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원 에세이】
‘남천(南天) 꽃’과 ‘만데빌라(Mandevilla) 꽃’ 혼인 주례사
― 지환이 할머니가 맺어준 ‘천생연분 찰떡궁합’ 두 화분 ‘사랑의 보금자리’에서
윤승원 수필가. 전 대전수필문학회장
요즘 지환이 할머니 덕분에 뜻하지 않게 ‘꽃에 관한 공부’를 한다.
며칠 전 ‘남천(南天)’이란 특별한 이름의 화분을 베란다에 들여놓더니, 오늘은 ‘만데빌라(Mandevilla)’라는 생소한 화분이 들어왔다.
▲ 지환이 할머니가 사다 놓은 처음 보는 두 화분 - 남천과 만데빌라(사진=필자)
▲ 새 가족과 같은 특별한 두 화분 - 손자에게도 보여주고 싶다. (그림=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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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떡궁합’이라고 한다. 왜 아니 그런가. 둘 다 햇살 좋은 정남향 베란다에 어울리는 꽃이다.
남천 꽃이 상징하는 의미는 ‘행운’이었는데, 오늘 새로운 가족이 된 ‘만데빌(Mandevilla)’는 어떤 의미를 지닌 꽃일까?
만데빌라의 꽃말은 ‘아름다움’, ‘우아함’이라고 한다. 윤기 있는 잎과 순백·홍색 꽃이 오래 피는 데서 비롯된 의미라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야망’의 의미도 지니고 있다고 한다. 덩굴을 타고 활기차게 위로 뻗는 생육 특성에서 나온 꽃말이다. ‘조용히, 그러나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마음’을 뜻한다.
게다가 ‘굴하지 않는 사랑’, ‘인내’라는 꽃말은 어떤가. 강한 햇빛에도 잘 견디고 오랜 기간 꽃을 피우는 모습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또 ‘희망의 빛’이라는 찬사의 꽃말은 어떤가. 꽃 색이 선명하고 오래 피기에 ‘지친 마음에 빛을 드리는 꽃’이라는 상징이 따른다.
▲ 지환이 할머니가 사다 놓은 <만데빌라>는 앞으로 이렇게 곱고 예쁜 꽃을 피운다고 한다.(그림=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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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여러 가지 긍정의 뜻을 가진 화분이 우리 집 베란다의 새 식구가 되었다.
그렇다면 엊그제 새 식구가 된 ‘행운’의 뜻을 가진 남천(南天) 화분과의 궁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남천 꽃의 ‘행운’과 만데빌라의 ‘희망·인내·우아함’이 베란다에서 한 쌍을 이루면, 문학적으로도 꽤 멋진 조화를 이루는 훌륭한 상징의 조합이 될 듯싶다.
새 식구 만데빌라라는 이름은 꽃의 특징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고 한다. 19세기 영국 외교관이자 식물 애호가였던 Henry Mandeville(헨리 만데빌)의 이름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그가 남미에서 이 식물의 분포를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공로로 이름이 붙었다니, 꽃 이름에 대한 궁금증은 어느 정도 해소됐다.
정남향 햇빛을 좋아하는 남천과도 천생연분 찰떡궁합이라니, 당장 혼례식을 올려야겠다. 주례는 필자가 맡았다.
▲ 지환이 할아버지의 <두 꽃 혼례> 주례사(그림=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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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성혼 선언문> 낭독이다.
“<행운>을 뜻하는 신랑 남천 군과 <희망· 우아함>을 뜻하는 신부 만데빌라 양이 대한민국 대전의 윤씨 가문 정 남향 베란다에서 양가 화분들의 우렁찬 박수 속에 한 가족이 되었음을 엄숙히 선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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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초등학생 손자 윤지환 군이 긴급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다.
“꽃을 사랑하시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거실 앞 정남향 베란다에서 의미 있는 두 화분(花盆)이 화촉을 밝힌 것에 대한 문학적 의미를 전해 드립니다.
