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 12 1구간 산행기
◈ 일 시 : 2009. 6.13(토) 06:50~6.14(일) 06:50(24시간)
◈ 산행거리 : 44Km(국공 피하느라 했던 계곡트레킹 포함)
◈ 함께한 이들 : J3클럽 대간사랑팀 18명
2009년 6월 13일. 역사적인 대간사랑팀이 출정을 합니다. 진부령에 18명의 전사들이 모인 것입니다. 진부령 풍미식당에서 황태해장국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6시50분쯤 장도에 오릅니다. 저녁 때 비가 조금 온다는 예보가 있기는 하지만 걱정하지 않습니다. 태풍이 와도, 눈비가 와도 그 무엇도 우리를 막지는 못할 것입니다.
특별히 우리를 위해 왕림하신 운해님으로부터 진부령에서 알프스스키장까지의 정상적인 마루금을 설명 들으면서 마산봉을 향합니다. 날씨가 참 좋습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푸르른 숲과 새소리를 들으면서, 뜻이 맞는 님들과 함께 산길을 걸으니 이보다 더한 천국이 없습니다. 기분 만점....
홀리령에 올라 운해님으로부터 자세한 설명을 듣고 탱크도 만나고, 산속 농가에선 개를 길게 줄에 매달아 놓았는데 와다 갔다 달릴 수 있게 해 놓았습니다. 특이한 풍경입니다. 어느새 알프스 스키장까지 왔습니다.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인 것 같습니다. 을씨년스러운 폐가의 풍경입니다. 운해님과 내일 만날 것을 기약하며 헤어집니다. 대단한 정성이십니다.
9시10분에 첫 번째 봉우리인 마산봉에 닿습니다. 일망무제의 조망을 선사합니다. 향로봉이 바로 눈앞에 보이고 앞으로 가야할 신선봉과 황철봉의 너덜길도 선명하게 보입니다. 눈이 시원합니다. 물 한모금으로 갈증을 달린 후에 다시 길을 나섭니다.
10시25분. 새이령에 도착하여 간식으로 기력을 보충합니다. 다시 힘차게 출발하고 바위길도 오르면서 12시10분에 신선봉에 닿습니다. 속초시내와 동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바닷가와 줄로 연결해 그냥 뛰어들고만 싶습니다. 더워지는 날씨에 흘린 땀이 한말은 될 것 같습니다. 시원하게 얼음이 떠 있는 막걸리가 간절하게 생각납니다. 카아!!!!
다시 상봉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암릉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1시에 도착을 합니다. 미시령이 내려다 보입니다. 국공이 우릴 잡기위해 철통방어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옵니다. 걱정이 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제삼리가 아니죠. 절대야생....
조심스럽게, 스틱 부딛히는 소리도 죽이고 천천히 미시령을 향합니다. 샘터에서 시원한 물 한잔씩 들이키고 국공과의 결전을 준비합니다. 어떤 비장함마져 감돌고 있습니다.
멀리서 국공직원이 우리가 내려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정면돌파할 수도 없고 최대한 가까이 접근을 시도합니다. 이제 더 이상은 언급하지 않으렵니다. 하여튼 길없는 길을 거의 2Km 정도 갑니다. 참 서글픕니다. 이렇게밖에 할 수 없는 현실이……
1시간여 동안 숲속을 헤메고 가까스로 미시령길로 올라서 버스를 기다려 타고 백담사 입구 식당으로 갑니다. 시원하게 동동주 넉잔을 마시니 뿅.....밥벅고 다시 한잔 더하니 뿅뿅....
5시에 다시 미시령고개로 올라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재빠르게 철조망끝으로 뛰어듭니다. 미시령 상황 끝나는 순간입니다. 미시령이 안보일때까지 황철봉입구까지 숨차게 올라갑니다. 입에서는 단내까지 납니다. 이런 빌어먹을 국공들…… 욕이 저절로 나오네요.
서서히 하늘이 어두워져 갑니다. 시커먼 구름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조짐이 이상해져 갑니다. 오늘밤의 고생길을 예고하는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딱 들어 맞습니다.
황철봉 너덜길이 시작되었습니다. 언제나 짜증나게 하는 길입니다. 한시도 방심을 허락하지 않는 길입니다. 삐끗하면 중상을 당하는 길입니다.
