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칼럼은 원래 '하버드대학' 학부의 교내 일간지 <하버드 크림슨>(The Harvard Crimson)에 2014년 8월 18일에 실린 것이다. 하지만 이 글은 곧 내려졌고, 현재 원래 게시됐던 URL에는 다음과 같은 안내문이 올라와 있다. '크메르의 세계'는 사전에 확보해둔 원문을 한국어로 번역하여 공개한다. [크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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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실 공지] 이 URL에 원래 게시됐던 기고문은 저자의 신변안전에 대한 우려로 일시적으로 철거됐습니다. 본지는 이러한 행동을 하게 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이러한 일은 대개 우리의 편집 정책에도 위배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번 사안에 관해서는 이렇게 할만한 너무도 강력한 이유들이 있음을 알게 됐습니다. 우리는 가까운 장래에 원래의 글을 다시금 이 URL 위치에 게시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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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The Harvard Crimson 2014-8-18 (번역) 크메르의 세계
[칼럼] 하버드대학 '태국학 연구 프로그램' 기금모금, 무엇이 문제인가
Troubles with Thai Studies
기고 : 일리야 가르저 (Ilya Garger)
군사정권 하에서 태국의 인권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이때, '하버드 대학'이 영구적인 태국학 연구 프로그램을 설치하기 위해 태국의 최근 쿠테타를 지지하는 핵심적인 인사들과 협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개인들 중 가장 유명한 이는 전직 외무무장관들인 수린 핏수완(Surin Pitsuwan)과 수라끼얏 사티얀타이(Surakiart Satirathai)로서, 이들은 하버드 태국학 프로그램 설치를 위한 600만 달러 모금운동의 선봉에 서 있다. 그들은 이 모금운동을 태국 군주제를 선양하고 국익을 위한 것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 모금운동을 이끌고 있는 마이클 허츠펠트(Michael Herzfeld) 교수는 필자에게 보내온 이-메일을 통해, 이 연구 프로그램이 특정한 정치적 이익과 관련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하버드 대학'이 그 기부자들을 매우 배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하버드 대학'은 전체주의 정권의 동맹세력의 명의를 빌리고, 그들로 하여금 '하버드'라는 이름을 활동 기반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태국 및 대학 그 자신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태국 군부의 정권 장악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전복시키고 수백명의 활동자들과 학자들, 그리고 언론인들을 임의로 구속한 사건이다. 수라끼얏은 <방콕포스트>(Bangkok Post)의 논설 코너를 통해, 쿠테타를 지지하는 태국의 "외국인 친구들"에 관해 기고한 바 있다. 그리고 쿠테타를 부드러운 "개혁의 절차"라고 묘사했다.
필자는 8월에 방콕에서 진행된 기금모금 행사에 참석한 바 있다. 그곳에서 수라끼얏은 하버드대학 태국학 프로그램이 "국왕을 선양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선언했다.
푸미폰 아둔야뎃(Bhumibol Adulyadej) 국왕은 1927년 [하버드대학이 위치한] 캠브리지(Cambridge)에서 출생했다. 당시 그의 부친인 마히돈 아둔야뎃(Mahidol Adulyadej: 1892~1929) 왕자가 하버드대학 의대에서 공공보건학을 공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푸미폰 국왕은 캠브리지가 지닌 진보적 가치들을 태국으로 가져오진 않았다.
그는 재위기간 내내 군사독재를 후원했고, 연속적인 쿠테타들을 추인했다. 그리고 선전선동이나 때로는 폭력적 위협을 통해 세뇌당한 절반 이상의 태국 국민들을 데리고 개인 우상화 강화를 집전해왔다. 태국에서 군주제를 비판하는 일은 불법이며, 최근 수년 동안에만 수백명의 사람들이 세계 최악의 악법인 왕실모독 처벌법 때문에 기소되어 감옥에 가고 박해를 받았다.
하버드대학에 설치하려는 상시적인 태국학 프로그램은 정년이 보장된 교수 1명의 모집 및 태국 외무부의 재정 지원으로 2012년에 개설된 강좌들을 더욱 확대하는 일도 포함한다. 하버드대학은 이 프로그램을 위한 기금모집에 열중하면서, 태국의 [수구 기득권층인] 왕당파 인사들과 함께 하고 있다.
