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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으로 퍼갈 수 없습니다.* 모놀대장이 추천하는 전국의 아름다운 일몰 명소 8선
글/사진: 이종원
동해 일출이 분출되는 생명력을 보여준다면 서해 일몰은 열심히 일한 당신에게 위로를 건내 준다. 그래서 일몰을 보면 마음이 편해진다. 서서히 빛을 잃어가는 태양을 보면서 자신을 반성하고 한해 아쉬웠던 일을 정리할 수 기회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연말 낙조 여행은 하나의 테마여행으로 굳어졌다. 전국에 수많은 낙조 감상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 몇 개를 추려 모놀가족과 나눠보고자 한다.
강화도 장화리와 석모도
강화도는 지붕 없는 역사박물관이다. 단군이 제사지냈다는 미니산 첨성대부터 시작해서 고인돌, 고려항몽유적지, 구한말 외세항쟁유적지까지 두툼한 역사책 한 권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역사기행에 더 없어 좋은 코스다.
다소 지루하기 쉬운 답사여행 이외에도 강화도는 일몰이 아름다운 포인트가 몇 곳 있는데 그 중 서해안 3대 낙조로 손꼽히는 장화리 낙조가 가장 유명하다. 동막해수욕장이 시작되는 분오리 돈대부터 장화리로 이어지는 남단의 해안도로는 해질무렵이면 황금빛을 따라가는 드라이브 코스다.
굳이 일몰이 아니더라도 외포리에서 석모도 건너는 카페리호는 운치있다. 공중에서 새우깡을 낼름 받아먹는 갈매기의 모습은 색다른 추억거리다. 민머루 해변 가는 길에 만난 쓸쓸한 폐염전도 좋고 언덕위에서 내려다본 민머루 해변도 아름답다. 선덕여왕때 창건했다는 보문사를 둘러보고 계단을 따라 올라가 너른 바위속에 모셔신 애석불도 볼 만하고 뒤를 돌아 바라본 서해 일몰도 환상적이다. (서울-김포-48번국도-양촌-356번지방도-대명포구-초지대교-동막해수욕장)
화성의 궁평낙조
해송과 모래사장이 조화를 이룬 천혜의 관광지로서 길이 2km 백사장과 해송 5천여그루가 길게 이어져 있어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특히 서해바다가 이글거리는 태양을 꿀꺽 삼킬 때면 탄성이 절로 난다. 더구나 궁평항 방파제 중간에 전통정자를 세워 놓아 서해 낙조를 멋지게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한쪽은 노을이요, 다른 한쪽은 작은 배들이 쉴 수 있는 포구여서 분위기 만점의 산책코스이기도하다. 화성팔경 중에 하나인 궁평낙조는 반도의 끝자락에 붙어서 그런지 유난히 일몰이 예쁘다. 낙조뿐 아니라 개펄체험도 인기 있는데 호미로 흙을 조금 걷으며 뻘에 숭숭 뚫린 구멍이 보일 것이다. 그곳을 파내면 보석만큼 예쁜 바지락을 주울 수 있다.
먹거리 또한 훌륭해서 포구에서 갓 잡아온 활어를 즉석에서 맛볼 수 있다. 오전 11시쯤이면 포구에서는 경매가 시작되며 뱃사람이나 경매인의 긴장된 표정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해산물이 싱싱해서 한 잔, 노을이 좋아서 한 잔 이러다보니 궁평에 오면 취하지 않을 재간이 없다. 술에 취하든 노을에 취하든 궁평에 와서 멀쩡하게 나가면 오히려 이상하다. 방파제 낚시도 잘된다고 한다. 너른 광장에는 열주분수 등을 만들어 놓아 조각도 감상하고 롤러브레이드를 탈 수 있도록 꾸며졌다. (서울-서해안고속도로-비봉IC-313번 지방도-서신면-궁평)
태안의 학암포
태안은 해수욕장 천국이다. 북쪽 만대에서 남쪽 영목항까지 1300리 해안을 따라 30여개의 해수욕장이 숨어 있다. 아마 단일 시군 중에서는 가장 많은 해수욕장을 보유한 곳이 태안군이 아닐까 싶다.
