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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도원초등 3학년2반 학생들이 쉬는 시간 교실에서 공기놀이를 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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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반 아이들은 남·여 구분없이 시간만 나면 공기놀이를 해요. 같이 어울리다 보니 교실 분위기가 한결 좋아졌어요."
지난 4일 대구시 달서구 도원동 도원초등 3학년2반 교실. 봄볕이 따사로운 중간 놀이시간이지만, 아이들은 교실 밖에 나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대신 각자 가방이나 필통, 주머니 속에서 공기돌을 꺼내 들어 교실 앞뒤나 통로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았다. 남학생들이 더 적극적이었다. 더 이상 공기놀이는 여학생의 전유물이 아닌 듯 했다.
바닥에 놓인 공기는 딸기공기, 인간공기, 천재공기, 코끼리공기 등 종류도 다양했다. 공기 재질도 예전과는 판이했다. 아이들은 알록달록한 색깔에 펄(pearl)까지 들어있는 플라스틱 공기돌을 문구점에서 500원이면 한 통 살 수 있다. 운동장에서 주운 둥근 조약돌을 공기돌로 쓰는 것은 이제 옛말이 돼 버렸다. 나름의 이유도있었다. 조약돌로 공기놀이를 하면 교실 바닥에 흠집이 날 수도 있고, 자칫 몸에 상처를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공기돌도 여러 사람이 함께 쓰지 않고, 각자 자기만의 공기돌을 썼다.
이 학급에서 '공기놀이의 여왕'으로 불린다는 이희원양(10)은 " 공기놀이를 하면서 모든 일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곁에 있던 김수빈군(10)은 "추운 겨울에는 밖에 나가지 않아도 되고, 여름엔 땀을 뻘뻘 흘리지 않고 놀 수 있어 공기놀이가 최고"라며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담임 이지현 교사(26)는 "공기놀이는 금방 점수로 판정이 나기 때문에 남자 아이들도 힘의 욕구를 건강하게 푸는 것 같다. 특히 공기놀이는 눈과 손의 협응, 공기돌을 보지 않고도 위치를 가늠해야 하기 때문에 작은 근육의 발달은 물론 집중력, 순발력, 공간 지각력도 길러진다"며 공기놀이 예찬론을 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