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도 노벨 문학상에 스웨덴의 국민시인 ‘/’(80)
* 15년 만에 시인 수상자 배출
(1996년 폴란드 시인 비슬라바 쉼보르스카(88) 수상 이후)

1931년 스웨덴 스톡홀름 출생 성장, 1956년 스톡홀름 대학 심리학 전공
1954년 시집 '세븐틴 포엄스(Seventeen Poems)'로 데뷔,
독일 페트라르카 문학상, 미국 노이스타드 국제문학상 등 수상,
대표작: '창문과 돌(1996)', '발틱(1974)' 등, 한국어번역판으로 '기억이 나를 본다'(2004)가 있음.
노벨상위원회의 시평: "압축되고 반투명한 이미지를 통해 현실에 대한 신선한 접근을 하게 해줬다" 상금은 1000만 크로나(약 17억2200만원).
-서울=뉴시스 기사 요약
시의 특징:
경제성과 구체성, 그리고 신랄한 비유로 특징지어진다. 그의 시작 방향이 "훨씬 더 작은 형식과 더 높은 수준의 집중"으로 옮겨졌다. 그는 또 이미지 묘사에 능하면서 메타포를 활용해 세계를 견고하게 파고드는 힘을 보여주는 작가이다." -스웨덴 한림원
그의 시는 은유와 심상(心像)이 풍부하고, 일상과 자연으로부터 간결한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의 내면을 관조하는 시작(詩作) 스타일에 대해 문학 전문지 '퍼블리셔스 위클리'는 "신비적이고 융통성이 풍부하면서도 슬프다"고 표현했다.
"인간 심리의 신비에 대한 초현실적인" 작품 세계를 구성했다. -AFP통신
"그는 특히 스칸디나비아 특유의 자연환경에 대한 깊은 성찰과 명상을 통해 삶의 본질을 통찰하며 서구 현대시의 새 길을 연 것으로 평가된다. 그의 작품 안에서 스웨덴의 자연은 정치적 다툼보다 북극의 얼음이 해빙하고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포용과 화해의 공간으로 그려진다.....서울대 영문과 김성곤 교수는 "트란스트뢰메르는 결코 서두르는 법 없이 차분하고 조용하게 또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는 시인" 이라 평했다. "고요한 깊이의 시, 혹은 '침묵과 심연의 시'를 생산하는 작가"라는 것이다. 그는 모두 11권의 시집을 냈다. 하지만 시집들에 실린 총 편수가 200편 정도다. 1년에 너댓 편 저오의 시를 쓰는 '과묵한 시인'인 셈이다. 그는 90년 뇌졸증으로 쓰러진 후 언어장애를 겪어왔다. 그러나 6년 만에 낸 시집 <슬픔의 곤돌라>가 3만 부나 팔리며 국민적 인기를 확인했다. -중앙일보 (2011. 10. 7)
스칸디나비아 지역에서 그는 생존해 있는 시인 중 가장 유명한 사람 중 한 명으로, 혹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 지역 문단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가로 지목되고 있다. ...장애인과 범죄자, 마약 중독자들을 위한 활동을 시작과 병행했다.
이에 대해 AFP는 심리학도인 트란스트뢰메르가 더 좋은 세상을 위해 꾸준히 적극적인 헌신을 해 왔다고 평가했다. 페테르 엥글룬드 한림원 종신 서기는 트란스트뢰메르가 "역사와 기억, 자연, 죽음 같은 중대한 질문에 대해 집필했다"며 그가 23세 때부터 작품을 선보인 점을 감안하면 "작품 수는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트란스트뢰메르는 1950년대부터 미국 시인 로버트 블라이와 교우 관계를 이어 왔고, 블라이는 트란스트뢰메르 작품의 대부분을 영어로 번역했다. 그는 올해를 비롯해 최근 몇년간 노벨 문학상 수상 후보로 거론되다가 끝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문학계와 베팅사이트 등에서는 시리아 시인 아도니스와 알제리의 아시아 제바르 등이 노벨 문학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점친 바 있다.
