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원각사 새로운 천년을 열다
뉴욕주 업스테이트의 샐리스베리 밀스(Salisbury Mills)에 위치한 원각사는 미주를 대표하는 사찰로, 부처님의 법을 펼쳐나가는데 있어 중추적 역할을 해오고 있는 뉴욕시 최초의 한국 사찰이다. 1974년 숭산행원 스님과 법안 스님이 힘을 합해 건립한 이래 신심이 돈독한 불자들의 힘으로 잭슨 하이츠(Jackson Heights)와 맨해튼(Manhattan)에서 포교를 시작했고, 1986년 대가람과 불교대학을 세우기 위해 현재의 도량으로 이전을 했다. 원각사는 부채가 없이 세워진 사찰이지만 대작불사의 원은 실현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2004년 현 영축총림 통도사 주지 정우 스님과 인연이 되어 대작불사의 원을 세우고 4년 동안 도량을 정비해 나가기 시작했다. 결국 원각사 불자들의 적극적인 후원과 성원에 힘입어 경인년 (불기 2554년, 서기 2010년) 7월, 부처님 진신사리탑과 석가여래 청동대불을 원각사 도량에 모시는 불사를 이루어 냈다. 원각사의 새로운 역사를 열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그 후 대웅전 불사를 발원하여 인연이 있는 불자들에게 적극적인 후원과 성원을 부탁하며 원각사 대작불사를 향해 큰 걸음을 다시 한 번 내디뎠다.
뉴욕 원각사 대웅전 불사 권선문(勸善文)에서는 ‘부처님을 모시는 절을 짓는 불사에 동참하는 일은 일체중생에게 무명으로 인한 업장(業障)을 소멸할 수 있는 인연을 심어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를 닦게 하는 일이므로 무루(無漏)의 공덕과 복을 쌓는 것입니다. 신심을 일으켜 우리의 복된 삶을 가꾸고 우리의 후손들에게도 무량복(無量福)을 지을 수 있도록 뉴욕 원각사 대웅전 불사에 적극 동참해 주시길 권하며 바라옵니다’라고 불자들에게 성원과 동참을 부탁하고 있다. 2010년 부처님 진신사리탑과 청동대불을 봉안한 이래로 불자들의 적극적인 후원과 성원으로 계속해서 놀라운 규모의 불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원각사 주지스님인 지광 스님의 말에 따르면 올해 1월 30일 40여명의 불자들 앞에서 대작불사를 하겠다는 발표를 한 이래로 일주일 만에 110만 달러가 모금되었고, 이주일 뒤에는 220만 달러의 모금이 달성되었다고 한다. 현재까지 25명의 불자가 동참해서 270만 달러를 후원했는데 이중 210만 달러는 세 명의 불자가 기부를 했다. 한 달 만에 이러한 큰 모금이 이루어진 것은 미주 한국 불교사에 유래가 없었던 일로 정우 스님은 대단한 시주에 눈물이 났다고 감회를 밝히기도 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수 십 년 동안 염원했던 일이 조금씩 구체화되고 있는 상황이기에 원각사의 관계자들과 불자들은 부처님의 자비로 대작불사의 원이 실현되고 있는 것에 감사하고 있다.
