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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남정맥 6차 종주예정표를 봤더니 올해 1월7일 첫째 토요일이 소목고개에서 냉정고개로 가는 날이었다. 5차 종주때 471.3봉에
서 냉정고개로 내려가다 장유휴게소 쪽으로 알바하는 바람에 고생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도대체 어디서 삼천포로 빠졌는지 그 곳
을 확인해보려는 일념으로 다시 종주할 계획을 하고 있었다. 산대장께 일정을 확인해보았더니 작년 가을에 일기불순으로 몇 번 늦
추는 바람에 이제야 발산재까지 왔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1월7일은 발산재에서 한치(진고개)로 가야 하는데 이 구간은 굳이 다시
갈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새해 들어 마루금 첫 종주라는 의미가 의욕을 슬쩍 불러 일으켰다. 또한 집안 사정으로 거의 2년 동안 산행을 하지 않았더니
이대로 지내다간 하체가 부실해져서 안 되겠다는 조바심도 부채질 했다. 이 구간은 도상거리가 22km로서 제법 긴 코스이기 때문에
약해진 다리를 훈련시키기에 적지였다. 여항산 암릉의 탁월한 조망 또한 다시 보고 싶은 욕구를 당기게 하여 결국 종주에 나서게
되었다.
그동안 마루금 홈페이지에 자주 들어가 볼 여가가 없었던 탓에 대간과 정맥 종주 및 낙남정맥 6차종주대의 진행사항과 팀원들을 잘
몰랐다. 오전 6시30분 쯤 성서 홈플러스에서 차에 오르고 보니 달랑 4명이 전부였다. 산대장께서 손수 핸들을 잡은 12인승 승합차
에 4명이서 편안하게 다녀오는 호사를 누리게 되었으니 ‘귀족 산행’이란 바로 이를 두고 하는 말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발산재의 한치 들머리에서 출발하기 전.
오랜만에 접하는 산길이라 서툴게 걸으면 신발 속으로 흙이 깨나 들어갈까 봐 스패츠를 착용했다. 2년 전, 발산재에서 출발할
때는 준봉산 날머리인 약수터에서 2번 국도 밑의 통로를 지나 고갯마루 휴게소까지 약 250m를 걸어갔는데 이번에는 이곳까지
차로 올려다 주었다. 덕분에 아주 편하게 10분을 앞당기는 특전을 누렸다.
356봉에서 큰정고개(290m)로 내려가며 바라본 여항산과 소무덤봉.
들머리에서 줄기차게 10분 정도 오르면 무덤이 있는 비스듬한 능선이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계속 오르다보면 능선을 피하여
오른쪽 사면으로 편하게 가는 길이 있는데 그 길은 또 하나의 무덤이 있는 곳에서 끝이 난다. 그래서 그 길로 들어서는 건 알바
한 거나 같다. 2년 전에 모르고 그 길로 갔다가 무덤이 있는 곳에서 길이 없어져 무턱대고 능선을 향해 오르느라 일행들이 깨나
고생했는데 이번에도 재탕을 하고 말았다. 아마 그 무덤의 망자가 등산객들을 유혹하기 위해 길을 낸 것만 같았다.
5차 종주팀은 326봉의 서쪽 봉우리에 도착하자마자 막걸리 한 잔씩 나눠 마시고 잠시 쉬었다 갔는데 이번 팀원들은 급한 비탈
길을 그냥 내려갔다. 500m를 내려가자 오른쪽에서 임도가 붙었고 이 선생은 임도를 따라가다 마주치는 곳에서 합류하면 된
다고 임도로 걸었다. 363봉을 넘어서 356봉으로 가다 임도가 다시 능선으로 가까이 붙자 이 선생은 합류하였다. 356봉으로 올
라가던 중 처음으로 휴식을 취하였다. 도상거리로는 6km, GPS상으로는 7km에 이르는 길을 쉬지도 않고 걸어서 그런지 다리
가 좀 묵직해진 느낌을 받았으나 이때까지만 해도 자신감으로 충만하였다.
오봉산분기점으로 올라갈 때 양쪽 다리 종아리에서 쥐가 나더니 왼쪽 무릎을 디딜 때마다 가벼운 통증을 느꼈다.
자연히 발걸음이 느려지면서 일행들에게 뒤쳐지기 시작했다.
거북이 걸음으로 올라간 오봉산분기점의 정상(532m).
함안군 군북면 오곡리에서 오곡재로 올라오는 고갯길이 왼쪽으로 보였다.
함안군 군북면 오곡리 골짜기.
오곡재로 내려서기 전, 삼각점이 있던 524봉에 먼저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던 대원들.
삼각점에 네 사람이서 각자 한 발씩 올려놓기는 처음이라며 웃었다.
