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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당신을] 12
S#1. 황여사집 전경, 새벽
S#2. 황여사의 방, 새벽
선화, 황 옆에 웅크리고 자다가 부시시 일어난다. 목이 탄다.
S#3. 황여사 부엌, 새벽
선화, 들어와 물을 벌컥벌컥 마신다. 이층쪽을 본다.
S#4. 형준의 방, 새벽
선화, 문을 빼꼼이 열고 들어오는데
형준, 안자고 앉아있다.
선화, 흠짓 놀래다가 흥, 하는 얼굴로 들어온다.
선화 : (침대에 누우며) 아 역시 내방이 좋아
형준 : (웃옷 들고 나가며) 따라 와. (나간다)
선화 : (당황스럽지만.. 당당하게 쫓아간다)
S#5. 동네 공터, 새벽
형준과 선화, 온다.
형준 : 자, 할말 있으면 해 봐.
선화 : (본다)
형준 : (담배 불 붙이며) 해 보라구. 뭐가 억울하다는거야?
선화 : (본다)
형준 : 겨우 이럴려고 그렇게 결혼 하자고 했어, 겨우 이런 문제나 만들어서 나 골탕 먹이고 우리 엄마 형수 형 다 놀래키려구?
(보지않고) 영재 때문이지? 영재가 널 좋아하니까, 나한테 거짓말 하고 간거지?
선화 : (긍정의) 선생님은 몰라요
형준 : (화가 나서) 내가 뭘 몰라?
선화 : 선생님은 항상 사랑을 받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누군가를 좋아해서 괴로운 사람의 심정을 잘 모른다구요.
형준 : (어이없는) 뭐야?
선화 : 그렇잖아요. 항상 사랑을 받는 입장이었지, 언제 누구 때문에 너무 괴로운적 있으세요?
전 영재 마음 알아요. 걔가 절 좋아해서가 아니라, 정말 이해가 되고 도와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도와줄게 너무 없어요.
기껏 생일에 가서 '나는 행복하니까 너도 행복했으면 좋겠단 소리 밖엔...' (눈물 닦는다)
형준 : ... (본다)
선화 : 저는 선생님한테 결혼 하자고 조를수나 있었지만, 걘 그럴수도 없잖아요. 내가... 내가 결혼을 이미 했으니까.
형준 : 대단히 아쉽겠구나.
선화 : (노엽게 보다가) 그런 얘기 아닌거 아시잖아요? 아무리 영재가 불쌍하고 그 마음이 안타까워두..
그래두 나.. 나한테선 선생님이 더 소중한 걸요. 그래서 선생님이 몰랐으면 하고 바랬던 거라구요.
형준 : 정상참작 치고는 너무 황당하다. 넌 정말 괴변의 선수야.
선화 : 피이.. 그런데 왜 이렇게 일찍 온거예요? 늦게 오셨으면 아무일도 없었을텐데.. (흘긴다)
형준 : 뭐야... (꽁)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냐? 그땐 정말 화낼거다. 아무리 싸워두 각방쓰기 없다고 얘기한게 누구야?
선화 : (학생처럼 손 들며)저요.
형준 : 어유 어유. (기막혀 웃는다)
선화 : 헤헤. (형준의 손의 담배 뺏어 끄며) 그렇다면 무슨 남편이 마누라 야단치는게 그래요,
난 내가 다시 학교로 간줄 알았어. 한번만 더 그렇게 야단치면 알아서 하세요, 나두 다 생각이 있으니까. (앞서 걷는다)
형준 : 어디 가?
선화 : 가서 아침 해야죠
S#6. 은미방
은미 깨우는 옥희
S#7. 2층 거실
옥희 : 아침마다 전쟁이다 전쟁.
S#8. 황여사 부엌, 아침
옥희, 계단에서 내려오다가 부엌에서 나는 소리에 빨리 간다.
선화, 은미 도시락 예쁘게 싸고 있다.
옥희 : (나오다가 본다)
선화 : (얼굴 못 들고.. 일만)
옥희 : 동서.
선화 : (일어나며) 죄송해요. 많이 놀라셨죠?
옥희 : 동서네 집이 우리집보다 자유로왔던건 내가 알겠는데 이러면 정말 곤란해.
어디 어른 모시고 사는 사람이 그런 행동을 할수가 있어,
삼촌 속인거야. 부부문제라고 치자, 어른 앞에서 주정을 한다는건... 난 상상할 수도 없어. 집에서도 그랬어?
선화 : 절 야단 치시는건 좋은데요, 저희집 얘긴 하지 마세요.
옥희 : 뭐야 ?
선화 : 저희집이 그런게 아니라, 제가 그런 사람이라고 야단을 치시면 받아들이겠다구요.
은상, 나오다가 듣는다.
옥희 : 동서, 뭘 잘했다고 되레 말대답을 해?
선화 : 형님 전.. (하는데 목이 메어)
옥희 : ...
은상 : 여보, 당신 잠깐 나 좀 보지.
S#9. 은상의 방, 아침
은상 : 당신 아침부터 왜 그래 ?
옥희 : 뭘 왜 그래, 시댁이라고 어려운게 없잖아. 여기가 자기 집이야 ? 우리 은미보다 더 자기 맘대로면 어떻하냐구?
은상 : 형준이가 알아서 하겠지.
옥희 : 알아서 하긴.. 자기 동생을 그렇게 몰라? 아침부터 둘이 어딜 다녀오는지 생글거며 오드라.
동서 야단 칠 사람 나밖에 없어. 이렇게 다 흐물흐물 굴면 온통 동서 맘대로 하게 돼. 난 그런꼴 못봐.
