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로 자리잡은 잠 자리는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바람도 막아주고, 소음도 없었으며 샤워장도 가깝고...
3면을 막아 놓은 1칸이 우리 전용면적이다.
6시 전에 시작하여 7시엔 벌써 운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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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yonlands 국립공원
공원내 3곳의 관광지중 가장 넓고 인기 있다는 Island in the Sky로 향했다
아치스공원의 바로 맞은 편에 위치하는데, 마찬가지로 한참 고도를 높인 후
매우 광활하고 조용한 평원위로 시원하게 뚫려있는 상쾌한 포장길을 달려간다.
평지에 우뚝 솟아있으니 사방이 절벽이라 어떤 곳에서도 협곡과 계곡이 잘 보인다.
그랜드 캐니언을 흐르는 콜로라도 강에 그린 강이 쐐기 모양으로 합치며 깍아 만든 고원지대이다.
1) Mesa Arch
마치 저 절벽 아래에서 윗 세상으로 들어오는 관문처럼 성스럽기까지.....
해뜨는 사진을 찍으려는 사진작가들의 단골 장소인가보다..
아치 속으로 보이는 바깥세상이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중간계인듯 매우 생소했다.
어떻게 이런 지형이 생겼는지 괴상망측하다는...
그야말로 이 공원은 지질학자들의 보물창고...
이름대로 Canyon의 lands...
그랜드 캐년의 콜로라도강을 거스르며 최초의 탐험을 하였던 외팔이 장군 Powell에 대한 설명이다.
1869년도에 그들의 여정은 어떠했을까?
그런 모험가들이 있었기에 미국이 오늘날 이렇게 넓은 땅을 차지했는지도..
Green River Overlook
서쪽에 위치한 그린강의 모습과 그 강으로 흐르는 지류들의 모습이 혈관처럼 연결되어 있다
어제의 변화 무쌍한 아치스 공원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이 공원의 에쎈스는 공원 각곳의 비포장길을 4륜구동으로 헤치고 다니며 관광하는,
우리로선 실행하기 힘든 코스가 압권이라는데...
물론 차량(그리고 기사도 포함하던지)은 현지 렌트해서..
두개의 강과 계곡과 고원등을 오르내리며 달리는 차량이 아스라이 보인다.
아마도 일반인들은 상상도 못하는 절경이 펼쳐질 듯한데 사진 작가들이 많이 이용한다고 ..
윗 사진의 도로는, 현재의 진입로가 생기기 전 고원으로 올라오는 단 하나의 찻길이었다네..
그리고 다른 관망대에서 본 동쪽의 콜로라도강..
같은 콜로라도강이 만든 지형이라지만
그랜드 캐년이 평지를 깍아 만든 협곡의 개념이라면
이 곳은 평지에 우뚝 솓아 오른 땅덩어리 같은 느낌 차이가 있었다.
이렇게 코끼리 만지듯 훑어보고..
(사실 이 곳은 상부엔 별로 트레일 길도 없었고,
문외한인 우리가 보기엔 풍경도 대동소이...)
다시 노압시에 들려 앞으로 남은 여행중 마실 와인과 점심거리로 샌드위치등을 사다가
가는 도중의 간이 휴게소(윗 사진)에서 때웠다.
윗 글은 아치가 수평으로 뚫렸다는 뜻인데 길이 어설퍼 찾아가다가 중단..
점점 내려갈수록 황야가 나타나며 모래 바람도 강도를 더해갔다.
이전에는 소리로 분간했는데
지금은 스모그처럼 바람이 눈에 보인다.
흔들리는 차로 몸으로도 공포감이 느껴지고..
나바호족 자치지구인 모뉴멘트 밸리..
결론적으로 날이 좋으면 이렇게 차를 타고 달리며 외곽에서 구경하는 것으로 끝내도 충분했을 곳..
국립공원도 아니고 단지 그랜드 캐년까지의 중간 맛보기 쉼터였다.
4시 반 미리 예약한 캠핑장(Goulding Camp Park)에 도착
무개(無蓋) 관광차 두대 가득한 손님 모두가 기진맥진한채
수건으로 강도처럼 입과 코를 뒤집어 쓰고 초죽음이 되어 나타났다
바람이 너무 강해 매우 심란하구나.
롯지 잡기도 쉽지 않고..
여행은 항상 몇가지 선택을 강요하는데 의논할 상대도 없으니 답답하다
아직 결제는 안 되었다니 그냥 지나치고 도중에 숙소를 구할까, 어쩔까하다가
아까 관리실에서 본 내일은 바람이 잠잠해 진다는 메모를 보고 숙박 결정..했으나
자리만 잡아 놓았지, 텐트는 못 치고 차안에서 노래나 들으며 수도쿠로 시간을 때웠다.
바람은 어떻다 해도 황사 모래가 텐트로 스며 들어와 엉망될테니 ..
전화와 와이파이도 바람때문에 안 된다고..
날씨가 우리를 배려해 준다고 의기양양했던것이 어제였나?
이 노부부는 1시간 넘게 씨름하다가 결국은 포기하고 걷은 텐트를 싣고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차문 열기도 힘들어 차 속에 앉아 남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참견하며 시간을 때우는데
호모인가? 두 녀석이 세워 놓은 텐트의 폴대가 부러져 난감해 하더니
화목만 댕그러니 남겨 놓고 결국 철수... 캠프 화이어는 꿈속에서나..
저 앞에 등장한 텐트 주인들의 표정이 심상치 않은 이유는 텐트속에 황사가 가득했던 것..
결국 텐트를 걷어 세탁소로 보내고 차박(車泊)
늦게 도착한 저 건너편 부부는 전후진 반복하다 차량 엉덩이를 두번이나 돌덩이 부딪치며
범퍼에 나바호족 문양을 새기고 있었고...
새로 텐트 치기는 커녕 오히려 접는 것이 많구나..
점심에 슈퍼 다녀온 것이 다행이라 먹을 것은 충분하니
8시까지 와인과 군것질을 하며 낄낄대며 놀던 우리는
"텐트도 제대로 못 치냐"라는 타박을 마누라에게 받기 전에 아예 캠핑을 포기하고
뒷 좌석에 아내의 침실을 꾸미고 나는 조수석에서 잘 준비를 하였는데 쉽게 잠 들것 같지가 않구나..
기적적으로 9시 넘어 빗발이 약간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바람이 점점 잦아들기 시작했다
내일의 장거리 운전도 부담되어, 편한 잠자리 확보를 위해 과감히 최첨단 작은 텐트 설치에 도전했다
두명이 간신히 들어가는 작은 것이나 값은 큰 것의 두배가 넘는 트레일용이다.
이전에 세콰이어 공원에서 단 한번 설치한 적이 있었는 데
화장실 앞에서 불빛을 이용해 10여분 넘게 조립하다가 결국은 포기했다.
그때까지도 큰 바람이 없는 것 확인하고 다시 큰 텐트 설치를 시작하니
여기 저기 다른 곳에서도 용기를 내어 텐트 핀을 박기 시작한다.
10시 반 완성.
밤중에 간간이 텐트를 때리는 빗소리에 아내가 걱정했다
아가야!!! 이런 건조지역에 비가 오면 얼마나 오겠냐?
그리고 어차피 내일 걷는 코스는 없으니 차라리 길에 먼지 안나고 더욱 좋다고 안심시켰으나
그래도 너무 오면 번거로운 일이 많을텐데...
내일 일 걱정해 봐야 잠만 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