524봉을 알리던 표지들.
524봉을 내려설 때 보이던 미산령.
미봉산 분기봉의 북쪽 산줄기들.
높은 곳이 660봉이고 그 산줄기에 준수하게 생긴 이름 모를 암봉이 그때나 지금이나 시선을 사로잡는다.
무릎 통증이 점차 심해져서 조심스럽게 오곡재(375m)로 내려서니 고 선생이 혼자 남아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는 허벅지까지 쥐가 나서 나뭇가지로 지팡이를 만들어 의지하면서 가까스로 미봉산 분기봉(641m)으로 올라섰다.
일행들은 이미 가고 없었다.
분기봉의 동쪽 바위에 앉아 쉬면서 미산령을 내려다보았다.
여항산이 지척이건만 돌탑능선으로 올라갈 일이 현재의 다리 상태로는 난망하였다.
분기봉의 남쪽 골짜기 마산시 진전면 여양리.
계곡 아래에 여양저수지가 보인다.
마산시와 함안군의 경계를 가르는 여항산과 서북산.
아,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 데 없네.
대간 7,8차 낙동 낙남5차 종주대원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고.
발산재에서 올라온 낙남정맥 마루금.
분기봉의 북동쪽.
왼쪽 나뭇가지 사이로 함안 파수 농공단지와 동쪽 들판에 함안면소재지가 보인다.
오후 12시16분, 미산령(545m)에 겨우 내려섰다.
돌탑능선으로 올라가는 대원들이 뒤돌아서서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10여분 정도 뒤떨어졌으니 아마 돌탑능선 중간 이상 올라갔을 것이다.
고통을 감당하며 종주하기에는 도저히 무리라는 판단이 섰다.
억지로라도 가고 싶은 마음이 없는 건 아니었으나 아무래도 시간을 많이 지체하는 것은 물론 대원들께 부담만 줄 것 같았다.
용이한 탈출로는 미산령 뿐이므로 산대장께 연락을 취했더니 구원하러 오겠다고 하였다.정자에 앉아 다리 마사지를 하며 탄
식을 금할 수 없었다.대간과 정맥을 종주하며 늘 선두에 서서 걸었는데 이 지경이 되고 보니 참담한 느낌마저 들었다. 2년
가까운 공백기가 다리 근육을 이 정도로 삭게 만들 줄은 몰랐고 이럴 줄을 전혀 예상치 않은 과신을 자책하기도 하였다.
다리 통증을 풀기 위해 움직이면서 미산령에 대한 자세한 내력을 이제야 알아보았다.
2년 전에는 오후 12시 4분에 미산령에 도착하여 쉬지도 않고 그냥 돌탑능선으로 올라갔었다.
산대장이 올라올 동안 기다리기 무료하여 여양리 골짜기로 슬슬 내려가기 시작했다.
미산령에서 내려오는 길은 고갯마루의 약 2.2km 지점 아래에서 오곡재를 통과하는 1029번 지방도와 마주쳤다.
맞은 편 능선에 보이는 오곡재 고갯마루는 좁은 콘크리트 길이었는데 이곳은 2차선 아스팔트 도로였다.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약 3km 지점인 여양저수지 아래로 내려가서 산대장을 만났다.
그러니까 11.2+2.2+3=16.4km를 걸었으니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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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50분 쯤 한치(진고개)에 도착한 후 휴게소 주차장에서 쉬며 대원들을 기다렸다. 5차 종주때 한치로 내려섰던 시각이
오후 4시41분이었다. 그때는 발산재에서 오전 8시35분에 출발했으나 오늘은 오전 8시에 출발했으니 오후 4시가 조금 지나
면 내려올 시간이었다.
도착한 지 30분이 지나도 내려오는 기척이 없어서 마중 한답시고 슬슬 산으로 올라가 보았다.
한치에서 400m 쯤 올라가는데 산위에서 내려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윽고 반갑게 나타났다.
오후 5시3분, 발산재에서 9시간 만에 도상거리 22km 지점의 한치(152m) 도착.
돌아오는 길에 진동의 고현횟집으로 가서 하산주를 나누었다.
고현횟집의 주인장이 맛을 보라며 내놓은 이 집의 특미 미더덕비빔밥.
고현횟집의 미더덕비빔밥은 창원음식문화축제에서 대상을 받았다.
마산 진동리 바닷가는 그전부터 미더덕 산지로 유명한 곳이었다. 미더덕 중에서 껍질이 두텁고 작은 것은 찜을 만들고
얇고 굵은 것은 껍질을 깐 다음 밥에다 넣고 비벼 먹었다고 한다. 성게알비빔밥과 유사하나 먹어보니 미더덕 특유의
감칠맛과 향이 다르다.
