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묵상하며
천국의 여행계획
아버지여 내게 주신 자도 나 있는 곳에 나와 함께 있어 아버지께서 창세 전부터 나를 사랑하시므로 내게 주신 나의 영광을 그들로 보게 하시기를 원하옵나이다 -요 17:24 -
저는 올해에 결혼 50주년 기념에는 3년이 모자랐지만, 자녀들의 권고로 기념행사를 앞당겨 알래스카를 여행하고 왔습니다. 한반도의 16배가 넘는 땅에 인구는 64만밖에 살지 않으며 사람이 밟은 땅보다 태고 때부터 신이 주신 땅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는 지상 최후의 개척지를 가 본 셈입니다.
평소 여행 전에 하던 버릇대로 인터넷을 뒤져서 알래스카를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짧은 기간에 어디를 가고 무엇을 보느냐 하는 것은 여행에서 필수적인 요점 정리입니다. 도서관에서 비디오테이프, DVD, 알래스카의 역사책 등을 빌려서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남북전쟁 직후 앤드루 존슨(Andrew Johnson) 대통령 때 국무장관으로 있던 수어드(William H. Seward)가 단돈 720만 불(72억)에 1867년 러시아에서 알래스카 땅을 산 것을 정확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 그는 미 국민에게 얼음 상자(Seward's icebox)를 샀다고 놀림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곳은 처음부터 모피와 해산물이 풍성했을 뿐 아니라 연어는 미국 제1위의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뒤 1880년부터 금광이 발견되기 시작하고 1893년에는 지금의 페어뱅크스 지역의 유콘강 변에 최대 금 매장량을 찾았으며 구리와 철 같은 지하자원도 풍부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뿐 아니라 1968년에는 북극해에 있는 프루도 만(Prudhoe Bay)에서 유전이 발견되고 오랫동안 송유관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가 1972년 유류파동이 일어나자 바로 서둘러 1974년에 착공하여 1977년에 1,300km의 송유관을 완성한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관광 붐도 일어나 공기 좋고 땅 넓은 곳에 크루즈 여행, 빙하 관광, 골프 여행, 스키 여행, 북극 지역의 천연 노천 온천에서 오로라 관광 등이 붐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렇게 철저히 정보를 수집한 후 현지 여행사와 접촉을 하였습니다. 눈 없는 계절이 4개월도 되지 않은 곳을 승용차를 빌려 여행하기가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결과는 환상적인 좋은 여행이었습니다. 그러나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집안 문을 열고 들어서자 지금까지는 나그네 생활이었으며 이곳이 내 고향이고 내가 머물 집이라는 안도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경치를 보고 다닐지라도 짐을 들고 다니고 있는 동안은 떠돌이 삶이며 목적지에 가도 그곳이 종착역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내 고향 내 집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그렇게 편한 곳입니다. 그러면서 하늘나라에 가면 이런 안식의 느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그동안 많은 여행계획을 세웠지만, 하늘나라로 가는 여행계획은 한 번도 세워본 일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천국에는 언제 가겠다고 정확한 날짜를 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목요일에 갔으면 좋겠다고 소원할 수는 있습니다. 또 그런 시기에 불러 주시리라 믿습니다. 그곳은 하나님의 영광을 함께 누리는 곳입니다. (2006.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