은상 : 난 연속극처럼 사는거 싫어.
옥희 : (본다) 뭐라구?
은상 : 연속극에 보면 못된 동서들 나오잖아. 난 내마누라 그렇게 인심 사나운거 싫다구.
옥희 : ...
은상 : 내 마누라도 가녀리고 고운 마누라였으면 좋겠어.
옥희, 다가가고
은상, 뒤로 밀려나며
옥희 : (어이없어 웃음 터트린다) 유은상씨, 날 잘 보세요. 내가 어디 가녀리고 하늘거리는 코스모스 같겠우? (확 째리며)
은상 : 어, 어 . 왜 이래 이 사람.
옥희 : 난 내 자식 대학 잘 가고, 위아래 없는 동서 눈물 쫙 빼는 억척 아줌마야, 억척 아줌마!
은상 : ....
옥희 : 시장에서 하루종일 김치 팔게 만들어 놓구 가녀린 마누라 좋아하네. (문 쾅, 나가버린다.)
은상 : 아이, 저놈의 마누라가.
S#10. 황여사 식탁, 아침
모두 식사하는데 선화, 황여사와 은상의 눈치보게 된다.
황 : (E) 눈치 볼거 없다. 어디 남편을 속이고 친구 생일에 놀러 가? 나이가 어려두 분수가 있지. 새애기 너, 다시 봐야겠어.
선화 : 잘못했습니다. 다신 안그래요.
형준 : 아냐, 엄마. 나한테 얘길 했는데 내가 깜빡 했드라구.
은상 : 형준아. (말이 되는 변명을 해)
형준 : 정말이야, 형. 정말이에요 엄마.
황 : 못난놈.... 어째 집안꼴이 갈수록 볼만하게 돌아가? (수저 놓는다.)
형준, 선화 : ....
옥희 : (숭늉 드리며) 그만 드시게요.
황 : 밥맛이 나겠니? (들어가고)
황, 나가고
선화, 얼른 따라간다.
은상 : 형준아, 너 걸핏하면 니 댁 두둔하는데 그거 못써, 제수씨한테도 나쁘고 어머니한테도 더 얹짢으시게만 하는거야.
형준 : 알았어.
은상 : 무조건 넌 끼어들지마. 보기 싫어.
형준 : (풀죽어서) 형수님, 잘 먹었습니다. (이층으로 간다)
옥희 : 네, 올라가세요 도련님. (은상에게) 가녀리고 부드러운 남편을 가지고 싶어, 나두.
은상 : 사람 참... (수저 놓으며) 숭늉 좀 줘.
옥희 : (안방쪽 보며 아무래도 안되겠다.. 얼른 찻잔 꺼내며) 당신이 해. 난 바뻐.
은상 : 뭐가?
옥희 : 아무래도 어머니가 이상해. 내가 시집와서 저러면 불호령이 떨어졌을 양반인데.. 동서한테 너무 봐주시는거 같애.
은상 : 막내잖아.
옥희 : 그래두 그렇지.
S#11. 황여사 방, 아침
선화 : (무릎 꿇고 있다.) 어머니 용서해 주세요.
황 : 너 아침에 니 동서한테 한 소리 들었다면서? 어째 사람이 겉은 똑똑한테 속은 그렇게 텅 비었어?
너 이렇게 흠잡히기 시작하면 앞으로 꼼짝 못해, 니 동서한테.
선화 : (본다)
황 : 내 앞에서도 지 남편 욕할거 있으면 다 하는 앤데.. 이제 어쩔거야?
선화 : (고개 저으며)
황 : 좀 알차게 굴어, 이것아 (말하는데)
옥희 : (O,L 차 들고 오며) 어머니, 입맛 돋구게 다른 것 좀 만들어 볼까요?
황 : 됐다. 아침 부실하면 점심이 잘 들어가겠지. (차 좀 마신다)
옥희 : (짐짓 앞에 앉으며) 동서두 들어.
선화 : 예.
옥희 : 동서는 어머니가 많이 봐주시는거야. 친구분 손녀라 그러세요?
황 : 응?
옥희 : 제가 이랬으면... 어유, 저 시집와서 어머니한테 혼난거 생각하면 지금두 떨려요.
황 : 너도 늦둥이 낳아서 장가 보내 봐라.
옥희 : 그런가.. 그래두 샘나요.
황 : 안그래두 지금 야단치고 있었어. (흘기며) 별 시집살이 다 시켜.
옥희 : (샐쭉) 그럼 저 먼저 시장에 나가요. (일어난다)
옥희, 나가고 나면
황 : 그래. 나도 곧 쫓아 나가마.
선화 : 다녀오세요. (인사)
황 : 거 봐라, 나더러 편애한다고 한소리 하지.
선화 : (좀 웃는다)
황 : 너 내가 옛날 같으면 벌써 쫓아냈다. 니 할머니가 왜 나한테 너 못준다고 그렇게 펄펄 뛰었는데...
내가 며느리한테 하는거 봤으니까 그런거야. (어유 하며 보다가) 얼른 나가 설거지라도 해.
너 여기 오래 있으면 눈치 보여.
옥희 : (E) 동서, 동서
선화 : 네, 나가요 형님.
황 : 어유 어유...
S#12. 황여사 현관, 저녁
옥희, 지갑들고 나가려고 슬리퍼 신으려다 신장을 연다.
옥희 : 동서.
선화 : (오며) 네.
옥희 : 신장 정리했어?
선화 : 예. 너무 정신이 없어서요. 형님 신발 이칸에 있어요. (연다)
옥희 : (보다가) 주황색 단화 어딨어?