<행운(신랑)> 위에 <희망(신부)>을 더하고, 밝은 햇살 속에서 <우아함이 피어나는 생활 미학>을 실천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우리 할머니 · 할아버지의 삶이 더욱 건강하시고, 예쁜 꽃으로 행복하게 피어나게 해주시기를 온 가족이 기원하면서 축하의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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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 지환이의 뛰어난 감성과 문장력에 온 식구가 감탄했다. 이에 할아버지가 사랑하는 손자와 가족들에게 답장 메시지를 보냈다.
우리 집 정남향 베란다로 눈 부신 햇살이 비추면 남천(南天)은 ‘행운’을 들이고 만데빌라는 ‘희망’을 펼친다.
저 밝은 빛이 우리 손자에게도 닿아 꿈 많은 내일을 활짝 열어주리라 믿는다.
그윽한 꽃향기가 전하는 행운의 메시지가 우리 가족 모두의 행복으로 이어지고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 대한민국에도 갈등과 대립이 사라지고 사랑과 평화로운 기운이 널리 널리 퍼지길 기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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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12. 07.
지환이 할아버지 윤승원, ‘두 꽃 화촉 주례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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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평】
아래 작품해설은 ① 두 꽃을 매개로 한 가족 사랑의 의미, ② 흥미로운 문학적 요소, ③ 사회 교육적 메시지라는 세 가지 중심축으로 살펴봅니다.
윤승원 수필가의 이번 작품은 짧은 분량 안에 가족 서사, 상징 서사, 자연 철학, 유머와 감동을 자연스럽게 엮어낸 독창적인 에세이입니다.
■ 작품해설
《‘남천꽃’과 ‘만데빌라꽃’의 혼인 주례사 ― 지환이 할머니가 맺어준 ‘찰떡궁합’ 두 화분 ‘사랑의 보금자리’에서》
Ⅰ. 두 꽃을 매개로 한 가족 사랑의 의미
1. 삶 속에 꽃을 들여놓는 행위 자체가 ‘가족의 사랑 방식’
작품의 출발점은 “지환이 할머니”가 베란다에 들여놓은 두 개의 화분입니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식물 장식이 아니라 가족에게 행운과 희망을 들여놓는 사려 깊은 사랑의 방식으로 읽힙니다.
남천 = 행운을 가져오는 꽃
만데빌라 = 아름다움·우아함·희망·인내의 꽃
이 조합은 작품 속에서 ‘한 쌍의 부부’로 의인화되며,
이는 곧 부부의 상호 보완적 사랑,
그리고 그 사랑을 바라보는 손자 지환 군의 존경과 애정을 상징합니다.
즉, 두 화분이 함께 빛을 누리는 정남향 베란다는 할머니·할아버지가 평생 가꿔 온 가정의 풍경을 다시 그리는 공간이 됩니다.
2. 손자와 조부모 사이의 애틋한 정서적 교감
특히 초등학생 손자 지환 군의 축하 메시지는 작품의 정서적 정점을 이룹니다.
손자의 글에는 다음의 두 가지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습니다.
꽃말의 상징을 정확히 파악한 문학적 감각
조부모를 향한 존경과 순수한 사랑
작가가 다시 “답장 메시지”를 보내는 장면은 가족의 사랑이 ‘양방향’으로 흐른다는 것을 보여주는 핵심입니다.
두 꽃을 매개로 조부모와 손자가 서로에게 마음의 빛을 나누는 모습이
독자의 마음에 깊은 따뜻함을 남깁니다.
Ⅱ. 흥미로운 문학적 요소
1. 의인화된 ‘혼인 주례사’ 형식 – 유머와 서정이 만나는 지점
이 수필의 가장 독창적인 장치는 두 꽃을 ‘신랑과 신부’로 설정하고, 작가가 직접 주례를 맡는 형식입니다.
