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같은 선물이야/황선미/시공주니어
이 책은 좀 특별한 느낌이 들어서 읽게 되었다.
내가 살고 있는 캐나나에 대해서 쓰여 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목을 접했을 때 판타지 동화일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판타지와는 거리가 먼 기행문도 아니고 창작동화라고 해야 맞을지 좀 애매한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었다.
그래도 내가 살고 있고 내 삶이 온통 속해 있는 캐나다 이야기라 이번 과제로 다뤄 보기로 마음먹었다.
일단 황선미 작가는 내가 좋아하는 작가라서 어렵지 않게 쓸 수있었다. 어려운 작가가 쓴 책들은 어줍잖게 쓰기가 참 곤란할 때가
많은 건 사실이다.
내용을 보자면.
재하동생이 태어나자 할머니는 외할머니가 엄마를 도와주려 집에 와서 함께 살고 있는 할머니가 외할머니가 불편해 하실까봐 자리를 피해 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캐나다에 살고 있는 고모네 집에갔다.
고모한테는 에디라는 재하 또래의 아이가 있다. 갓난아기 때 보고 두 번째 보지만 사실상 처음 보는거나 마찬가지다.
요즈음은 한동네 사는 사촌끼리도 못 만나고 더군다나 해외 있거나 지방 살면 사촌 얼굴도 모르며 자라는 아이들이 참 많다.
옛날에 우리가 자랄 때는 시골 할아버지댁에서 방학이면 사촌들이 다모여 지내곤 했었다. 그래서 사촌끼리는 친형제 자매처럼 지냈다. 하지만 요즈음은 어디 그런가.
재하는 같은 또래의 고모 아들 에디를 만난다는 들뜬 마음으로 캐나다애 오게 된다. 근데 공항에서 처음 만난 사촌 에디!
그 아이는 곱슬머리에 키도 재하보다 훨신 크게 생겼다. 첫인사에서 둘이는 삐걱거리기 시작했다.에디가 먼저 손을 번쩍 들며
"하이 재하!"
하는 바람에 그만 주눅이 들고 만다.
그리고 비행기를 탄다는 들뜸과 캐나다에서 에스키모를 만나지나 않을까하는 기대에 부풀어 비행기를 탓는데 비행기는 엄정 불편 했고 열시간이 넘는 비행시간은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또 크리스마스날이 에디의 생일이라 생일선물로 오르골까지 챙겨왔지만 에디와의 불편한 관계 때문에 그 선물을 풀어서 가지고 놀아 버린다. 고모는 또 크리스마스에 눈이 오지 말아야지 하면서 엄청나게 걱정을 한다. 고모를 처음 공항에 만났을 때 고모한테서 사과향이 나서 고모는 엄청 좋은 사람일거라는 생각과 믿음이 들었다. 그런데 크리스마스에 눈이 오지말라느니 캐나다 일기예보가 정확한데 이번만큼은 틀렸으면 좋겠다고 한다.
고모는 신문기자인데 기사를 쓰기 위해서 내일 새벽에 북쪽으로 여행을 가야한다고 했다. 그 이유는 오로라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눈이 오면 날씨가 흐려져 오로라를 볼수 없다는것이다.
재하는 북쪽으로 여행을 가는 것은 에스키모나 얼음집을 보려 가는 줄 알았다. 그런데 오로라라니. 재하는 오로라라는 말은 처음 들어보았다.
고모는 알 수 없는 말만 했다.
"노스웨스트 준주, 옐로나이프, 이누이트지역!"
북위 60도! 차로 2~3일 꼬박 달려가야 갈 수 있는 곳인데 편리하게 비행기로 간다고 했다. 온도는 영하 35도!
도대체 재하는 무슨말을 하는 건지 알아 들을 수가 없었다.
도저히 재하는 궁금해 견딜 수가 없어 에디가 듣지 않게 살짝 고모한테 물었다.
"고모 오로라가 뭐예요?"
"이누이트가 뭐예요?"
"음! 오로라는 태양에서 온 에너지가 공기와 반응해서 빛을 내는 자연현상이야.
이누이트는 에스키모를 그렇게 불러."
비행기에서 내려 날씨가 너무 추워 방탄복차림에 털모자 털장화 눈만 내놓았다.
버스를 타고 눈위로 가는 도중 은여우도 만나지만 일곱살짜리 재하에겐 춥고 지루하기 짝이없었다.
하지만 카드 그림에서나 볼 수있는 얼음위의 오두막!
굴뚝에서는 장작타는 불티가 밤하늘에 반짝거리는 아름다운 전경에서는 눈이 동그래지기도 했다.
외국인들은 그 난로 옆에서 책을 읽거나 카드놀이를 하며 오로라를 보기위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누이트 개썰매를 탄다는 것은 정말 춥긴해도 재미있었다.
하지만, 그 추운 눈위를 개가 썰매를 끈다는게 재하는 좀 가슴이 아팠다. 썰매를 타고 가는 중간에 얼음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물고기가 밖으로 나오지 마자 얼어서 뻣뻣하게 되어버렸다.
숲 속을 달리는 데 호수가 얼어 붙어 어디가 호수고 땅인지, 하늘인지 구별이 가지 않았다. 서로 몸을 붙혀 추위와 바람을 막아냈다. 가다가 개가 쓰러지면 어쪄나? 물고기처럼 얼어 버릴거라는 생각에 재하는 덜컹겁이 났다.
그런데 한참을 달리는데 눈위에 빨간 핏자국이 군데군데 찍혀있었다. 그러고 보니 개들은 맨발이었다. 열마리의 개가 끄는 썰매를 에디가 타자고 고집을 피운게 얄미웠다. 개가 불쌍한 생각이 들었다.
에디가 울고 있었다 에디의 눈물도 금새 하얗게 얼어 버렸다.
에디가 말했다.
"개들아 미안 해!"
나는 에디의 옷 매무새를 고쳐주며 나도 개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재하와 에디는 차츰 가까워졌다.
뒷날 밖에서 눈사람도 만들고 놀다가 생일 선물로 가지고 온 오르골을 눈위에서 잃어 버려 에디한테 미안했는데, 그걸 애지 중지하며 가지고 놀던 걸 본 에디가 그 추운 눈밭에서 찾아다 주었다.
"고마워! 이건 네 것이야. 생일 선물! 내가 먼저 뜯어서 가지고 놀아 미안해!"
"넌 머리도 고불거리고, 키도 나보다 크고 영어도 잘하고, 퍼즐도 잘 맞추고 다 잘하지만 난 널 싫어하지 않아!"
에디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재하는 머리도 고불거리지 않고, 할머니는 재하만 좋아하고, 은여우도 재하만 봤고,변신 로봇도 재하만 가졌잖아!"
이번에는 재하가 웃음을 터트렸다.
"오로라다!"
밤하늘이 움직이고 있었다. 초록색 커튼이 바람에 흔들리는 것 같이!!!
마법같은 선물이야!!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살고 있는 캐나다가 이런 곳이었지. 새삼 자연에 감사하고 이렇게 멋진 곳에 살고 있음에 감사하며
나도 언젠가는 캐나다의 대 자연을 동화로 써봐야겠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의 핵심은 오로라도 좋지만 사촌끼리 서먹하게 지내기 일수인데 여행을 통해서 그 엄청난 추위를 함께 공유하며 서로 알아가며 가까워 진다는데 더 의미를 둔 것 같다.
기행문도 아니고 생활 동화도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하지만 캐나다에 살면서 느끼지 못하고 고마움을 몰랐던 것을 일깨워 주었다. 황선미 작가님께 감사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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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강행실도/ 함영연/그린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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