하버드대학 아시아센터(Harvard University Asia Center)는 2012년에 마하 짜끄리 시린톤(Maha Chakri Sirindhorn) 공주를 '저명우수 객원연구원'(Distinguished Non-Resident Fellow)으로 등재했다. 시린톤 공주는 푸미폰 국왕의 차녀로서, 잠재적으로는 왕위를 계승할지도 모르는 인물이다. 태국 왕실에 관한 정보는 매우 타이트하게 통제되고 있기 때문에, 그녀가 [그런 연구원에] 부합하는 자격을 갖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지난 수십년간 시린톤 공주의 학문적 업적과 언어구사, 음악 및 예술적 재능은 태국 군주제의 선전선동 기제를 통해 [과대] 홍보되어 왔기 때문에, 독립성을 지닌 기구가 내놓은 자료들은 거의 없는 상태이다. 시린톤 공주가 하버드의 연구원으로 등재된 것은 태국 외무부의 연례 기부 발표에 이어서 나온 것이다. 외무부는 해외에서 군주제 홍보를 맡고 있다.
지난 5월22일 태국에서 쿠테타가 발생한 후, 시린톤 공주는 물론이고 왕실 내 어떠한 왕족도 태국 국민들의 정치적 권리가 유예된 상황에 대해 공개적인 우려를 표명한 이들은 존재하지 않았다. 또한 군부가 학자들과 언론, 그 밖의 시민들을 학대하는 데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하버드대학 태국학 프로그램의 태국인 후원자들은 대부분 보수 엘리트들이다. 여기에는 관료, 군 장성, 부유한 가문들이 포함되며, 이들은 1950년대부터 태국 사회를 장악하고, 1932년 절대왕정을 무너뜨린 입헌혁명(군부 쿠테타였음) 직후 제시됐던 사회 개혁안들을 되돌려버렸다. 태국의 기득권 엘리트들은 국민들의 정치적 참여를 자신들의 특권을 위협하는 요소로 생각하면서, 선거로 선출된 정부들을 연속적으로 전복시켰다. 그들은 사법부를 통한 영향력, 임명직 국가기구들, 그리고 군대를 이용해 자신들의 목적을 실현했다.
보수 기득권 세력이 가장 최근에 벌인 일은 반쯤은 군사적 성향까지 보여줬던 보수세력의 가두시위를 지원한 것이었다. 이 가두시위는 5월의 쿠테타 명분을 축적시켜 주기 위한 예고편이었고, 이어서 그들은 현재 태국을 지배하고 국왕이 인준한 쿠테타 군부정권을 후원하고 있다.
수린 핏수완은 [보수세력의 가두시위 당시] 폭도들의 행동을 합리화하는 데 있어서 두드러진 대중적 옹호자였다. (당시의 준-폭동적 가두시위는 아이러니하게도 '민주당'(Democrat Party)이란 당명을 사용하는 정당의 열성적 당원들이 주도한 것이었다.) 그들은 정부청사들을 습격했고, [총기 등] 물리력을 이용해 선거를 방해하기도 했으며, 쿠테타를 요청하는 선동도 했다.
수라끼얏과 수린 두 사람 모두 장차 군부가 임명할 행정부 총리의 후보로서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군부정권은 자신들의 목적이 질서회복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자신들의 주요한 의제들로서, 선출직 총리였던 탁신 친나왓(Thaksin Shinawatra) 전 총리의 동맹세력 숙청과 왕실 및 왕당파 엘리트들의 이익을 증진한다는 것을 내세우고 있다. 군정은 군주제에 대한 비판적 논의들을 탄압하고 있고, 심지어는 국민들의 '페이스북' 활동까지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또한 국왕 및 왕실가족들을 미화하는 선전도 강화했으며, 왕당주의 및 국가주의를 강화하기 위한 교육제도의 변화도 시작했다. 태국 외무부는 보수파와 관료주의 세력의 요새로서, 심지어는 해외 대학들에 존재하는 태국 쿠테타 반대의 목소리들을 옥죄기 위한 시도도 펼치고 있다.
필자가 8월에 방콕에서 참석했던 기금마련 행사에서, 수린은 하버드대학 태국한 프로그램의 향후 역할을 설명하면서 "교두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가 군사적이고도 전략적 함축이 내포된 단어를 선택했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선거를 통해 선출된 일련의 정부들을 연속으로 전복시키면서 냉전시대의 우방국들로부터 비판이 가중되자, 태국 보수파 기득권 세력은 해외에서 자신들의 적법성을 재확립하기 위한 활동에 열중하고 있다. 그러한 그들에게 있어서 하버드대학에 태국학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일은 중요한 승리가 될 것이다.