선화 : 주황... 아 그거 버렸는데. 너무 낡았잖아요. 대신요, 이거 신으세요. (이미 현자에게서 가지고 온 신 준다)
옥희 : 이건 또 뭐야?
선화 : 그 그냥... 형님 발 문수하고 맞길래...
옥희 : 산거야?
선화 : ... (망설이다가) 네.
옥희 : 정말 산거야? 나 때문에 ?
선화 : (에라 모르겠다) 네.
옥희 : (보다가 어이없어 웃는다) 도대체 난 동서 감각을 맞출수가 없어. (하며 신는다)
선화 : (옥희가 웃으니까 마음 놓으며 웃는다)
옥희 : 마음은 고마운데 앞으론 이러지마. 버리는것도, 뭘 사오는 것도... 나 이러는거 부담스럽고 싫어.
선화 : (다시 얼굴 굳으며) 예.
S#13. 이층 거실, 아침
형준, 출근준비하고 앉아 있다.
선화 : (오며) 왜 이러고 계세요?
형준 : 많이 혼났어? 엄마 무섭지?
선화 : 그거 걱정되서 기다리신거에요?
형준 : (밉지않게 흘기며) 장가를 간건기.. 내가 애 아버지가 된건지..도대체 너 때문에 걱정이 되서 못살겠다.
선화 : 어머니는 봐주시는데 형님이 너무 무서워요.
형준 : 형수님 참 좋으셨는데 외 그러지.. ? (하다가) 오늘 수업 많어, 점심때 학교 근처로 올래?
선화 : (끄덕) 봐서요. 전화 드릴게요.
형준 : 으유 (선화 뺨을 한번 집고 나간다)
선화, 허리에 손 올리며 나가려는데
E : 핸드폰 벨
선화 : 네.
민섭 : (E) 학교 언제 가니, 아빠 지금 나가는데 태워다 줄까?
선화 : 아니.. 나 오늘 학교 대리출석 시키려구,
민섭 : (E) 왜 아퍼?
선화 : 그런건 아니고, 집에 일이 좀 많아서.
민섭 : (E) 무슨 일이 많길래 학교도 못 가고 살림을 해?
선화 : 하여간 아빠 그럴일이 좀 있어. 대출 시킬려고 하니까 아빠 혼자 가세요. 끊어요. (끊고 나간다)
S#14. 민섭 마당, 아침
민섭, 현자 출근하며
현자 : 집에 무슨 일이 있길래, 학교두 못가?
민섭 : 글쎄... 당신이 나중에 좀 알아 봐. 장모님 통해서 알아 봐두 돼구.. 선화 혼자 살림을 하는 집도 아닌데 좀 이상하네.
현자 : 그 맏동서가 좀 성질 있게 생겼드라.
민섭 : 넘겨 집지 말구.
현자 : 여보 우리 그 형님 부부하고 식사나 한번 합시다. 따루.
민섭 : 따루?
현자 : 선화가 학교 다니면서 가장 불편할 사람은 그 형님이잖아. 우리가 너무 인사가 없었어. 우리만 생각만 하구.
민섭 : 그럴까.. 형님하고 술 한잔 한지도 오래됐는데...?
현자 : 그래도 너무 거하면 부담 되니까 간단하게 만나자. 그게 도리야, 선화 때문에 중간에서 젤 힘드실거라구.
민섭 : (끄덕) 좋아
S#15. 황여사 부엌, 아침
선화, 오면 가득한 설거지..장갑 끼고 설거지 시작한다.
S#16. 명국의 거실, 오전
명국과 황, 윤, 케익과 차를 마신다.
명국 : (케익주며) 영재 생일 케익이야. 우린 떡이 더 좋지만, 그래두 있는거니까 먹어 둬.
황 : 우리 새애기두 생일에 왔었다며? 그거 때문에 난리가 났었어.
윤 : 난리라니?
황 : 아 거짓말을 하고 여기 왔나 봐. 지 남편하고 갈데가 있었거든.
윤 : 그래서?
황 : 내가 새애기 감싸 주느라 혼났어. 큰애가 도끼눈을 뜨고 보는데...
윤 : 아유 저걸 어째.
황 : 어유 선화 때문에 보통 시집살이를 하는게 아니야.
명국 : 오늘은 여기까지! 소득도 없는 자식 얘기.. 그렇게 짝사랑을 하고도 아직도 할 얘기가 있어? 참 끈질긴 할망구들이네.
시집 장가 보냈으면 잊어버려. 우리 얘기 하자구 우리 얘기. 늙기도 바쁜데 맨 자식 얘기는.. (흘긴다)
황 : (웃고) 우리 얘기 뭐.. 우리 얘기가 자식 얘기지.
명국 : 이 불쌍한 남자를 누구 구제할 것인가 뭐 그런 건설적인 얘기나 좀 해.
윤 : 구제를 하다니.. ?
명국 : (표정)
황 : (보다가 치며) 장가가고 싶어?
명국 : 하하 장가가고 싶어. 장가좀 보내주라.
윤 : 무슨 소린가 했네.. (흘기며) 재혼 얘기 나올 때 마다 기절했다면서 무슨 재혼.
명국 : 그건 어디서 들은 정보?
윤 : 정보씩이나.. 영재가 그러더구만.
명국 : 그러니까 내 얘길 우리 영재한테 은근히 떠 봤단 말씀?
윤 : 아니 그건 아니고..
황 : 왜 얼굴은 빨개지고 그래.
황과 명국, 윤을 놀리고
윤, 얼굴 빨개진다.
윤 : 증말 못 됐어. 왜들 이래? 그야말로 늙기도 바쁘다면서.
윤, 흘기고 명국과 황, 놀리며 본다.