7시 20분쯤 황철봉에 다다릅니다. 이미 하늘은 어두워져있습니다. 아름다운 울산바위위로 먹장구름이 잔뜩 몰려 있습니다. 그래도 비오기전 황철봉을 넘은게 다행이라면 다행입니다. 비오기전 최대한 빨리 진행합니다. 저항령을 통과하니 드디어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작년 이때즘이 생각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비와 함께 했던 길이었는데, 설악만 오면 비를 만납니다. 1년에 2~3번 오는 설악. 한번도 비를 안만난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서둘러 우의를 걸칩니다. 내일 아침 끝나는 시간까지 결국 우의를 벗지 못하고 내내 입고 산행을 합니다. 빗줄기가 점점 굵어집니다. 이런 빌어먹을 비!! 욕설이 입에서 계속 맴돌고 있습니다. 땀인지 비인지 모를 물들이 얼굴을 타고 내려갑니다. 안경에 습기가 차 앞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조금만 쉬려고 해도 금새 추워와서 마음대로 쉬지도 못합니다. 최악의 상황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쩝니까? 가여죠....ㅎㅎㅎ
마등령 도착하기 전 반가운 설태 본진을 만납니다. 방장님을 비롯해 여러 반가운 얼굴들이 많이 보이는데 비가 정다운 만남을 방해합니다. 그냥 악수로 인사만 나누고 헤어집니다. 진한 아쉬움이 가슴을 타고 흐릅니다. 이렇게 설악에서 대간팀과 설태팀이 조우하는 것도 흔한일이 아닌데, 사진한장 남기지 못하고 맙니다. 또다시 욕설이 나오려고 합니다. 이런 된장할……
아쉬움을 달래고 열심히 발품을 다시 팝니다. 10시 조금넘어 마들령에 도착합니다. 비는 점점 더 내리고, 그 비를 맞으면서 허기를 달랩니다. 공룡을 타고 넘으려면 어쩔 수 없습니다. 그 누가 빗속의 빵맛을 알랴! 서글픔이 문득 문득 몰려옵니다. 작년에 퉁퉁부은 발을 달래던 기억이 또한 납니다. 이 짓을 또 다시 하고 있으니, 나란 놈도 참 한심한 인간이죠.... 나와 같은 부류의 사람들도 저렇게 많고....허허허(쓴웃음)
다시 빗속에 공룡을 탑니다. 아무리 길을 잘 만들어 놓았다고는 하지만 역시 공룡은 공룡입니다. 뾰족한 등줄기가 사람을 잡아 먹으려고 발버둥을 쳐댑니다. 먹히지 않으려면 계속 전전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새벽 1시 조금 넘어 희운각대피소에 닿습니다. 외로운 등불 하나가 어둠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놈도 졸리운 듯 바람에 흔들거립니다. 대피소 바로 앞은 비박하는 분들이 자고 있어 비피할 곳도 없이 한쪽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잠시 눈을 붙이려고 하지만 이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잠이 올리 만무……눈만 감고 있습니다. 추위가 심하게 몰려와 쉴 수가 없습니다. 다시 일어섭니다.
달려님과 도원, 그리고 양구봉님이 먼저 소청을 오릅니다. 나와 이정훈님, 대장님과 두손사랑님이 뒤를 따라갑니다. 단숨에 소청에 오릅니다. 숨이 턱까지 차오릅니다.
안개도 몰려오고 이제 서서히 날이 밝으려고 합니다. 소청에서부터 갑자기 잠기운이 심하게 몰려옵니다. 저절로 눈이 감깁니다. 날이 완전히 밝을 때까지 전쟁을 벌여야 합니다.
3시30분쯤 끝청에 당도합니다. 이정훈님과 동행하고 있습니다. 비몽사몽입니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 10여분 눈을 붙여봅니다. 새벽인데도 부지런하게 올라오시는 산님들이 많아 내리막길이 점점더 정체가 됩니다. 지금시간에 내려오시는 분이 있다고 많이 물어옵니다. 대답하기도 귀찮은데 자꾸 물어오니 답답합니다.
지루한 길을 참으로 지루하게 내려왔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지루하게 생각하는 산길입니다.
새벽 6시50분에 한계령에 도착하여 24시간의 산행을 마감하고 또한 대간사랑팀 1구간을 마무리합니다. 내려오니 먼저 도착한 달려님과 도원님 그리고 양구봉님이 어묵에 소주를 마시고 있습니다. 저도 단숨에 종이커피잔 3컵을 단숨에 빈 뱃속에 털어넣습니다. 짜릿한 뱃속의 감각이 옵니다. 쏴한 취기가 한꺼번에 몰려오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버스안에서 후미를 기다리고, 18명 전부 아무 탈없이 도착하여 오색으로 이동, 샤워하고 거나하게 뒤풀이를 합니다. 서울팀들은 서울에 도착하여 다시 회동, 칼국수에 소주 몇잔 하면서 헤어짐을 아쉬워합니다. 2구간이 벌써 기다려집니다.
