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끔 일상에서 특이한 생각들을 하는 게 버릇인지,. 그냥 지나치면 되는 것도 자꾸 여러 망상을 집어 넣는다. 늘 다니는 동네 한 바퀴의 익숙한 길인데 오늘 유난히 이런 생각이 드는 건 정말 세월 탓이겠다.
등교하는 초등학생 무리의 상쾌한 소란스러움, 복잡한 도로에 들리는 자동차 소음과 경적소리, 그리고 오가는 사람들의 파열되는 현실음. 사거리 보행신호등 숫자에 맞춰 꼬리물기로 내뛰는 순간의 내 모습. 여기에 겹치는 허리 굽은 노년의 굽은 등과 그의 손에 이끌리는 행거, 손수레. 버스 정류장, 헤드폰에 스마트폰을 들고 서 있는 학생(직장인일 수도) 정말 다양하게 변주되는 현실의 모습을 오늘도 본다.
여기에 끼어드는 망상이 있으니, '내가 있는 이곳이 내 삶의 이력'이라는 알림이다. 내 지난 일을 보고, 지내는 현실이 이어지며, 앞으로 지날 일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그 길 위에 내가 서 있다. '시간의 연속선, 그 어딘가에 내가 지금 서서 내 삶을 파노라마로 바라본다'는 그런 생각이 들어 온다. 일상이 곧 내 인생의 과정이라는 명제로 든다. 단지 타인과 차이가 있다면 혼돈과 조화 사이에 혼란을 겪는 내 자신의 모호함이겠다. 결국 모든 건 시간의 흐름에서 투명해질텐데, 그 시간 속 내 삶을 찾는 어리삭음을 범하고 있으니, 눈 한 번 돌려 주변을 살피면 내 삶의 실체, 본질이 널려 있음을 이제까지 보지 못한 것을 탓한다. 곧 지금 내 모습이 내 삶의 실체임을 자각할 순간이다. '이렇게 살아선 안되지!', '맞아 나는 이렇게 살아야 해!' 하는 속내를 이 길 위에서 발견하고 삶의 지침으로 삼아야함을 망상의 가르침으로 삼는다.
(길에서 만나는 모든 일상의 것들이 내 삶의 과거, 현재. 미래임을 확인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