황 : 또 빨개진다, 또
윤 : ...
S#17. 황여사집 마당, 오전
선화, 마당을 쓸고 도리에 물 담아 화분에 물을 준다..
하늘을 보며 한숨.
S#18. 시장, 오전
옥희 : 겆절이 좋아 하시면 바로 냉장고에 넣으세요. 물론 지금 먹으면 두말이 필요없구.. (웃고 돈 받으며) 안녕히 가세요.
옥희 인사하며 손님 배웅하는데
선화, 도시락 싸 가지고 온다.
옥희 : (썰렁하게) 왠일이야? 학교 안갔어?
선화 : 예 오늘 좀 괜찮아요. 저 이거.. (주며) 아침에도 통 식사를 못 하셨잖아요. 솜씨는 없지만 책 보고 조금 만들어 봤어요.
드세요.
옥희 : 고마워. (받아 옆에 대충 놓는다)
선화 : 그럼 저 들어갈게요. (사람들에게 인사하고 간다)
옥희, 아무데나 앉으며 한숨...좀 심란하다.. 선화가 싸온 도식락을 본다.
S#19. 선화 장본다 (럭키슈퍼)
S#20. 골목, 낮
선화, 터덜터덜 걸어오는데
영재, 오다가 본다.
영재 : 선화야. (다가오며) 너 오늘 수업 없었어?
선화 : 응, 한시간, 덕순이한테 대출 시켰어.
영재 : 어제 우리집에 와서 선생님 한테 혼났니? 부부동반 안가서?
선화 : 얘는 우리 선생님이 그런 분인줄 아냐.. 얼마나 이해심이 많으신데.
영재 : 와줘서 고마웠어.
선화 : 그래 고마운줄 알아야 해. 그리고 한의원에 있을 때, 너 나한테 뭐라고 했니?
이세상 사람들 실연당해도 다 잘 산다고 안했어? 실연당한다고 죽는거 아니라구.. 치 말만 잘해.
영재 : 그래 (웃으며) 내가 그런 말 했다..
둘이 걸어간다.
황여사, 한의원에서 나와 시장쪽으로 가다가 본다.
영재와 선화의 모습이 다정해 보인다.
황.. 본다.
황 : (걸으며 혼자소리) 쟤가 어제도 영재 생일로 그 난리를 쳤다면서...
S#21. 황여사 부엌, 저녁
현관에서 들어오는 옥희.
옥희 : 무슨 냄새야? 동서, 이게 다 뭐야? (부엌보면 튀김 하느라 어질러져서)
선화 : 오셨어요. 식구들이 입맛이 없어 하는 것 같아서 튀김 좀 만들고 있어요. 은미도 고3이구. 고3땐, 고열량이 필요해요.
옥희 : 그래.. (하다가 냉장고 본다) 이건 뭐야?
냉장고에 붙어 있는 음식물 도표
선화 : 아 그거요 냉장고에 뭐가 있는지 그렇게 적어 놓으면 꺼낼때 마다 열어보지 않아도 되니까 좋잖아요?
(냉장고로 가며) 오이 5개 사다 놨으면 하나 쓸 때 마다 여기 표시를 하세요. 그러면 오이가 있나.. 찾기 위해
냉장고 열 필요두 없고 전기 낭비도 없어요.
옥희 : ... 부지런하네.
선화 : 냉장고 구석에 마른 오이랑 파 썩은게 잔뜩 있드라구요.
(다시 싱크대로 가며) 아무래도 바쁘시니까 적어 두면 좋을거 같애요.
옥희 : 마른거 아냐, 그래두 다 쓰게 돼.
선화 : 신선한거 먹어요.
옥희 : (좀 보는 시선.. 말대답 너무 하네...)
선화 : (모른채 웃고) 맛 좀 보세요. (입에 주며) 바삭하죠?
옥희 : (먹어보며 끄덕)
선화 : 튀김할 대 탄산수로 반죽하면 바삭거린대요.
옥희 : ...
은미 : (오며) 다녀왔습니다.
옥희 : 일찍온다.
은미 : 오늘만. (도시락 통 꺼내며) 참 작은 엄마. 도시락 감사했어요. 애들이 내 반찬 횡재 했다구 난리야.
선화 : 그래?
은미 : 근데 유치하게 완두콩으로 하트를 넣는데 어딨어요? 삼촌한테나 그렇게 하시지...
선화 : (표정)
은미 : (하면서도 웃는다) 그래두 기분은 좋았어요. 엄만 맨날 그게 그거인 도시락 이었거든요. (가며) 자주 부탁해요.
선화 : 오케이, 씻고 와.
은미 : 네.
형준 : (오며) 다녀왔습니다. 튀김한거야?
선화 : 응. 먹어봐
선화, 형준입에 튀김 넣어 주고 둘이 히히덕 거린다.
옥희 : (머쓱한데)
은상 : (오며) 냄새 좋다. 야 튀김 했구나. (맛 본다) 고소한데. 역시 신세대 주부가 오니까 뭐가 달라도 다르네.
(앉아 먹으며 형준과 웃는다)
옥희 : (방으로 간다)
은상, 옥희 의식한다.
S#22. 은상의 방, 저녁
옥희, 들어와 화장대 앉는다. 뭔가 심란한 얼굴...
은상 : (오며) 왜 그래? 모처럼 집안 분위기 좋은데.
옥희 : 당신 말 그렇게 하는거 아냐. 같은 말을 해두 원.. (다가와 앉으며) 신세대 주부가 오니까 낫다니? ...
그럼 구세대 주부는 사라져 줄까?
은상 : 제수씨가 기특하잖아. 당신한테 잘 보이려고 노력하는데 좀 봐줘라.