그 중에서 학암포는 해안과 해수욕장의 모습이 아름답기로 첫 손에 꼽힌다. 해변 바로 앞에 떠 있는 바위섬인 소분점도 너머로 지는 일몰이 아름다운데 겨울에는 사람의 발길이 많지 않아 그 너른 해변을 홀로 차지할 수 있어 사색에 잠기거나 애인과 데이트하기에 훌륭한 장소다. 특이하게도 학암포의 해변은 두 개다. 포구를 중심으로 동쪽은 곱고 너른 백사장이 형성되어 있고, 서남쪽은 거친 모래밭과 기암괴석이 바다와 어우러져 있다. 동쪽 백사장의 길이는 1km나 이어져 있으며 정면으로는 선갑도, 울도 더 멀리 덕적도까지 펼쳐진다. 소분점도 갯바위에는 항상 낚시꾼들로 북적거린다.
박속밀국낙지탕의 밀국은 칼국수와 수제비 즉 밀가루국의 줄임말이라는데 조개, 감자, 마늘, 양파, 무, 쪽파 등을 썰어 넣은 물에 산낙지를 통채로 넣어 샤브샤브로 건져 먹는다. 박속의 시원한 맛과 낙지의 쫄깃한 맛이 어우러진다. 이원식당 041)672-8024 (서울-서해안고속도로-서산IC-태안-오거리에서 학암포방향 634번 지방도-신두리입구-구례포-학암포)
안면도 꽃지일몰
동해에 일출이 있다면 서해에는 일몰이 있다. 동해 일출이 분출되는 생명력을 보여준다면 서해 일몰은 고단함을 위로받는다. '금년 한 해도 이렇게 지나가는 구나' 라는 자조 섞인 아쉬움이 함께하는 것이 서해 일몰이기도 하다. 할미바위 옆으로 서서히 떨어지는 꽃지의 일몰은 변산의 채석강, 강화도의 석모도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낙조로 손꼽히고 있다. 그러니까 경기,충청, 전라도의 일몰대표선수들이다.
꽃지라는 어감부터 연인들의 애틋한 감성을 파고든다. 백사장 길이가 3.2km. 걸어서 왕복 2시간이 걸릴 정도로 긴 해변이다. 해지고 난후 야간 데이트도 좋다. 은은한 나트륨 조명이 내려 비출 때 철렁이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연인의 손잡고 해변을 거니는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산다. 오션캐슬 야외무대에서 통기타 무대까지 있으니 그 열기를 이어가도 좋다.
신라 때 바다를 장악했던 장보고는 최전방 기지인 안면도에 승언 장군을 지휘관으로 보냈다. 승언장군의 부인은 빼어난 미모를 지녔으며 두 사람의 금술은 주위에서 부러워 할 정도였다. 그러나 두 사람의 지극한 사랑을 부하 병사가 시기했고 이를 안 승언장군은 바다에 떨어져 있는 두 개의 바위섬에 초가집을 짓고 떨어져 살았다고 한다.장군은 출정하게 되었고 부인은 그를 기다리다가 바위로 굳어진 것이 할미 할아비바위다. 마주보고 선 두 바위는 서로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하고 안타깝게 바라만 보고 있다. (서울-서해안고속도로-홍성IC-96번 지방도-서산AB방조제-77번국도-안면대교-꽃지해수욕장)
서천 마량의 동백정
동백정의 이름처럼 이곳에 동백나무(천연기념물 169호)가 많다. 수령 500백년이 넘은 것만 80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 그러니까 동백나무의 북방한계선이며 이 위쪽부터는 동백을 볼 수 없다는 얘기다. 낙조를 바라보며 뚝뚝 고개를 떨구었던 동백꽃을 상상해본다.
붉은 낙조가 깔리자 유난히 반짝이는 청록색의 잎이 붉은 기운에 물든다. 겨울 풍파와 싸워서 그런지 나뭇가지가 굻고 부채살처럼 펼쳐져 있다. 숲 정상에 오르면 2층 누각의 동백정이 자리 잡고 있는데 정면 2째칸 누아래 기둥 사이로 오력도가 그림처럼 박혀 있었다. 이는 누각을 세울 때 관람객이 잘 보이도록 배려했기 때문이란다. 마량포구는 낚시 바늘처럼 생겼기 때문에 서해에서 유일하게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먹거리 또한 풍부해서 봄에는 쭈꾸미, 대하, 여름에는 광어 가을에는 전어를 맛볼 수 있다.
