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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의 베테랑 김병지. ⓒ스포탈코리아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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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에서는 ‘지도자 칼럼’ 코너를 ‘칼럼’란으로 확대개편하여 지도자 뿐 아니라 축구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다양한 축구인들의 목소리를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국내에서 뛰고 있는 선수와 지도자는 물론,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과 현역에서 은퇴한 스타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가감 없이 실어드리겠습니다.
그 첫번째 순서로 포항 스틸러스의 골키퍼 김병지 선수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박주영 신드롬에 대해 선배의 입장에서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편집자 주)
올 시즌 K리그 흥행카드로 떠오른 박주영이 5월 1일 경기에서 또 한 골을 보태 4경기 연속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청소년대표팀에서의 활약으로 관심을 모으는가 싶더니 어느새 프로팀의 핵심 선수로 떠올랐다. 경기장에서 함께 뛰는 선배로서 참 대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박주영 효과… 프로축구 붐 조성에 긍정적
한국의 프로축구 흥행주기는 월드컵 전후와 맞물려 있다. 1994년 홍명보, 1998년 이동국, 안정환, 고종수의 ‘신세대 트로이카’, 그리고 2002년에는 김남일, 이천수, 이영표 등이 월드컵을 기점으로 K리그에서도 대스타가 된 선수들이다. 특히 2002년 이후에는 더디지만 꾸준히 프로축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고 느낀다. 이번에는 월드컵 예선과 맞물려 그 시기가 좀더 빨라진 것 같다. 박주영이 그에 대한 불을 당겼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주영이의 활약으로 ‘K리그’ 관련 소식이 방송이나 스포츠신문 1면에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프로축구 붐 조성에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는 의도적인 ‘띄우기’가 있었다고 보지만 이는 필연적인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언론에서는 스타플레이어의 등장을 기다렸고, 박주영은 적절한 시기에 한국 축구의 구세주로 떠올랐다. 언론 때문에 박주영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축구 전반으로 확장되고, 열성적인 팬들이 생길 때 다시 신문 판매나 방송 시청률에도 영향을 미치는 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구단 역시 이런 호기를 마케팅에 잘 활용해 관중 동원에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다고 본다. 각 언론의 톱 뉴스에 프로축구가 등장하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제 2의 박주영’을 꿈꾸는 선수들이 더 많아질 것이다.
박주영, 국가대표 자격 얻었다
나 역시 프로무대에서 검증되기 전까지는 박주영의 실력에 대해 의문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박주영이 그 나이 또래에서 최고의 실력을 가졌다는 점 이외에도, 이제는 국가대표로서의 자격도 갖추게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대표팀은 현재 시점에서 최고의 실력을 갖춘 선수들로 구성되어야 한다. 근거는 프로 무대에서의 활약이다. 예전에는 대학을 졸업하고 프로선수가 되는 것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대표팀에 발탁되는 최소 연령이 스물 네댓 살이었다. 서른 두 살 정도가 선수로서 최장 연령이라고 보면 8년내에 가장 잘 하는 선수들이 대표팀에 모여 있었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면서 경쟁의 판도가 달라졌다. 프로 입문 나이가 더 낮춰지고 체계적인 체력 관리가 가능해지면서 최소 스무 살에서 최고 서른 여섯 살까지 경쟁 범주가 16년으로 더 확대됐다. 16년을 아우르는 범주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가 나와야 된다는 말이다.
청소년대표팀과 국가대표팀은 분명히 다르다. 축구팬들도 가능성을 보고 발탁해 대표팀에서 경험을 쌓게 할 것인지, 16년의 범주에서 최고의 선수를 뽑아서 당장 대표팀에서의 효과를 기대하는 것인지 알아야 한다. 축구협회에서도 이런 점 때문에 박주영의 발탁을 두고 심사숙고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박주영은 이제 국가대표로 발탁될 자격을 얻었다고 본다. 프로무대에서 빠른 적응력을 보이면서 잘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대표가 될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프로무대에서 저 정도라면 대표팀의 교체 멤버 정도로 경험을 쌓아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린 선수들, 자만심 경계해야
사실 박주영이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꾸준히 노력하면서 잘 하고 있는 상태에서 주변의 환경이 받쳐줄 때 비로소 스타로 등극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시기에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나도 과거에 같은 과정을 겪었지만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면 자칫 자만심으로 중심을 잃기 쉽다. 부담감을 느끼면서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들뜨기 마련이다. 어린 나이에 스타가 된 많은 선수들이 이런 상황에서 지혜롭게 위기관리를 하지 못해 고통스러워하는 과정을 겪었다.