옥희 : 체!
은상 : 어머니하고 목욕두 가고 얼마나 노력이 가상해?
옥희 : 어유 그깟 목욕 하나 다녀 온거 가지고 되게 야단이야. 어머니두 그놈의 목욕에 빠지셔서 동선한테 꼼짝을 못하시구.
은상 : 그깟 목욕이라니, 그렇게 쉬우면 당신이 가.
옥희 : (흘긴다) 난 우리 엄마랑두 목욕은 안갔어.
은상 : (보다가) 그럼 나랑 갈까?
옥희 : (기막혀 보다가 웃으며 친다..) 어유, 어유
은상 : 당신은 다른때도 다 이쁘지만 그 웃을때가 가장 이뻐, 함박꼭 같애.
옥희 : 내가 그 웃음에 반해서 결혼 했다고 말 안했지? 얼글고 달래느라 애쓴다 .
몰라 나 지금 동서한테 기분이 나쁠랑 말랑 갈등하고 있어.
은상 : 갈등 할 것도 많다, 어여 훌훌 털고 나와. 같이 저녁 먹자구.
E : 전화벨
은상 : 네. 아 자넨가.. 저녁? 아직 전이지.
E : 그래 그럼. 하하 알았어. 거기서 보자구. (끊고) 선화, 아니 사둔이네. 오랜만에 술이나 한잔하자구.
옥희 : 제발 나가서 딸 교육좀 잘 시키라고 전해 줘. 머리다 띵띵거려서 못 살겠다구.
은상 : 같이 나오라는데, 우리 중간세대끼리 회포나 풀자구,
S#23. 황여사 식탁, 저녁
식사하고 있다.
선화 : 그래요?
황 : 니맘은 알지만 여럿이 사는 집에선 조심을 해야 한다. 막말로 안방에 재떨이 하나를 건너방으로 옮겨도 니맘대로 하지마.
선화 : 네.
황 : 그게 어른 모시고 사는 어려움이란거야.,
형준 : 그건 너무 비합리적이다. 지금이 뭐 조선시댄가...
황 : (형준 흘기고) 그래두 그건게 아니라. 냉장고 표 붙일땐 이왕이면 만들어 뒀다가 같이 붙여. 그럼 되잖아.
선화 : 네.
S#24. 한식집, 밤
은상 옥희, 걸어가며
옥희 : (엽차 마시며) 나 도로 갈가봐, 동서하고 그러고 나와서 동서 부모하고 식사를 한다는게 말이 돼?
은상 : 그러니까 더욱 마음의 앙금을 풀어어. 웃은 얼굴로 식사하고 나면 좋아질거야.
옥희 : 정말 내가 이 나이에 이게 무슨 꼴이람. 도대체 동생을 둘려면 제대로 두던지.. 이건 너무 차이가 나잖아.
이럴러면 아예 외아들이던가.
은상 : 그게 내 맘대로 돼?
옥희 : 어머니 원망이 절로 나와. 왠 늦둥이. 늦둥이 동서랑 사는 사람 있으며 내가 도시락 싸들고 말린다.
은상 : 그래 그래.. 알았어.
들어서면 현자와 민섭, 기다리고 있다.
S#25. 황여사 거실, 밤
황, TV 연속극 보고 선화, 곁에서 다림질 한다.
황 : 공부는 잘 하고 있냐?
선화 : 예
황 : 힘들어두 니가 참어, 곧 익숙해 질거다.
선화 : 네, 어머니.
황 : 참 너 그 한의원 손주랑 친하냐?
선화 : 영재요? 글쎄... 그냥 그런 친구에요.
황 : 내 노파심에 하는 말인데 행동거지 조심해라. 니가 우리집 며느린거 다 아는데 동네에서 함께 다니는거 남들이 보면
뭐라고 하겠니? 그게 결혼 한 여자의 불편함이야. 알았어?
선화 : 예.
황 : 차라리 집으로 오라고 해. 같은 학교 다니니까 서로 왕래하는 거 나는 이해하지만, 남이 보면 좀 그래.
난 니가 남의 입질에 오르 내리는거 싫다.
선화 : 예.
S#26. 형준의 방, 밤
형준, 컴퓨터 치는데 메일 들어온다.
클릭하는 형준.
형준, 좀 긴장하며 보다.
영재 : (E) 나 영재야.
S#27. 영재의 방, 밤
영재 : (컴퓨터 치며) 오늘 학교 수업도 빠지고 동네에서 만난 니 모습이 왠지 가슴에 남는다.
두가지 다 잘하긴 힘들겠지만, 또 니가 선택한 일이라 넌 아무렇지 않겠지만, 널 사랑하는 나로선 가슴이 아퍼.
S#28. 형준의 방, 밤
형준, 계속 읽어 내린다.
영재 : (E) 내가 아는 넌 항상 밝고 씩씩했는데...
말로만 행복하다고 하지 말구, 얼굴에서도 너의 행복을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선화 : (오며) 내려 와서 과일 먹으래요.
형준 : 영재한테 메일 왔어.
선화 : 그래요? (컴퓨터 본다)
형준 : 나한테 온건줄 알고 내가 열었어.
형준, 책상에서 비켜주고 선화, 앉는다.
형준 : 너 오늘 수업 빠진거야?
선화 : 교양국어 한시간이었어요. 덕순이한테 대출 시켰죠 뭐. 힘들기두 하구. 좀 쉬려구. 왜요?
형준 : 다음에 그러지마. 학교 갔으면 성실하게 다녀야지. (나간다)
선화, 읽는다.
S#29. 한식집 방, 밤
옥희 : (먹다가) 예? 수업을 빠졌어요?
