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자의 악기 연주곡에 취한 날...
수요일은 4교시다.
웬일일까? 어제 안 온 그녀가 오늘 나타나서는
"샘! 시간 좀 있으세요?"
출장가야해서 5분 밖에 없는 걸...
회의실로 가니 여전히 컴을 하고 있다.
하고싶은 이야기해봐.
참 리코더 연주해준다했지. 샘 교과실에 누구 있어요?
모두 계시지. 으악 모두요.
왜?
스피커로 노래 듣고 싶어서요.
그녀는 드래곤볼 노래를 공부시간에 들려달라며 소리좋은 것으로
다운 받았다고 조르기를 여러 날이다.
한번은 들어줘야할 거 같아서 크게 맘먹고
혜인아! 그럼 교과실가자. 정말요? 눈이 커지며 좋아한다.
대신 샘들 앞에서 리코더 연주 들려줘야해.
그 연주 끝내고 니가 말한 음악 다운 받아서 들어보자.
샘! 그건 좀..왜 너 잘 불잖아.
그리고 샘들 앞에서 불어버맀해야 진짜 잘 부르는 걸 인정받지.
아이참 아이참 하면서도 그녀는 잘 따라온다.
당차고 과감한 성격이다. 샘을 쫓아다니는게 보통 성격이 아닌 줄은
알았으나 정말 교과실로 들어오는데 정서적 불안을 보인다.
과잉말투와 행동이다.
샘들이 반겨 맞아준다.
어머! 진짜 리코더 연주해줄꺼니? 음악샘이 넘 좋아하고
영어샘.실과샘.미술샘 모두 격려다.
샘! 저 죽음이예요. 못할거 같아요 .정말 해야되요.
하기싫음 관둬. 근데 아깝다. 나혼자 듣기..그랬더니
컴퓨터 화면에서 음악을 찾는다.
뭘 찾아? 만화영화 악보 찾아요. 지난 번에 들려드린거요.
야! 너 내가 악보 준거에서 들려줘야지 .연습 안했어?등대지기 들려줘.
그거 연습 안했는데요.
그럼! 자 여기 악보있다. 보고 골라.
어머님 은혜해도 되요.
뭐든 돼. 실과샘이 좋아서 박수를 친다.
남선생의 지원 사격을 받아서인지 내 앞에서와는 달리 완벽하게
연주해서 박수를 듣는다.
앵콜 앵콜 소리를 지르며 다시 한번 들려줘 .그 곡으로.
아니요. 다른 곡 찾아볼께요 .섬집아기 들려줄께요.
옆에 계신 할머니 미술샘은 악보를 찾아서 반주를 넣어준다.
아! 그렇게 하면 맞추기 힘들어서 불기 어려울꺼요.
실과샘이 거드니 혜인도 그렇다며 그냥 생음악 솔로로 하겠단다.
섬집아기를 못끝내고 버벅대자
아! 내가 왜 이러지. 아 이상하다 .우씨. 우우씨. 내가 왜 이런거야.
드디어 과잉행동에 이상한 말투를 보고 샘들이 조용히 자기 일들을
하니 그 광경을 보고 혜인이 말이 더 걸작이다.
"샘! 원래 교과실 이렇게 썰렁해요?"
자기 행동에 반응을 보이지않는 샘들을 보고 하는 말이다.
샘들은 얼굴에 열십자를 그으며 기분나쁜 표정을 짓는다.
"혜인! 그게 아니지. 샘들은 지금 연구중인거야. 공부 끝났으니
내일 가르칠 것을 연구하는 중이니까 조용히 해야지."
아, 예..머리를 긁적거리며 밖으로 따라 나오는 그녀가 안스럽기도
하면서도 대견했다.
야! 혜인 잘했다. 샘들 앞에서 독주까지. 넌 역시 멋진 녀석이야.
내가 기대하길 잘했어. 이번엔 시험점수 평균 80은 넘겠는걸
자신감이 붙으면 공부는 끝난거야.
진짜 너니까 샘들 앞에서 연주하지 누가 하냐?
쑥스럽고 머쓱해서 못하는데 넌 진짜 잘하더라.
역시 내가 아끼는 제자가 맞아.
샘! 종이컵 없어요?
왜 나와서 말해. 그 전에 말해야지.
다시 교과실로 들어와 종이컵 들고 늦은 출장길 달려간다.
멋지고 당찬 제자땀시 매일이 행복하다.
혜인아! 오늘처럼 밝고 건강하게 자라거라.
다소 과잉행동이 있었어도 그건 과정일거란다.
난 널 믿는다.
정말 야무진 너 잘할거란다.
네가 원하는 걸 가지면서도 너처럼 아픈 녀석들 동무가 되어줄 수
있음을 샘은 믿는단다.
안녕!!! 사랑스런 제자님..맛난 저녁 보내삼 ^^***
주현미(夜來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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