달빛 아래 놓은 성이라는 월하성 포구 역시 숨어 있는 일몰포인트인데 물이 빠지면 바다멀리 모래갯벌에 나가 맛조개를 캘 수 있다. (서울-서해안고속도로-춘장대IC-607지방도-마량포구)
진도 세방낙조
남도석성에서 서쪽 해안으로 들어서면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가 펼쳐진다. 조도, 관매도를 이어주는 팽목항이 아스라이 자리 잡고 있고 바다를 향해 동석산이 우뚝 솟아 있다. 서남쪽 조도에서 바라보면 어머니가 아이를 안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 산을 빙 둘러가면 진도 최고의 시닉 드라이브 코스가 이어진다. 어느 곳에 차를 세워 카메라를 들이대도 엽서에 나올만한 풍경이 펼쳐진다.
역시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세방낙조 전망대에서 바라본 일몰이다. 바다위에 섬들이 두둥실 떠 있는데 마치 동화 속 풍경을 옮겨 놓은 듯 하다. 손가락섬, 발가락섬, 사자섬 등 전설 속에 나오는 형상들이 고스란히 바위로 굳어졌다. 붉은 태양이 올망졸망 떠 있는 섬과 바다를 붉게 물들일 때 감동은 극에 달한다. 이 붉은 낙조를 담은 것이 진도홍주인지 모른다. 남도석성은 조선시대 왜구의 노략질을 막기 위해 수군과 종 4품을 배치하여 다도해해역을 관찰하고자 세운 성인데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다. 성을 건너기 위한 쌍교와 홍교는 편마암 석재를 사용한 것으로 보기 드문 형태를 가지고 있다. (가는길:서울-서해안고속도로-2번국도-삼호-영암,금호방조제-77번국도-진도)
순천만 갈대와 일몰
굳이 갈대밭 순정의 추억은 아닐지라도 긴 둑을 걸으며 살랑이는 갯바람을 온몸으로 맞아보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순천만 갈대밭의 면적은 무려 15만평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다. 하구에 이르는 3㎞ 쯤의 물길 양쪽이 죄다 갈대밭으로 뒤덮여 있고 유람선을 타고 그 속내 깊숙이 둘러볼 수 있다. 역광을 받은 갈대가 금빛으로 채색되는 모습과 갯바람에 갈대숲 전체가 일제히 흐느적거리는 풍경은 장엄하고도 아름답다.
선착장을 중심으로 너른 갈대 군락지가 형성되어 있는데 불그스레한 칠면초 군락지등 습생식물과 흑두루미, 재두루미, 황새, 저어새, 검은머리물떼새 등 철새들이 어우러져 생태코스로 더 없이 좋은 장소다.
황홀한 낙조감상 포인트인 해룡면 상내리의 와온마을은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명소다. (서울-호남고속도로-남해고속도로-서순천IC-2번국도-청암대학사거리-대대포구)
제주도 자구내포구
성산일출봉이 제주의 일출포인트라면, 자구내포구는 일몰포인트다. 차귀도로 해가 떨어지는 일몰은 장엄하기까지 하다. 제주 특유의 검은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해변 풍경도 아름답고 수월봉 정상에서 바라본 물빛도 놓치기 아깝다. 석양에 물든 자귀해변이 황금빛으로 빛나 묘한 감흥을 선사한다.
고산-일과로 이어지는 해안도로와 고산에서 신창까지 이어지는 서부해안도로는 제주도 서쪽 해안지도를 그리며 달리는 길이다. 특히 일몰 때 달리는 맛이 그만이다. 우리나라 최대의 차밭인 서광다원과 추사 김정희의 유배지인 추사적거지도 둘러볼 만하다. (제주-12번국도-해월-한림-고산-자구내포구)
자구내포구에서 본 오징어 *주의 모든 원고와 사진의 저작권은 저작자에 있습니다. 사전동의 없이 무단게재 할 경우 저작권법에 저촉됩니다. |
첫댓글 동해가 남성적이라면 서해는 여성적이지요^^ 대장님, 일몰명소 8선에 학암포도 낑겨 주셔서 감사해요. 제가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눈물이 많은 것은 순전히 학암포의 일몰 때문입니다.
안면도 꽃지일몰, 세방낙조 전망대 일몰, 제주도 자구내 포구 3곳이 가본곳이군용... 다갈려면 아직 5군데 남았넹.
역시 저는 대장님이 하는곳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곳이라 무조건 믿습니다. 고맙습니다. 가본곳도 많네요
감사드립니다. 역시 대장님....
제고향 장화리를 이렇게 아름다운 사진과함께 소개하시다니 갑자기 고향하늘이 그리워지네여 감사함니다
장관입니다 그려, 울산에도 이런곳이 있는디요
화성에 사는 보람을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