현자 : 한시간짜리라서 대출 시켰대요. 대학생들 그런거 많찮아요. 그거 때문에 드리는 말씀은 아니구요.
생각해 보니까 우리 선화가 학교 다니는게 형님덕이잖아요. 감사해서 식사나 하자고 제가 이이를 부추겼어요.
은상 : 뭐 우리 덕일거 까지야...
민섭 : 이 사람이 형수님한테 감사해야 한다구.. 제가 생각해도 그렇습니다.
옥희 : (몸둘바를 모르겠다.) 수업을 빠지면 나한테 말이나 하지, 전 몰랐어요. 그저 오늘 수업 없다고 하면 그런줄 알죠.
빠지는 줄 알았으면 제가 보내는건데...
현자 : 여러 가지로 신세가 많아요. 졸업하고 결혼을 했으면 좋았을 걸... 꼭 고집을 부려선.
민섭 : 하나마나 한 얘기 뭐하러 해.
현자 : 그랬으면 형수님도 덜 힘드실거 아냐.
옥희 : ...
은상 : 자 한잔 하자구.
민섭 : 예. (잔 내민다)
현자 : 저 잠깐만. (일어나 나가다가 댓돌의 신발을 본다)
윤 : (E) 니 신발도 가져갔어. 나중에 보자. 그거 누가 신고 나오는지.
현자, 기막혀 보고 있다.
옥희 : 왜 그러세요? (하며 신발본다)
현자 : 아네요. 제 신발하고 똑같은 거라 순간 내 신이 어떤건가 착각을 했어요. (자기 신 신고 화장실 간다)
옥희, 좀 갸웃한다.
S#30. 민섭 방 안
현자, 화장지우는데 아까 봤던 신이 생각난다.
민섭 : (씻고 들어온다)
현자 : 여보 (다가 앉으며) 솔직하게 말 해 봐.
민섭 : (물러서며) 뭘
현자 : 나두 그랬어? 나두 당신하고 연애할 때 지금 선화처럼 정신 없었어?
민섭 :응. 난 선화가 당신 닮아 지 남편이라면 정신 못차린다고 생각하는데.
현자 : (치며) 농담하지 말구. 나 심각해. 이제 선화오면 우리 방문도 잠그고 아무것도 보여주지 말어.
민섭 : 어떻게 그러냐?
현자 : 농담아냐.. 나 아까 그 신발을 딱 보는데 얘가 내딸 맞나 싶었어. 너무 충격을 먹었다구.
민섭 : 아직도 충격을 먹을 마음이 있어? 난 하도 충격을 먹어서 이젠 감각두 없다. (이불 깔고)
현자, 크리넥스로 얼굴 닦는다.
S#31. 황여사 현관, 밤
선화, 마중하고 은상과 옥희 들어온다.
선화 : 다녀오셨어요?
은상 : 예 (들어가고)
옥희 : (신 벗다가) 동서.
선화 : 예?
옥희 : 이 신 정말 산거야?
선화 : ...(끄덕)
옥희 : 그래 고마워, 잘 신을게.
S#32. 황여사의 방, 밤
옥희 : (오며) 다녀왔어요.
황 : 그래 식사 잘 했니?
옥희 : 그렇죠 뭐. 동서 학교가고 그러니까 저한테 미안하다구요.
황 : 거봐라 부모 심정 다 똑같지. 잘 봐줘.
옥희 : 저두 잘 봐주고 싶어요. 근데 어머니. (하다가) 아네요. 저도 생각을 좀 해 봐야겠어요.
어디서부터 뭘 문제 삼아야 할지 정리가 안돼요. 주무세요.
황 : 너도 잘 자라.
S#33. 황여사 부엌, 밤
옥희 들어와 불을 켠다.
물 마시려고 하면 치워봤자 엉망인 부엌..
옥희, 가스렌지를 손으로 닦아본다. 기름이 미끌거린다.
옥희, 고무장갑 낀다.
은미 : (오며) 엄마 왔네. (쥬스 따르며) 뭐하세요?
옥희 : 말 시키지 말고 쥬스 마셨으면 올라가.
은미 : 튀김해서 이렇게 됐구나. 작은 엄만 괜히 도와주지도 못하면서 일만 만들어.
옥희 : 너나 시집가서 잘 살어. (트리오 따라서 닦는다) 내 팔자에 뭘 바래..
그저 이쁘게 보자 이쁘게 보자 염불을 외운다. 외워.
은미 : 도와드리고 싶지만 고3이나까 들어 갈게요.,
옥희 : 알았어, 말은 잘해.
은미, 가고
옥희, 닦다가 한숨쉰다.
S#34. 거리, 오후
현자, 퇴근하는데 여대생 발랄한 차림으로 간다.
문득 선화 생각에 여대생들은 본다.
S#35. 황여사집 골목, 오후
현자, 천천히 오며 대문앞에 와서 벨 누르기 전에 담 너머 들여다 본다.
선화 : (오다가) 엄마
현자 : 아이 깜짝이야.
선화 : (열쇠로 대문 열고 들어가며) 왜 그러고 계세요?
현자 : (따라오며) 아무도 안계시니?
S#36. 황여사 거실, 오후
현자, 앉아있고
선화, 커피 타 온다.
현자 : (둘러본다)
선화 : 엄마 무슨 자세가 그래?
현자 : 어른 오실까봐 불안해서 그렇지. 말도 안하고 불쑥 왔으니까. (하다가 노려본다) 너 자꾸 이럴거야, 정말?
선화 : 내가 뭐?