우리나라의 고은 시인과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도 수상 가능성이 있는 작가들에 거론됐지만 결국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시상식은 오는 12월 10일 열리고, 수상자인 트란스트뢰메르에게는 상금으로 1천만크로네(약 17억원)가 지급된다. -연합뉴스
[작품 엿보기]
기억이 나를 본다
Memories Look at Me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 이경수 역
Tomas Transtromer
유월의 어느 아침, 일어나기엔 너무이르고
다시 잠들기엔 너무 늦은 때,
밖에 나가야겠다, 녹음이
기억으로 무성하다, 눈뜨고 나를 따라오는 기억,
보이지 않고, 완전히 배경 속으로
녹아드는, 완벽한 카멜레온
새소리가 귀먹게 할 지경이지만,
너무나 가까이 있는 기억의 숨소리가 들린다.
-나나님의 블로그에서
[시평] 꿈꾸는 방랑자들을 위한 시
스웨덴의 국민시인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는 스칸디나비아 특유의 자연완경에 대한 깊은 성찰과 명상을 통해 삶의 본질을 통찰함으로써 서구 현대시의 새로운 길을 열엇다. 그는 정치적 다춤의 지역보단즌 북극의 얼음이 해빙하는 곳, 또는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화해와 포용의 지역으로 독자들을 데리고 간다. 그리고 북구의 투명한 얼믕과 끝없는 심연과 영원한 침묵 속에서 시인은 세상을 관조하며 우리 모두가 공감하는 보편적 우주를 창조해낸다.
트란스트뢰메르가 보는 이 세상은 '미완의 천국'이다. 낙원을 만드는 것은 결국 시인과 독자들, 자연과 문명, 그리고 모든 이분법적 대립구조들 사이의 화해와 조화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노밸상 수상후보이자 스웨덴을 대표하는 트란스트뢰메르 시집의 국내 출간은 경하할 만한 일이다. 이 세상의 끝, 등 푸른 물고기들이 뛰노는 베링 해협이 산출한 시를 통해 한국 독자들은 미지의 세계로 지적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이다. 시를 읽는 사람들은 모두 꿈꾸는 방랑자들이기에.
-김성곤 (문학평론가 / 서울대 영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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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트란스트뢰메르
깨어남은 꿈으로부터의 낙하산 강하,
숨막히는 소용돌이에서 자유를 얻은 여행자는
아침의 녹색 지대 쪽으로 하강한다.
사물들이 확 불붙는다. 퍼덕이는 종달새의 시점에서
여행자는 나무들의 거대한 뿌리 체계를,
지하의 샹들리에 가지들을 본다.
그러나 땅 위엔 녹음,
열대성 홍수를 이룬 초목들이 팔을 치켜들고
보이지 않는 펌프의 박자에 귀 기울인다.
여행자는 여름 쪽으로 하강하고,
여름의 눈부신 분화구 속으로 낙하하고,
태양의 터빈 아래 떨고 있는
습기 찬 녹색 지대들의 수갱(竪坑) 속으로 낙하한다.
시간의 눈 깜빡임을 관통하는
수직 낙하 여행이 이제 멈추고,
날개가 펼쳐져
밀려드는 파도 위 물수리의 미끄러짐이 된다.
청동기시대 트럼펫의
무법의 선율이
바닥없는 심연 위에 부동(不動)으로 걸려 있다.
햇볕에 따스해진 돌을 손이 움켜잡듯,
하루의 처음 몇 시간 동안 의식은 세계를 움켜잡을 수 있다.
여행자가 나무 아래 서 있다.
죽음의 소용돌이를 통과하는 돌진 후,
빛의 거대한 낙하산이 여행자의 머리 위로 펼쳐질 것인가?
-경향신문 관련기사(2011. 10. 6)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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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란스트뢰메르가 말하는 '나의 시'
"나의 시는 형식면에서 점점 단순해져 왔다. 스물세 살 때 나온 첫 시집에 오히려 복잡한 표현이 더 많이 사용됐다. 하지만 내용면에선 정반대였다. 초기작이 유년기 자연 등을 읊었다면, (경험의 폭이 커진) 후기작은 인생, 사회 같은 좀더 복잡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나는 2차 세계대전과 함께 성장기를 보냈다. 스웨덴은 중립국이기에 국제적으로 고립됐었다. 어린 나에겐 충격이었다. 어려서부터 (비판적인) 신문을 자주 읽었고, 마치 어린 교수처럼 행동했다. ...운이 좋게도 스웨덴어를 이해하는 시인들이 내 시를 번역했다. 다른 많은 스웨덴 시인들은 그런 기회를 얻지 못했다. 스웨덴어 같은 소수 언어의 경우 해당 시를 충분히 이해하는 번역가는 드물기 때문이다."
-중앙일보 (2011. 10.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