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패션브랜드의 대표주자 '쌈지'가 마침내 부도났다.
1993년 브랜드가 나온지 18년만이다.
쌈지는 4억4600만원 규모의 약속어음 3매를 막지못해
최종 부도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폐지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쌈지 부도는 관련업계에서는 지난해말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계속 부도설에 시달려온 쌈지는 지난 11월경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 등
쌈지 매장이 있는 백화점 등 유통업체에게 '브랜드 사업을 중단하겠다'는
공문을 보냈고, 이에 이미 매장 전개가 중단된 상태다. 쌈지 직원들도
지난해말 대부분 사퇴해 회사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았던 것.
쌈지는 90년대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국내 토종패션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승승장구해왔다. '쌈지''놈''딸기''아이삭''진리'등 한국적 정서가 담긴
독특한 브랜드와 참신한 디자인 그리고 다양한 문화마케팅으로 인기를 모은 것.
특히, 한국패션기업으로는 최초로 프랑스의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였던
마틴 싯봉을 인수해 큰 화제를 끌기도 했다. 이어 인사동에 독특한 문화공간인
'쌈지길'을 만들었고, 잠실과 파주 헤이리 등에 키즈 테마파크인
'딸기가 좋아'를 운영하는 등 앞서가는 패션비지니스 기업으로 인정받았다.
쌈지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4~5년 전부터다.
글로벌 포문이 열리면서 해외 브랜드가 쏟아져들어오면서
쌈지 브랜드들의 매출이 급격히 꺽기기 시작한 것. 그동안 벌어놓은 것으로
버텨오던 쌈지는 지난 2007년 새로운 돌파구를마련하고자 아이비젼 영화사를
인수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영화사 인수에
엄청난 자금이 들어간데다가 제작 투자한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
창업주였던 천호균 전 쌈지 사장은 회사를 신생에너지사업을 하는 탑헤드비전에게 팔았다.
그러나 이 회사는 돌아오는 어음결제를 하지 못할 정도로
자금 상황이 취약했던 것으로 보인다. 탑헤드비전이 인수한 후 쌈지는
허위 공시 의혹도 받아왔던 것. 정상적으로 제시된 어음을 위.변조된 어음이라고
신고하는 방법으로 최종 부도결정이 내려지기까지 시간을 벌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거래소는 수차례에 걸쳐 쌈지측에 부도 소문에 대해 조회공시를
요구했지만 쌈지측은 그 때마다 "정상적으로 어음을 처리했다"거나
"위.변조어음이 제시돼 신고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대해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쌈지측이 신고후 검찰 조사에도 응하지 않는 등 불성실하게 대응한 것이 사실"이라며
"정황상 허위신고로 보고 당좌거래정지자로 지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쌈지의 대주주인 탑헤드비전은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천호균 전 쌈지 대표도 현재 곤란한 상황이다.
탑헤드비전이 매각대금 일부를 주지 않았을 뿐 아니라 사업을 할때
채무를 대신 변제해주겠다는 계약 내용을 지키고 있지 않아서다.
그는 "탑헤드비전에 업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에서 부도가 났다"면서
"회사를 만든 창업주로서 엄청난 사회적 책임을 느끼고 있으며, 채권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법적인 문제들이 잘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쌈지가 보유하고 있던 '딸기가 좋아'키즈 테마파크(잠실.파주 헤이리 소재)는
천호균 전 대표의 부인인 정금자씨가 운영하는 어린농부에서 운영중이다.
인사동 '쌈지길'도 부도 이전에 다른 회사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미 기자]
첫댓글 토종브랜드로 그동안 선방했었는데...결국 주가도 5원까지 밀렸네요..
잘 나가던 쌈지가 외국 유명브랜드가 밀려 오면서 추락 하였지여..넘 안타까워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