현자 : 이것아 신랑 넥타이 날라, 할머니 부려 먹어. 것두 모자라서 내 신발까지 가져다 니 시댁시구 줘야 해? 그러고 싶어?
내가 생각할수록 괘씸해서 왔다.
선화 : ... 그래 봤자 생색두 안나. 이젠 시켜두 안할거야. 하나두 안 알아주는데 뭐.
현자 : 아주 괘씸해 죽겠어. 기집애. (흘긴다)
선화 : (손가락 꼬며) 죄송해요.
현자 : (일어나 들러 보다가 냉장고 보며) 이 표는 니가 만들었어?
선화 : 응. 그거 때문에 한소리 들었어.
현자 : 이게 왜.. 오이 3개 호박 1개.. (웃고) 잘 했구만
선화 : 말 안하고 했다구.
현자 : (보다가) 그러길래 누가 시집 오래. 예쁘게 하고 대학에 다니면 오죽 좋아? (흘기고 가방 들며) 저녁이나 해, 빨리
선화 : .... (쿠션 끌어 안으며) 엄마가 해주라. 하기 싫어. 아무것도 하기 싫어졌어. 해 봐야 아무것도 안 알아주는데 뭐.
현자 : 누가 알아 달라고 살림해? (하고 보다가 시계 본다) 보통 몇시에 오시니?
선화 : 아직 시간 있어.
현자 : 밥만 하면 되는거야? 쌀은 어딨어?
선화 : (웃으며) 거기 아래.
현자 : (씽크대 열다가) 아유 왠만하면 정리 좀 해라. 이게 뭐냐?
선화 : 거거까지 정리햇다가 쫓겨나가게? 신장 정리 했다가 얼마나 혼이 났는데 (아차)
현자 : 정말이야? 이 집안 사람들 이상한 사람들이네. 아 신발장 정리도 못하게 할거면 왜 데리고 산다니? 분가 시키지
(쌀 벅벅 씻으며) 잘봐달라고 밥까지 샀더니 신장정리 했다구 애를 잡어. 어유 시집 한번 끝내주게 왔다.
선화 : 아냐 아냐, 엄마 가세요. 내가 할게. 그게 낫겠어.
옥희 : (튀김 사들고 온다) 동서 벌써 왔네. (하다가) 어머.
현자 : 안녕하게요. (얼른 장겁 벗고) 니가 해라.
선화 : 예.
현자 : 그럼.. 저... 안녕히 계세요 (얼른 나간다)
S#37. 황여사 마당, 오후
현자, 황급히 나오고
선화, 따라 나온다.
선화 : 엄마, 전화 드릴게요.
현자 : 이를 어째? (눈을 부라린다)
선화 : (울먹) 나도 모르겠어. 엄마 가지 마. 나만 두고 가면 어떻게, 형님한테 뭐라고 해?
현자 : 어유 어유... (간다)
선화, 겁에 질려 들어간다.
S#38. 황여사 거실, 오후
옥희 : 동서.. 정말 대책없네. 난 그대두 자기 의지로 결혼까지 했으니까 요새 젊은 애들하곤 좀 다르게,
생각이 깊은줄 알았는데 어떻게 이럴수가 있어? 어떻게 어머니 모셔다가 저녁을 하시게 해? 우리집이 뭐가 되냐구우?
선화 : 그게 아니구요, 잠깐 들르셨다가...
옥희 : 나한테 준 신발 어머니꺼지?
선화 : (본다)
옥희 : (의자에 앉으며 이마 집는다) 동서랑 이러는거 나도 너무 괴로워. 나이 어린 동서 하나 데리고 있지 못하나..
내가 이 나이에 뭔가... 정말 나두 괴롭다구.
선화 : 형니임..
옥희 : 얘기나 좀 하려고 일찍 왔더니.. 이게 뭐야? 어머니 아시면 또 얼마나 역정을 내시겠냐구, 왜 그렇게 생각이 없어?
(가슴 팡팡친다)
선화 : 죄송해요.
S#39. 거리, 오후
현자, 걸르며 화두 나고 불안하고..
뒤를 자꾸 돌아보게 된다.
S#40. 윤여사 식탁, 저녁
윤 : 뭐야?
현자 : 엄마 황여사님께 전화 좀 드릴래요. 죄송하게 됐다구. 내가 그냥 선화 좀 도와준다는게 그렇게 된거니까
다른 생각하시지 말라구요.
윤 : 넌 어떻게 딸 시집에 가서 그런.. 쯔쯔
현자 : 기집애가 얼굴은 꺼칠해 가지고.. 지딴에 잘 한다고 신발장 정리 하나 했다가 호되게 혼이 났나 보더라구요,
어른 허락 없이 살림에 손댔다구. 그 소릴 듣는데 어찌나 화가 나든지.
윤 : 그건 또 무슨 소리냐? 그깟 신발장 정리 했다구 애를 잡어?
현자 : 잡은게 아니라.. 그렇지 뭐, 어린게 어른 하시는 살림에 주제없이 나선거지. 혼내고 왔어요. 나두.
윤 : 그걸 왜 혼내. 잘했구만. 더러우면 정리를 해야지. 정리하는데 나이순서 있냐?
원.. 김서방은 뭐하는거냐, 그 정도두 중간에서 해결을 못하구. (전화로 간다)
현자 : (따라가며) 엄마 엄마 부드럽게, 부드럽게 얘기 하세요. 네?
윤 : 얘가 왜 이렇게 설설기어. 딸 가진 죄인이란거야 뭐야. 난 그런거 몰라, 딸 가진게 왜 죄인이야. 할말은 해야지.