백인 불자 110만 달러 보시 등 25명이 동참하여 270만 달러 모금
최근에는 백인 불자가 대작불사 건립에 110만 달러를 기부하기로 하여 원각사 대작불사 건립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였다. 그 주인공은 뉴욕에 살고 있는 해리 두리틀(Harry Dolittle)씨다. 그는 지난 4월 10일 원각사 일요법회에 참석하여 명상 센터 불사 기금으로 100만 달러를 전달했다. 10만 달러는 3월 23일에 주지스님인 지광 스님에게 미리 전달했다. 사업가인 두리틀씨의 아내는 한인인 박미숙 보살이다. 지광 스님은 “부인이 예전에 원각사가 맨해튼에 있을 때 다녔던 분으로 깊은 인연이 있습니다. 이 분들의 보시가 대작불사 건립에 큰 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러한 큰 모금이 이루어지게 된 데에는 남다른 인연이 자리하고 있다. 박미숙 보살은 뉴욕 가정 상담소에서 이사를 맡고 있었는데 마침 불사 추진 위원장의 부인인 이명신 보살도 그 곳에서 함께 일을 하면서 인연이 닿았던 것이다. 그 후 우연히 이명신 보살이 원각사에 있는 연등에 해리 두리틀씨의 이름과 함께 박미숙 보살의 이름이 함께 있는 것을 보고 같은 불교 신자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 후 다시 연락을 하게 되어 불사의 인연이 이루어진 것이다. 마침 이명신 보살의 남편이 불사 추진 위원장을 맡고 있었기에 이 보살은 우연한 기회에 박미숙, 해리 두리틀씨 내외의 집을 찾아 원각사 대작 불사 건립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건네게 된다. 이후 해리 두리틀씨 부부는 눈이 오는 추운 날씨에도 흔쾌히 원각사를 방문해 같이 지광 스님과 정화섭 불사 추진 위원장의 설명을 듣게 되고 해리 두리틀씨는 바로 그 자리에서 10만 달러를 보시했다. 그리고 일주일 후에는 명상 센터(선방)를 짓는데 도움을 주겠다며 100만 달러를 더 기증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해리 두리틀씨 부부는 이 날 많은 불자들 앞에서 박수를 받으며 보시를 했다. 해리 두리틀씨는 100만 달러를 기증하며 오히려 자신이 감사하다며 “Thank you!” 라고 여러 번 이야기를 했다. 박미숙 보살은 “아무에게도 안 알리고 보시를 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알려져 송구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저희 부모님이 원래 불교 신자여서 저는 항상 불교에 대한 그리고 부처님에 대한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배웠고 그 이후로 늘 제 가슴 속에 남아 있습니다. 이번에 이렇게 인연이 닿아 보시를 하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지광 스님 역시 “오늘 뉴욕 업스테이트의 원각사에서 대단한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미주 한국 불교사에 기록될 만한 일이 이루어 졌습니다. 첫 인연이라고 하는 것은 참으로 불가사의 한 것입니다.”라고 말을 이었다. 지광 스님은 해리 두리틀씨 부부에게서 보시를 받은 후 불자들 앞에서 보시공덕계를 낭독했다. 불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으며 성금이 보시가 되었고 원각사는 대작불사 건립을 향해 힘차게 전진하는 계기를 맞이했다. 광고업에 종사하며 사업을 통해 큰 성공을 이룬 해리 두리틀씨는 “제가 원래 선불교(Zen Buddhism)에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 명상(Meditation)이나 선(Zen)과 같은 불교 철학, 수행방법은 제게 큰 길을 열어주었고 더 큰 시야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발판이 되어주었습니다. 기부하는 것을 제 인생의 철학으로 삼아 실천하고 있는 저에게 있어 이번의 불사 건립 계획은 놓칠 수 없는 기회였습니다. 원각사의 명상 센터 건립에 기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제겐 큰 영광입니다.”라고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지광 스님은 해리 두리틀씨와 박미숙 보살의 큰 보시는 원각사의 큰 주춧돌이 되어 한국의 불교를 미국에 넓히는데 큰 기여를 할 게 될 것 이라고 이야기했다.
