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에 대한 몇 가지 추억이 있어요.
(약간 눈을 위로 치켜 뜨고 목젖을 끓이듯이 울리면서)
영어에 대한 안좋은 추억 1.
진짜(?) 영어를 배워주기 위하여
우리말도 못하는데 영어 원어민에게 어린아이의 교육을 맡긴다구요?
그것도 밤새 줄을 서서 돈을 보따리로 바치면서...
영어 발음을 잘하기 위하여 혀를 수술했다구요?
아이들의 혀뿌리를 잘라 준다구요?
아, 한심한 인간의 생각이란,
아, 한심한 대한민국의 국민들이여.
배운 인간들일수록 이런 짓거리에는 더욱 더 광분하여 날뛰니...
(자, 이럴게 아니라. 흥분을 갈아 앉히고, 호흡을 가다듬고)
여러분, 영어 배워야지요.
아무렴, 배워야 하고 말고요.
세계의 공용어인 영어 "배워야"합니다.
"선천적으로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배워야 "해요.
그것으로 족합니다.
영어는 수단이요, 연장(tool)입니다.
충분하고도 넘쳐요.
한국인으로서 "영어"를 배우게 하는 겁니다.
"미국인"을 만드는 것 아니예요.
그리고 "영어",
그것 언어소통수단 그 이상의 아무것도 아니예요.
무뚝뚝한 야만어인 게르만어(독일어)의 몸통에
(하긴 우리말을 포함하여 모든 언어는 애초에는 야만어이었지만서두)
북구어와 앵글로색슨어 조금, 켈트어 조금, 라틴어 조금, 프랑스어 조금
이것 저것 뒤섞은 잡동사니, 시골구석의 방언이,
영국과 미국의 국력신장에 따라 세계어로 팔자 바꾼 것이
바로 영어예요.
그런데 어쩌다(아니 아닌 척하면서 기를 쓰고) 영어단어 섞어쓰면 유식한 것 같고
무언가 잘 아는 것 같은 군상들.
영어만 할 줄 알면 대한민국에서는 "절대로" 굶어 죽지 않는다면서요?
(골빈 그러나 예쁜) 젊은 여자들이 줄을 서 있다면서요?
(이런 말과 글을 스스럼없이 내뱉는 외국인을 통하여 알게 되었어요.)
첫번 째 좋지않은 추억입니다.
(제발 추억으로 끝났으면 좋겠어요.)
영어에 대한 황당한 추억 2.
필자가 런던에 출장을 갔습니다.
식사를 하다가 (먹는 것을 보니 연상작용에 의해)
어쩌다 굴(oyster)에 대하여 이야기를 꺼냈지요.
그런데 이 무식한(?) 영국인 oyster를 못알아 듣는겁니다.
그래서 "... a kind of clam ..." 어쩌고 설명을 해도 잘 몰라요.
평생 굴을 못먹어 봤나???
다시 더 열을 내어...
달이름에 January나 February와 같이 "r"자가 들어가는 달에는
먹고, 못먹고 어쩌고 한참을 줏어 넘기니까.
그제서야 "Ah, Oyster!!!" 합니다.
(이런 능청을 보았나...)
그런데 그 뒤에 아무리 주의해서 그의 말을 다시 들어도 내 발음과 같은데???.
그래요, 한국인인 필자는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필자는 그래도 영어를 "한국인"으로서는 꽤 합니다)
원어민이 못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그거 억지로 원어민 같이 말하려고 노력하는 것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물론 위의 대화는 그 뒤 아무런 문제없이 잘 진행되었지요.
참고: 영국의 발음은 같은 단어라도 미국과 많이 다른 것이 있습니다.
심지어 미국인도 얼핏 잘못 알아듣고 고개를 갸우뚱 하는 것이 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별도의 주제와 글로)
영어에 대한 웃기는 추억 3.
필자는 런던에서 공부를 하였습니다.
같이 공부하던 친구 중에 독일학생이 하나 있었지요.
(요한슨, 알리, 야지드, 이브라힘, 모한, 챠오빙, 지핑 ... 지금은 어떤지
석고상같이 곱던 그리스 여학생, 멋진 글래머의 포르투갈 여학생
여학생 이름만은 생각안나네요. 믿어주세요.
대부분은 지구 저 쪽 반대편에 있겠지만... 지금은 자고 있겠지만...)
한국 이야기를 하다가 무심코 감(persimmon)이 먹고 싶다고 했지요.
말랑말랑한 한국의 연시, 달콤한 물많은 한국의 배(pear)
한국 떠난지 몇년이나 되어 얼마나 먹고싶던지...
(꿀~걱~ 이런, 지금도 침이 넘어가네)
그런데 이 친구 감이라는 과일을 모르는 거예요.
감에 대한 감(感)을 전혀 못잡는 겁니다.
orange yellowish soft sweet ... (이후에도 몇 개의 형용사가 더 계속 됨: 생략)
fruits harvested in the autumn 어쩌고 해도
전혀 모릅니다. (아니 세상에...)
흥분한 필자.
사전을 가져다 보여 주는데,
(아차, 그림도 없는 조그만 사전이네요.)
사전의 설명을 보고도 잘 몰라요.
외계인???
독일에는 감도 없나???
다음날 필자는 수퍼마켓에가서 당장 감을 하나 사왔습니다.
물론 연시는 없고 다행히 이스라엘산 단감을 하나 구했지요.
그런데 한 입 먹어 본 이 친구 왈.
"배보다도 맛이 없다"나요...
참고, 영국의 배는 우리나라 조롱박같이 생겼는데
너무 맛이 없어서 익어도 따지를 않고
까마귀밥이 되도록 나무에 그냥 놓아둔답니다.
(까치가 아니예요. 영국에서 까마귀는 영리한 새로 귀여움을 받습니다)
그 뒤 며칠동안, 필자는 이 친구를 만나도 인사를 안했답니다. (믿거나 말거나)
또 하나 덤으로 얹어주는 이야기.
영국의 Sainsbury(수퍼마켓)에서 겪은 황당이야기.
필자가 위에서 배가 먹고 싶다고 했지요?
그런데 이게 웬일? 센즈베리에 배가 있네요. 얼른 샀지요.
집에 와서 짐을 풀기도 전에, 얼른 한 입 베어 물었는데,
"?????"
이런 배가 아니고 사과네요...
황당해서 다시 들여다 보아도 무늬는 분명 배인데...
약간 거무튀튀한듯한 미세한 점이 얼핏얼핏 보이는 똥(?) 색깔의...
아, 이런 이역만리 타관에 와서 배같은 사과한테 까지도 농락을 당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