비빔밥을 한 술 떠서 입안으로 넣었더니 졸깃한 미더덕 속살이 상큼한 갯내음과 함께 밥알과 어우러져 감칠맛을 한껏 낸다.
성수기 때인 초봄에는 밀려드는 손님으로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라니 미더덕비빔밥의 진수를 맛보려면 조용한 이 시기에
찾아야 편하게 대접을 받겠다.
고현횟집에서 하산주를 나누며 비로소 안 사실은 산대장과 대원들 모두 무릎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산에
늘 다니는 이들도 저렇게 차림새를 야무지게 갖추는데 비해 2년 가까운 공백기를 가진 후 무거운 배낭만 메고 따라 나섰으
니 생에 처음으로 중간 탈출이라는 낭패를 당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번 종주를 통해서 무릎 보호대는 반드시 착용하고
스틱은 귀찮은 경우가 있더라도 꼭 지녀야 한다는 경험을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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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간만에 뵙게되니 반갑습니다..
나도 마찬가지 ^^
같이 동행하기를 바랬는데 안타깝네요 다음엔 꼭 같이 합시다.
^^ 감사합니다. 준비운동 열심히 하겠습니다.
회장님 금북할때 오십시요 저하고 멘뒤에서 같이 걸읍시다
초청해 주시니 감사.^^
상태를 고려해야 함.
뜻밖에 오셔갓꼬 반가웠습니다.
다리근육이야 차차 트래이님 좀 하면 돌아옵니다.
산을 손 놓지 말고 조금씩이나마 다니는게 근력 유지의 비결입니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 다시 댕겨 보입시다. ㅎ
용기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귀찮으시겠지만 대장님의 무릎보호대를 다음 구간에 착용할 수 있도록 구매 부탁 드립니다.
풍성한 이야기 꺼리를 남기신 하루
였습니다.
산따라 맛따라 산행기도 맛깔나게
표현해 주셨구요.
산행몸 잘추스르셔서 담구간 뵐수
있기를기대합니다
사진 감사합니다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환대해주셔서 무척 감사했습니다.
남은 구간 동참하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마루금 홈피에서 반달기사님의 지나간 산행기보고 관심이 많았는데
낙남8구간동안 처음으로 귀한손님이 오셔서 동참 하게되어서 무척 반가웠습니다
한데 컨디션 저조와 쥐남으로 인해 함께 종주 못하게되어 못내 아쉬웠습니다
마음은 천리라도 갈수있는데 그동안 산행을 쉬고 준비가 안되어 근육이 쇠퇴하여 그런것 같습니다
산행후 정성껏 푸짐하게 챠려준 회식당에서 덕분에 모두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가지게 되었으며
하나의 작품처럼 써내려간 산행기와 사진 감사히 잘봤습니다
몸 관리 잘하시구요 다음 산행때 뵙기를 바라겠습니다.
환대에 보답을 못하고 부담을 드려서 상당히 송구스러웠습니다.
앞으로도 즐거운 만남이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7차대간 회장님 넘넘 반갑습니다!!!^^
2년의 공백에 몸이 안따라 줘서 고생하셨네요~~
바위에 걸터 앉아 이생각 저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이 안봐도 눈에 선하면서 짠해집니다ㅎㅎ
우리의 영원한 회장님~~파이팅입니다!!!^^
흑흑... 눈물나네, 우리 인연이 7치 대간 뿐인가,
8차도 낙남도 같이 걸은 적이 있는데 . .
어쨌든 고맙네, 포인트는 나의 산행에서 영원하게 잊지 못할 포인트 ! ^^
회장님~~~
오랜만의 산행,
너무 고생하셨네요...
에공...
얼릉 근력 키우셔서,
9차 대간길에서도 뵙기를...
호남정맥 장안산으로 넘어가면서 보고 처음이네요.
반갑습니다 !
우쨌든지 또 다시 함께 산행할 날이 있기를 바랍니다.
그때는 점심밥도 같이 묵고 여성들에게 몸에 좋은 차도 준비해 가겠습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건강하시죠?
윗분의 말과 같이 산에서 뵙기를 기대해 봅니다.
화이팅 입니다.ㅎ
벽소령하고 단짝이더만 요새는 어떻게 지내는지 모르겠네.
산에서 만나든지 필드에서 보든지 어쨌든 기억하고 지내세.
고맙네.^^
반달회장님 오랜만에 산행기를 보니 반갑습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좋은 산에서 뵙겠습니다.
즐겁고 행복한 설날 보내세요
이제부터는 후미에서 같이 노세, 노오세 ~ 노세, 얼마 남지 않은 이 세상 빨리 걸어 뭣하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