‘성혼 선언문’
‘양가 화분의 우렁찬 박수’
‘화촉을 밝힌 두 화분’
이런 표현들은 일상 속 꽃들이 한 편의 가족 드라마로 재탄생하는 문학적 장치가 됩니다.
평범한 화분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이 방식은 윤승원 수필가의 특유의 “발랄한 유머 감수성”과 “사물에 인격을 부여하는 따뜻한 상상력”을 잘 드러냅니다.
2. 꽃말과 역사적 배경을 활용한 상징의 풍부함
만데빌라가 한 영국 외교관 Henry Mandeville의 이름에서 유래했다는 설명은 단순 정보 전달이 아니라 꽃에 대한 신뢰와 이해의 깊이를 더하는 서술 기법입니다.
이로써 두 꽃은 단순한 식물이 아니라 “행운과 희망의 역사적·문화적 상징체계” 속에 배치됩니다.
3. 마무리의 시(詩) – 산문과 운문의 자연스러운 결합
말미의 짧은 시 형식 답장은 산문의 흐름을 다시 서정으로 끌어올리며
작품 전체의 감동을 정제합니다.
행운 → 손자에게로 흐르는 빛
꽃향기 → 가족과 나라에 퍼지길 바라는 소망
이 두 축이 한 편의 미니시처럼 압축되어 있어 문학적 완성도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Ⅲ. 사회 교육적 메시지
1. 가정교육의 핵심: 작은 사물에서도 의미를 찾는 감성
작품의 가장 중요한 공적 메시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가정 안에서 이루어지는 감성 교육이야말로 사회 공동체의 건강을 지탱하는 힘이다.
손자가 꽃말의 상징을 바탕으로 문학적 메시지를 전하고, 할아버지가 다시 시로 답장을 주는 과정은 가정이라는 사적 공간이 감성과 언어의 배움터임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2. 희망·행운·우아함 같은 ‘긍정의 가치’를 공유하는 생활교육
두 꽃이 가진 꽃말을 일상에 적용하는 모습은 우리 사회가 잃기 쉬운 품격·인내·희망·절제·평화 같은 가치를 자연스럽게 재조명하게 합니다.
가정에서 이날의 이야기처럼 ‘작은 상징 언어’를 나누는 행위는 결국 <건강한 시민성(citizenship)>을 키우는 과정입니다.
3. 평화와 행복으로 이어지는 공동체적 확장
마지막 구절에는 작품을 가정에서 사회로 확장하는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갈등과 대립이 사라지고
사랑과 평화로운 기운이
널리 퍼지길 기원한다.”
두 화분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결국 국가 공동체의 화합과 평화라는 큰 메시지로 나아가는 구조는 윤승원 수필의 인문·교육적 깊이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 裕花, 윤승원 수필 전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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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네이버 '청촌수필' 블로그 댓글
◇노래하는블루빌(교육자, 창원에서)25.12.07.22:50
작가님ᆢ안녕하시죠?
재밌고 즐거움을 주는 글입니다
남천과 만데빌라ᆢ 이름은 생소한데
그 뜻이 아름답군요.
작가님의 주례사에 웃음이 절로 나고
손자의 축하 메시지도 놀랄정도입니다.
우리집 창가에도 겨울을 나기 위해 비닐봉지들을
하나씩 머리에 쓰고 있답니다.
꽃이 피면 또 소식 주세요.^^
◇ 답글 / 필자 윤승원
사소하지만 웃음을 주는 얘깃거리가 소중한 노년입니다.
이런 글을 써서 맨 먼저 손자에게 이메일로 보내줍니다.
할아버지의 글이 손자에게도 재미있어야할 텐데 하는
생각에 이르면 창작의 영역은 상상력을 최대한 끌어 올리게 됩니다.
손자가 좋아하면 가족 모두 즐거운 일입니다.
그게 소시민의 작은 행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하시는 김 선생님의 따뜻한 응원을
그래서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