수린은 기금모금 행사장에서 모금된 돈이 여러 재벌들의 기부로 이뤄진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자신이 국왕의 '왕실재산 관리국'(CPB)에서도 기금을 기부받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도 밝혔다. CPB는 300억 달러 이상에 달하는 국왕의 재산을 관리하는 기관이다.
하버드대학에서 태국학 프로그램 설치를 주창하고 있는 사람들에는 선의를 지녔으면서도 정치적으로 빈틈없는 인물들도 포함된다. 그들은 기부금의 일부가 특정한 의제에 따라 모금됐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특히 마이클 허츠펠트는 학문의 자유를 옹호하는 데 상당한 이력을 지닌 인물이다.
하버드대학은 태국학 프로그램이 투명성을 갖고 모금을 하고 운영될 수 있도록 보장해야만 한다. 그리고 쿠테타 옹호자들이 이 프로그램에 선임되도록 해서는 안 될 것이며, 이 프로그램이 태국의 군주제를 선양하는 기제로 이용되도록 내버려둬서도 안 될 것이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쿠테타 및 그 후원자들을 비판했다가 해외로 망명하거나 몸을 숨긴 학자들에게 지원을 제공한다면, 하버드대학이 지닌 태국과 관련된 신뢰도는 더욱 빛나게 될 것이다.
[필자소개] 일리야 가르저(Ilya Garger)는 홍콩에 본사를 둔 비지니스 리서치 기업 '캐피탈 프로파일'(Capital Profile)의 설립자이다. 그는 전직 <타임>(Time) 지 기자였고, '주태국 하버드 클럽'(Harvard Club of Thailand)의 운영위원이기도 하다. |
* 후속 정보
- 태국 언론 <쁘라차타이>는 일리야 가르저의 글이 게재됐다 내려진 사연을 보도했다.
(참조: http://www.prachatai.com/english/node/4297)
- <깔리육> 논문의 저자 앤드류 맥그레거 마샬(Andrew MacGregor Marshall)은 8월20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UCLA 대학 소속 태국인 미생물학자 피라 헤마라차타(Peera Hemarajata)가 윗 글의 저자인 일리야 가르저에 대한 "살해 위협"을 했다면서, 피라의 트위터 계정을 캡쳐한 다음과 같은 사진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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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쳐사진) 피라의 멘션 내용 번역 --- "아니지. 군대와 경찰은 그들을 추적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아마도 나 같은 태국 사람들과 가까이 있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같은 사람들은 여전히 국왕께 충성한다. 내가 만일 이런 후레자식(MF: motherfucker)을 거리에서 만난다면, 중경막동맥(middle meningeal artery)을 팔꿈치로 가격하여 경막외혈종(epidural hematoma)으로 죽도록 해놓고 갈 것이라고 다짐한다." |
이후 마샬은 트위터 상에서 피라에게 메세지를 보내 이 멘션에 관한 해명을 요청했는데, 이후 피라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폐쇄했다.
- 이후 이 소식은 UCLA 대학 학부의 학보인 <데일리 브루인>(Daily Bruin)에도 보도됐다. 이 보도에 따르면, 피라는 '쭐라롱곤 대학' 출신이며 약학부 소속이라고 한다. 하지만 약학부의 공식 입장은 "살해위협은 비난받을 일이지만, 약학부는 그 문제로 직원을 징계할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UCLA 소속 법학교수 한명은, 피라가 과거에 가르저와 아는 사이가 아니고 내용에도 모순이 많아서 "진정한 살해위협으로 보기 힘들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개인의 권리를 중시하는 미국에서 피라가 크게 망신을 당한 것은 분명해보인다.
(참고: http://dailybruin.com/2014/08/20/ucla-microbiologist-allegedly-makes-death-threat-on-the-crimson-web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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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 내용 무척 중요한 내용인데요..
의외로 구독률이 낮군요..
끔찍하군요....그래도 장학금을 학생들에게 풍부히 준다면 일단 돈은 받고 저항할까 싶기도 ㅡㅡ;;
아, 마이클 허츠펠드..인류학과 교수 3년전에 서강대에 초청돼서 별 시덥지도 않은 연구를 해서 왠 헛짓거리를 연구랍시고 해서 헛소리하나 싶었던 기억이 나요..그때 '추윗'이라는 그 더티머니로 부자된 정치인의 콧수염..뭐 gang...그런 이미지메이킹 전략에 대해 발표했었어요..
ㅎㅎㅎ
역시 그런 일이 있었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