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듄(파트 2)
1. <듄>의 파트 2가 개봉됐다.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인간의 욕망과 갈등 그리고 신화적 세계가 펼쳐진다. 황제를 중심으로 여러 개의 대 귀족가문의 힘의 균형을 통해 이루어지던 질서는 한 가문이 다른 가문을 멸족시킴으로써 무너진다. 이러한 공격에는 특정 자원인 ‘스파이스’의 독점과 관련된 욕망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문제는 가문들 사이에 중립을 지켜야 했던 황제가 이를 묵인했고 심지어는 지원까지 했다는 점이다. 1편은 이렇게 한 가문의 무너짐과 가까스레 살아난 가문의 어머니와 아들 폴의 탈출을 그렸다. 파트 2에서는 탈출한 아들과 어머니의 새로운 변화와 복수, 권력 장악이 중심이 된다.
2. 사막 부족에게 경원시되던 폴과 어머니는 우연한 기회에 부족의 지도자에게 사막 부족에게 전설로 내려오는 메시아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폴은 그러한 일정을 다양한 루트를 통해 증명함으로써 사막부족의 일원이자 지도자로 성장한다. 신비주의 여성 집단의 일원이었던 어머니도 사막부족의 대모 역할을 부여받게 된다. 폴은 점점 메시아 신앙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열광과 추종의 대상으로 바뀌었고 그러한 광신적 움직임은 폴과 폴과 가까워진 사막의 여전사 차니의 불안을 자극한다.
3. 하지만 상황은 폴을 점점 메시아적 인물로 만드는 사건과 충돌로 이어졌고 폴은 종교적 근본주의자들에게 자신들의 부족을 해방시켜줄 메시아적 존재로 확신받게 된다. 여기에 대모가 된 어머니 또한 폴을 메시아적 인물로 만들기 위해 은밀한 공작을 벌이게 된다. 과거의 동료였던 사람들과 만나고 힘을 강화하게 된 폴과 사막부족은 결국 가문의 원수에게 복수하고 황제의 권한까지 위협하게 된다. 하지만 폴의 권력 독점을 인정하지 않는 다른 대가문들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거대한 충돌을 예견하게 된다. 여기까지가 <듄2>의 이야기 흐름이다. 아마도 다음 편에서는 폴을 비롯한 ‘사막부족’과 다른 대귀족 가문들과의 전쟁이 이어질 것이다.
4. <듄2>은 종교적 신비주의를 배경으로 어떤 시대든 인간을 사로잡는 메시아적인 인물에 대한 다양한 시선이 담겨져 있다. 고통과 불안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을 획기적으로 전환시켜 줄 특정한 존재를 기다리고, 그가 나타날 때 특별한 변화가 이루어진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그러한 기대와는 관계없이 현실에 대한 객관적인 사태파악을 통한 투쟁을 강조하는 사람들도 있다. 믿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행동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앙’의 힘은 크다. 믿음을 충족시켜주는 징후가 등장하고 그것이 실제적이라는 믿음이 생겼을 때, 행동은 더 큰 결집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추앙받는 것을 두려워하던 폴도 점차 전쟁의 확대 속에서 이러한 기대를 수용하고 그의 능력을 높일 수 있는 신비스런 체험을 받아들인다. 사랑하는 사람의 불안 속에서도 가문의 복수와 ‘권력’을 향한 질주는 원하지 않지만 필요한 변화를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다.
5. 영화 <듄2>의 매력은 이러한 과정을 거대한 화면과 다채로운 전투 장면 그리고 인간들의 갈등과 탐욕의 폭발을 통해 흥미롭게 재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권력을 장악하려는 황제와 귀족들, 권력의 배후에서 권력자들을 조종하는 신비주의 여성집단, 종교적 메시아시즘에 열광하는 사막부족들 사이에서 냉혹하게 이루어지는 음모와 배신 그리고 현실적인 타협은 <듄>의 세계관을 분석하는 수많은 글들의 등장처럼 복잡하고 신비스러운 세계의 구현이다. 추앙받고 싶지 않지만, 가문의 소멸을 회복시키려 하는 폴을 둘러싼 권력을 향한 열망의 변화는 ‘듄’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요인이다. ‘폴’의 변화는 어떠한 끝을 향해 갈 것인가? 그도 권력 장악이라는 상투적인 인간의 욕망의 실현으로 마무리될 것인가? 아니면 그것을 향한 행위의 무의미한 시도라는 허무로 끝날 것인가? 그도 아니면 자신에게 끊임없이 자문했듯이 ‘권력’과 ‘숭앙’의 위험성을 깨닫고 자연스럽고 평범한 인간적 삶을 선택할 것인가? 앞으로 펼쳐질 <듄>의 내용이 궁금해진다.
첫댓글 - 선가 악의 대결, 사랑에 의한 신의 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