,, SNS, 플래카드, 전단지(찌라시) 등 모든 매체를 총동원하여 기사와 보도, 사설, 칼럼, 토론, 광고, 성명서, 동영상, 설교, 법문, 유언비어의 형식을 빌어 혐오의 바이러스를 유포할 것이다. 새로운 혐오 바이러스 팬데믹과의 전쟁은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예방 접종을 하여 면역력을 키워야 한다.
백무산 시인의 시 한 편을 소개한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쓴 시다.
<혐오>
백무산 시인
무엇이 세상을 지배하는가 무엇이 권력을 탄생시키고 무력을 조직하여 이데올로기를 조작하는가 무엇이 전쟁을 유도하고 무엇이 학살을 지시하는가
그것은 혐오다
그대, 거리에 나가 목청껏 평화를 외쳐보아라 그대가 만약 가진 것이 없거나 가진 것이 없는 자들의 편이거나 가난한 나라의 백성이거나 지구상의 지배적인 종족이 아니라면 그대에게 돌아오는 것은 박수도 아니고 찬사도 아니다 혐오의 화살이다
그대들과 함께 같은 지위의 평화를 누린다는 것을 역겹도록 혐오하는 무리들이 어떻게 저들과 우리가 함께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치를 떠는 자들이 그대의 그 가난한 평화에 침을 뱉고 혐오한다
그대, 다시 거리에 나가 이제 정의와 평등을 외쳐보아라 이것들이 보편적 가치라고 알고 있다면 그대는 손가락질을 면하지 못하리라
저 무지하고 저급한 무리들과 저학력의 유색 피부와 저열한 종족들과 같은 거리를 활보하고 같은 권리를 누리고 같은 식탁에 마주앉다니 어떻게 저들과 아래위도 없이 자연의 질서도 무시하고 살 수 있느냐고 혀를 차고 비웃으며 혐오하고 있다
그대, 다시 거리에 나가 이제 사랑이라고 외쳐보아라 그것이 초월적 가치라고 생각했다면 그대는 손가락질을 면할 수 없으리라 언제라도 준비된 폭력 역시 사랑이라는 이름을 가졌다 어떠한 침략이 신의 정의와 사랑의 이름으로 짓밟지 않은 것이 있느냐 저들이 차별의 금기를 확고히 하고 저 높은 곳에서 시혜를 베풀 때만 사랑이며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차별과 혐오를 재생산하는 것이다 모든 평화를 제압하여야 저들의 평화가 찾아오는 것이다
혐오의 서열화는 거대하며 동시에 미세하다 문화의 차별과 지역 차별과 남과 북 동과 서 소수와 다수 남자와 여자의 차별과 존재와 삶의 정체성의 차별과 아, 저 학벌 차별의 혐오를 보아리 고졸 대통령에게 퍼부어대는 독설을 보아라 비난받을 것에 비난의 돌을 던져라 그러나 차별의 혐오를 야비하게 조작하여 국회를 마비시키고 언론을 발작하게 하고 쿠데타를 선동하는 저 구국의 발악적인 투사들을 보아라 저들이 구국이나 민주주의를 들먹이며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지만 기실 감추고 있는 것은 치졸한 차별적 혐오다
전쟁이냐 평화냐가 아니다 평화의 반대는 전쟁이 아니라 혐오다 차별의 혐오는 이미 우리 안에서 들끓어 올라 생계수단을 차별화하고 국가이데올로기를 복제한다 무한경쟁의 자본은 무한차별의 혐오화다 그 서열은 국경을 넘어 제국주의를 탄생시켰다 그것은 다시 우리 안에서 복제된다 평화의 반대는 전쟁이 아니라 차별적 혐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