아들은 스무달 품고 있다가 낳니, 아들두 딸두 똑같이 열달 배속에 있고, 똑같이 배아퍼 낳았어. (전화건다)
S#41. 황여사 식탁, 밤
옥희와 선화, 좀 좋아진 분위기로 상차림하며
옥희 : 오늘일은 어머니껜 비밀로해. 알아서 좋으실거 하나도 없으니까.
선화 : 예.
황 : (오며) 나 물 좀 주라.
선화 : 예. (드리며) 근데요 어머니, (옥희랑 풀려서 다시 방방뜨며) 식사전에 물 많이 드시는거 별루에요.
우리 위에서 소화 하는 액이 희석이 되서 안좋대요. 그러니까 입만 축이세요. 아셨죠?
황 : (본다)
옥희 : 동서.. (말하려다가 황 보며 웃는다)
황 : 그래 웃자. 선상님 부부를 우리가 모시고 사는 거니까.
선화 : (좋은거 말했는데 왜 또 분위기 이러나 싶은)
E : 전화벨
황 : (물컵 놓고 가며) 내가 받을테니까 하던거 해라.
선화 : (물컵 치우며) 제가 잘못한거에요? 그런말도 하면 안돼요?
옥희 : 안되는게 아니라.. 아유 모르겠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선화 : 이래서 공자가 죽어야 돼요.
옥희 : 누가 죽어?
선화 : 공자요. 이런 복잡한 예절 순전히 공자가 만든거잖아요. 공자 죽은지가 언젠데
우리나라 여자들은 아직도 공자가 만든 예의 범절에 묶여서 꼼짝도 못해요. 저희 고2때 자유토론이 있었거든요.
그때 공자타도가 주제였는데 너무 재밌었어요.
황 : (E) 무슨 말이야? 누가 와서 저녁을 지어?
옥희와 선화, 내려다본다.
이크하는 얼굴.
S#42. 황여사 거실, 밤
황 : 선화 에미가? (부엌쪽 보며) 알았어. 아냐.. 나두 알았지. 집에 오니까 큰애가 얘기 하드라구.
미안하긴 우리가 되레 면목없게 됐는데 뭐.
옥희와 선화, 나와 선다.
벌서듯이..
황 : 그래, 알았어. 누구? (장난하듯) 자기 손주 사위는 모르구, 내 아들은 알어. 우리 잘생긴 아들 보내줄까?
윤 : 글쎄 자기 아들은 나 몰라. 내 손주 사위나 보내.
황 : 알았어. 자기 손주 사위 퇴근하면 보내줄게. (끊고 본다)
옥희 : 저기 어머니.
황 : (선화보며) 너희 어머니 오셔서 저녁 지었냐?
옥희 : 그게요 어머니, 동서가 저녁때 좀 아팠나 봐요. 제가 오니까 쌀 씻고 계시길래,
황 : (O.L) 잘 헌다. 잘하는 짓이야. 시에미 모르게 사둔 오라고 해서 저녁 짓게 하는거 너 어디서 배웠냐?
선화 : 잘못했어요. 어머니.
황 : 너두 그래, 그런 일이 있으면 당장 나한테 얘길 해야지. 이게 쉬쉬할 문제야?
옥희 : 죄송해요.
황 : 큰거나 적은 거나.. 어째 이래.
형준 : (오며) 다녀왔습니다. (하다가) 엄마.
황 : 어유 못 마땅해 내 이날 평생 살면서 겪을일 못 겪을일 다 겪어 봤지만, 사둔이 해주는 저녁 먹기는 오늘이 첨이다.
세상에 남 부끄러워라.
형준 : 엄마 무슨 일이세요?
황 : 니 댁한테 물어봐. 똑똑한 척은 혼자 다 하는 애가, 왜 이렇게 물인지 불인지 구분을 못해. (들어간다)
옥희 : (한숨.. 나도 모르겠다.. 부엌으로 가고)
S#43. 형준의 방, 저녁
형준 : 너두 참... 아니 어머니더러 저녁을 해달라는 사람이 어딨어? 하기 싫으면 차라리 하지 말지.
선화 : 그때 형님이 오실지 누가 알았나. 엄마가 쌀만 씻어 주면.. (하다가 엉엉 울며) 자기까지 야단을 치면 난 어떻게?
요샌 여기가도 야단, 저기가도 야단, 내가 동네 북이 된 기분이란 말야. 잘 해드릴려고 하면 이상하게 엉켜 보리고..
미치겠어.
형준 : (우는 앨 더 야단 할 수도 없구... 화난채) 됐어, 그만 울어.
황, 노크와 동시에 문열며 온다.
황 : (보며) 너 저녁 전에 니 처가집 좀 다녀와. (문 쾅)
형준 : 누구 장가 간다면 도시락 싸들고 말린다. 내가.
선화 : 나두
형준 : 뭘 나두냐, 니가 결혼 하자고 졸라서 이렇게 됐잖아. 니가 조르지만 않았어두 난 지금 화려한 싱글이라구.
선화 : 전 화려한 여대생이에요.
형준 : (노려본다)
선화 : (지지않고)
S#44. 동네 언덕, 밤
형준, 걸어온다..집으로 가려다가 담배 한 대 피우는데
선화가 씩씩대며 공터로 가는게 보인다. 따라간다.
선화 : (공터구석에 앉아 엉엉 운다)
형준 : (피식.. 위로 하려고 가는데)
선화 : (갑자기 큰소리로) 김형준, 이 나쁜 자식아, 너랑 살기 되게 힘들다. 힘들어 죽겠다구! (돌멩이 아무데나 던진다.)
선화, 부화가 나서 돌멩이 발로 차고
형준, 그 모습 보며 웃다가 선화에게 다가올 때 스톱.
사랑해당신을12.t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