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 35분.
[4.22 전국교사대회]를 시작헌다. ‘단결투쟁가’를 부르는 중에 어느새 무대막을 바꿔놨다. ‘장애인 교육지원법 제정!’, ‘교원평가 법제화 반대!’, ‘3불제도 법제화!’란 구호가 무대막 오른 편 위쪽에 차례로 써 있고 그 아래아래(맨 아래) 아주 작은 글씨로 ‘4.22전국교사대회’라고 쓰여 있다. 문득 ‘작은 성명서 운동’이라는 게 떠올랐다. ‘왜, 그랬으까?’
정영숙 문화국장이 노래한다. 해남 ‘설아다원’에서 들어 본 노래다. 노래 참 잘헌다.
“우리가 나중에 선생님이 되며는~~ .... 이 땅에 가장 아름다운 아이들 곁으로....”
이어, 울산지부 노래패 동지들이 무대에 오른다. ‘수업 좀 잘하고 싶다’는 노래를 부른다.
“....맨날 결재판만 붙들고 쉬는 시간 없이 뛰어다니다.... 애들이 나를 부르면, ‘나, 지금 바쁘거든?’....내가 그리던 모습은 아니었어....나도 수업 좀 잘하고 싶다.”
전국몸짓패 연합 동지들의 율동 ‘교원평가 걷어치워’를 따라하고 있는디, 누가 내 왼 궁댕이를 툭 친다. 고재현 선생이다.
“자네도 왔능가?” 헝게 대답도 없이 씨익 웃고만 간다.
누가 마이크를 잡는다. 본부 교육선전국장 박정훈이란다. ‘서울지부 사무처장을 했던 사람이로구나.’ 했다. 무심코 고개를 돌렸다. 용철이가 저 뒤짝에 앙거있다. 바로 어저께 봤는디, ‘힘들게 올라왔겄구나.’ 했다. 기왕에 한 바쿠 휘휘 둘러봤다. 한 2,000 여명 왔능개비다.
대회 시작 선언을 헌다.
“지금으로부터 장애인교육지원법 제정과 교원평가 법제화 반대, 3불제도 법제화를 위한 전국교사대회를 여러분의 힘찬 박수와 함성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와아아아~~~!!!!”
이수호, 원영만, 장혱옥 지도자문 위원들을 소개헌다. 이어 정진화 위원장님이 구케의원 날라리 회관에 있어서 전화한 것을 엠피쓰링가 머싱가로 떴단다. 사람은 없고 목소리만 집회장 허공을 맴돈다.
“....긴박하고 중차대한 시기입니다. .... 지난 금요일부터 사흘째 장영달 국회의원실에서 점거농성 중입니다. 두 번의 새벽을 맞으면서 다짐을 해봅니다. .... 교육주체 결의를 모아 희망을 세웁시다.”
89년엔가, 90년엔가 돌아가신 윤영규 전위원장님도 그러셨다. 그 때 윤영규 전위원장님은 구속 중이셨다. 근디도 녹음을 어치고 해왔다. 몸은 차디찬 감옥에 계신디, 목소리는 여의도 둔치를 쩌렁쩌렁허니 울렸다. 그 때는 둔치에 모인 모든 조합원들이 울었다. ‘그래, 그때는 그랬다.’
사회자가 구호를 외친다.
“열린당, 한나라당, 노무현 없는 3불 세상 쟁취하자!”
“열린당, 한나라당, 노무현 없는 3불 세상 쟁취하자! 3불 세상 쟁취하자! 교.원.평.가, 저지, 투쟁, 승리, 투쟁!”
최화섭 선생님이 무대에 오른다. 올 초, 통일위 관련해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수감되었던 분이다. 공안 경찰, 검찰들이 보인 행태는 도저히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가더란다. 첨에는 겁도 났는디, 차차 괜찮아 지더란다. 이번 기회에 공안세력의 본질을 알았단다. 이제 우리의 반격만 남았단다. ‘허기사 멀쩡헌 사람들을 잡아 채가서 고문해각꼬 간첩으로 몰았던 놈들인디.... 그나이나 노무현 이 개만도 못헌 새끼는 박정희 닮아서 이 지랄이댜?’
사회자가 그런다. 전교조 교사 1만 5천 명이 서명한 이유도 있지만, 명일중하교 전교생이 친필로 쓴 탄원서도 큰 힘을 발휘했습니다.
“친북이라도 상관없습니다. 나는 최화섭 선생님을 존경합니다.”
한 여성동지가 무대에 오른다. 경기지부장이란다. 목소리가 영판 거시기허다.
“허세욱 동지는 효순이 미선이 넋을....(?)미군기지마다 자기 뼈를 묻어달라고 했답니다.”
그는 말을 꼭꼭 씹어서 내뱉는다.
“정치계 쒸레기, 교육계 쒸레기, 즉각 해체하라, 즉각 해체하라!”
교원평가를 발의했던 김희경 연구원이 교원평가는 교원들의 적극성, 자발성이 없으면 성공하기 어렵다고 했는디, 이 놈의 교육부는 점수허고 돈으로 꼬드겨서 밀어붙이고 있단다. 본고사 부활로 학원가는 날개를 달았단다. 광명시 고등학생들 중 떨어진 학교 학생들은 교복도 안 입는단다. 중학생 1,000여명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 나간단다.
“우리 지부장들이 땅 위에서 잠을 잔다고 해도 교원평가 법제화 절대 안 됩니다!”
‘그나 말 한번 시원시원허니 잘헌다, 잉, 잘혀!’
“노무현은 특수목적고등학교를 임기 중에 7개나 설립했습니다. 그 놈은 3불을 말할 자격이 없는 놈입니다!”
장애인 교육지원법 제정연대 의장이신 윤종술 님이 나선다. 28일째 단식농성하신 분 같지 않게 목소리가 카랑카랑허다.
“....국회의원 229명이 서명하고 1년이 지났는데도 국회에서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어쩌면 4월국회 통과가 쉽지만은 않을 듯합니다. 전교조 선생님들이 도와주십시오. 전교조 동지들이 도와주신다면 승리를 확신합니다. 만일 내일 중으로 법안소위 위원장이 선출되지 않는다면 다른 투쟁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선생님들, 장애 아이들을 한번 더 생각해주십시오.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
“교원평가 법제화를 즉각 중단하라!”
“교원평가 법제화를 즉각 중단하라! 즉각 중단하라! 교.원.평.가, 저지, 투쟁, 결사, 투쟁!”
“장애인 교육지원법 즉각 제정하라!”
“장애인 교육지원법 즉각 제정하라! 즉각 제정하라! 교,원,평,가, 저지, 투쟁, 결사, 투쟁!”
‘그래, 구호로만 그치지 말고 결사투쟁 해사 쓴디....그래도 이길똥 말똥 헌디....’<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