앞으로 원각사에는 전통사찰의 목재 건축방식을 토대로 108평 규모의 대웅전, 요사채, 선방, 그리고 납골당의 4개의 건물이 더 들어설 예정이다. 대웅전, 선방 그리고 요사채는 ‘ㄷ’ 자의 구조로 현재 청동대불이 위치한 곳에서 바로 위쪽의 터에 오른쪽으로는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건립될 예정이다. 대작불사의 건립 예상액은 108평 대웅전이 3백만 달러 (54평이 될 경우 2백만 달러), 요사채와 선방이 각각 100만 달러, 납골당은 50~70만 달러, 그리고 주변 정리 토목공사 비용으로 100만 달러가 소요될 예정이다. 전체 소요 금액으로 약 670만 달러를 예상하고 있다. 이미 약정액 270만 달러가 모금이 된 상황이고 계속해서 후원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대웅전 불사, 납골당 그리고 선방은 3개의 건물이 동시에 건립될 예정이다. 대웅전의 경우 한국 불교 전통식 대웅전으로 목탁소리가 잘 들리며 햇빛이 잘 들고 호수가 잘 보이는 곳에 건립될 계획이다. 납골당은 현대식과 전통방식을 섞어 유리를 많이 쓰는 방식으로 해 약 1000기를 안치할 수 있는 규모로 세워질 예정이다.
원각사 불사의 필요성은 사실 오래 전부터 제기 되어왔다. 가장 큰 이유로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원각사 사찰 건물이 낡고 시설이 낙후되어 유지하기가 힘든 상황이라는 것이다. 원각사의 경우 뉴욕의 업스테이트에 위치하고 있어 자연환경이나 지리적인 여건이 좋아 전통사찰을 지었을 경우 이민 1세, 1.5세, 2세 및 현지 미국인들에게 큰 포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이다. 대작불사를 건립함으로써 뉴욕지역 불자들의 정신적 귀의처로써의 역할을 더욱 굳건히 할 수 있고 후손들에게 미국땅에 한국의 우수한 불교 문화 유산을 남겨 줄 수 있다는 것도 중요한 이유이다. 원각사 대작불사는 결국 앞으로의 천 년을 내다보고 딛는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불사가 건립된 후 원각사의 역할 역시 큰 변화를 겪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여름 캠프가 활성화 되면서 불교 문화 체험과 한국 체험 그리고 불교 명상 체험 등의 다양한 활동을 위한 장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불교 문화 강좌를 여는 공간이 생겨나면서 현지인을 위한 불교 강좌와 불교 명상 프로그램이 늘어나게 될 것이고 템플 스테이(Temple Stay) 프로그램 역시 활성화가 될 것이다.
원각사 불사추진 위원회 정화섭 추진위원장은 구체적인 모금 계획으로 상향대들보, 주춧돌, 기와, 대들보, 문, 불단, 서까래 등 세부적 종목을 정해서 불자들이 각자 동참해서 모금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상향대들보의 건립에 5천 달러가 소요될 예정이라고 하면 100명의 불자가 각자 50달러를 모금하는 방식의 계획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원각사 불자들이 모두 동참해서 모금할 수 있는 금액을 150만 달러로 결정한 상황이기에 원각사의 불자뿐만 아니라 다른 뜻있는 불자들의 성원과 동참을 기원하고 있다. 불사에 동참하는 시주자들에게는 다양한 혜택이 주어질 예정이다. 세금 감면 혜택을 비롯해서 불사 공덕비에 이름을 새기게 되고 원각사 내에 영구위패봉안을 할 계획이다. 또한 납골당 사용과 관련해서도 시주자에게 우선권을 제공할 예정이다.
정확한 불사 공사기간은 건축가와 상의를 해서 결정할 계획이다. 4월이나 5월 중순 이전에 정우 스님이 방문하는 시기에 맞춰 원각사 대작불사 시삽식을 가질 예정이다. 기금이 없던 상황에서는 불사 공사기간을 5년 정도 예상했는데 이주일 동안 200만 달러가 넘게 모금이 되면서 현재는 공사기간을 3년 정도 내다보고 있다. 수십 년 동안 염원하고 기원했던 원각사 대작불사 건립이 불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조금씩 구체화 되어 가고 있다. 뉴욕에서 최초로 세워진 사찰, 원각사. 대작불사를 통해 한국 불교의 앞으로의 천 년을 새롭게 열어갈 원각사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