첫댓글 길고긴 대간 첫구간을 비와함께 시작합니다. 대간가는날 비오는건 이제 정석이된것 같고 스쳐지나간듯 설악에서 짧은 만남이 아쉬운듯 여운만 오래 남는것 같습니다. 남은 구간도 무사히 잘 진행 하시고 뜻하는바 꼭 이루어 내시길 바랍니다.
국공과의 한판승으로 한계령까지 잘 진행하셨군요 ㅎㅎㅎ. 설태팀과의 만남도 그리움만 남기고 묵묵히 대간길을 따로 하신 것 같습니다. 대간명찰 잘 다실 날을 기약하오며 남은 구간도 안산 기원드립니다.
고생 많이 하셨읍니다. 범행님의 00그라땜에 많이 즐거워 했읍니다. 나이가 많으나 적으나 그놈의 00그라는 ㅎㅎㅎ. 가음구간이 그리워 집니다.
시작은 반이다 벌써 반은 하거나 마찮가지네요... 즐산 하십시요
범행님, 첫 구간 어려운 여건 속에서 완주하느라 수고 많았네요.. 마지막 구간까지 무사히 완주하시기를 바라며 2구간때 뵈어요..
고생 많이 했습니다 ,,,일구간 모두( 안.산)완주 축하합니다 ,,,,수고했습니다
ㅎㅎ 고생이 많았습니다. 오래도록 기억하라고 비까지 내렸나 봅니다. 앞으로의 일기 상황도 알 수 없는 것. 그저 한걸음 한걸음 행복의 길이거니 생각하고 가셔야 될 것 같습니다. 지난 것은 다 그리워지고, 사랑하게 된다니... 1구간 축하합니다..^^
어찌하여 대간 1구간때면 비가내리는지 고생 많이 했습니다.무사히1구간 완주 축하합니다.그리고 쭉~~~~~~안산하시길~~~~
1구간 완주 추카합니다 남은구간도
범행님 ! 함께 걷게 되어 좋았습니다. 좋은 모습으로 마지막까지 함께해요... 수고하셨어요...
대간은 비와 인연을 끊을 수가 없는가 봅니다...1구간 완주를 축하합니다..
범행님 빗속에서 마주치는데 아주 반가왔습니다... 1구간 완주를 축하드리고 또 계속 수고 하세요...
수고했쓰 친구야 ㅎㅎㅎ
홀리부대는 작년만 해도 초병이 지키고 있었는데.... 미시령 통과하시느라고 고생좀 하셨습니다. 수고많았습니다.
ㅋㅋㅋ 불심님 된장소리 실감납니다요...설악산 잠깐 지나면서 뵈는게 얼마나 반갑던지요....
맑음후에 오는 비는 기쁨뒤에 고통이라. 돌계단, 철계단이 가로막고, 국공도 환영퍼레이드를 하여주고, 설태팀과의 조우등 지나니 모두 아련히 그립고 아름다운 컷입니다. 곧 기쁘고 아늑하게 뵙지요. 잘 보았습니다.
실감나는 범행님의 산행기는 언제 보아도 실감이 나네요! 힘들더라도 남은구간 후기도 쭈~~~욱 부탁하고.함께는 못하나 뒤에서 마칠때까지 응원할게요..수고 많았어요!
대간 전사님들 대간 첫구간 완주 수고 했습니다/ 벌써 마음은 2구간에 있습니다
이제 하산주는 종이컵3잔으로 대장님께 건의 해야겠죠...ㅎㅎㅎ앞으로 10번 남았습니다 ...
시원시원한 산행기 좋습니다. 그리구 ? 요긴하게 쓰겠습니다.땡큐*^^
범행형님오랜만에 만나뵈서 좋았습니당..2구간때도 멋진 모습 기대합니당....산행기도 좋고...
산행기 보니 아련합니다.수고하셨습니다
범행님의 강한 내공을 느꼈습니다..
아~~~제가 본분들이 대간 1구간님들의 후미분들을 뵜군요~~
범행님!~ 즐거웠습니다~ 댁이 저와 가까우니 자주 뵐 수 있겠군요~ 지리산 천왕봉까지 쭈욱~ 멋지고 개운하게~ 항상 건강하시구요~ 오래오래 뵙지요~^^
친구야 빗속에서 고생많이 했다.함께 지리에 안기는 날까지 즐겁게 산행하자꾸나.
수고 많았습니다. 그동안 막혔던 대간길이 군부대 이전으로 열렸네요. 항상 안산하여 천왕까지 무탈하게 진행 하십시요.
일년은 꼽작마 되겠습니다 무사완주 기원하여드립니다
범행님 수고하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