나의 경우 긍정적인 생각을 갖기 위해 노력했다. 오늘날 이 자리에 나를 있게 한 사람들이 누구인가를 생각해보면 초심으로 돌아가 모든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 본인 스스로가 위기 상황임을 깨닫게 되기도 하지만 주위 선배들과 지도자들의 조언도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 역시 선배들 도움으로 잘 극복했던 기억이 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성숙해지면 프로선수 나아가 대표선수로 성공할 수 있다. 다행히 현재까지 박주영은 겸손한 자세로 잘 대처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처럼만 한다면 한 순간의 돌풍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축구붐을 이끌어가는 선수가 되리라고 믿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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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째 K리그에서 활약하는 김병지 ⓒ스포탈코리아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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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관리의 중요성
어린 선수들의 프로 진출이 일반화되면서 개인 관리의 중요성 역시 더욱 커지고 있다. 경기장에서만 프로선수인 것이 아니라 사생활에서도 항상 프로페셔널리즘과 긍정적 의식을 유지해야 한다. 자신이 프로 선수로 대우받는 만큼 경기장 안팎으로 지켜야 할 규범도 더 많아진다. 이런 것을 잘 지키고 소화하면 15년 이상 장수하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개인 훈련은 시대 흐름에 맞게 변화하는 추세다. 일부에서는 요즘 젊은 선수들이 개인훈련을 게을리한다고 아쉬움을 표하기도 하지만, 또 한편에서는 개인훈련이 필요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사실 이것은 지도자들 개개인의 성향이라고 보면 된다.
예를 들자면 축구도 마찬가지다. 백패스가 옳으냐 아니냐 하는 것에도 지도자에 따라 차이가 있다. 예전에 2002 월드컵 때 히딩크 감독님은 백패스 역시 볼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라고 보고 의미를 뒀기 때문에 백패스가 많이 나왔다. 반면 지금 우리 팀(포항)의 파리아스 감독님 같은 경우는 공격 축구를 추구하기 때문에 백패스를 지양하라고 주문한다. 이런 차이는 정답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생각하는 방향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훈련 역시 마찬가지다. 사실 예전에는 팀 훈련 외에 개인의 판단에 따라 새벽이나 야간에 부족한 부분을 보강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현재 우리 팀에서는 피지컬 트레이너의 허락을 받아야 개인 훈련을 할 수 있다. 팀 전체가 훈련을 할때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어야 한다는 것이 코칭스태프의 지도 철학이며, 휴식 역시 운동의 연장선상이라는 설명이다. 그래서 개인 운동은 극히 제한하는 편이고, 꼭 필요한 경우 피지컬 트레이너가 과제를 내주는 식이다.
개인의 자율에 맡기는 만큼 선수들 스스로 책임질 부분도 더욱 커졌다고 보면 된다. 요즘 선수들은 흡연이나 음주에 대한 통제가 잘 이뤄지는 편이다. 어린 나이에 프로에 진출하는 경향의 순기능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선수들 소외감도 이해해야
‘박주영 효과’의 이면으로 팀 내 다른 선수들이 느끼는 소외감도 한번쯤 짚어볼 필요가 있다. 축구는 혼자서 하는 운동이 아니라 열 한명의 선수가 조화를 이뤄야 하는 운동이다. 특정 선수에게만 지나치게 관심이 집중되면 다른 선수들이 상대적인 박탈감을 가질 수 있다.
이럴 때 구단 프론트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자칫 선수단내 분위기가 와해되지 않도록 모든 선수들에게 고루 관심을 보이고, 코칭스태프 또는 고참 선수들과 상의하여 팀 분위기를 다독일 수 있어야 한다.
박주영의 청소년대표팀 차출 문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박주영 때문에 20여명의 다른 선수들이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면 팀 분위기가 묘해진다. 때문에 감독 입장에서는 극단적인 상황이라면 1명을 포기하고 20명을 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한편 같이 뛰는 동료들은 좀더 긍정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한 선수가 잘 하면 옆에서 받쳐주는 선수들도 팬들의 관심을 동시에 받으면서 클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동료 선수가 스타덤에 오르는 것을 시기심으로만 볼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동반상승 시킬 수 있는 기회로 보는 것이 옳다. 선수들은 스타로 인해 축구시장의 ‘판’이 커지고 있으며, 결국 이런 현상이 다른 선수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런 현상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박주영이 촉발시킨 축구에 대한 관심은 이제 월드컵 예선과 맞물려 더욱 팽창될 것으로 기대된다. 젊은 선수들의 활약으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우리 프로축구를 지키는 것은 결국 현장에서 뛰는 우리들의 몫이다. 솔선수범하는 모습으로 후배들을 잘 다독여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프로축구가 국내 제일의 인기를 누리는 스포츠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김병지(포항스틸러스 G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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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배진경 | |
첫댓글 윙어 김병지, 경험담을 말한다
공격수 아니였나요? ㅋ 개인적으로 크레이지모드를 보려면 올스타전을 .. 올스타전에서 환상적인 세이브..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