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과 집중 사이에서
같은 음악이라도 라이브로 듣는 것과 CD로 듣는 것은 차이가 크다. 라이브 음악의 매력은 같은 노래도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는 데 있다. 공부를 음악에 비유하면, 교실은 오페라 하우스는 아니더라도 다양한 음악이 울려 퍼지는 연주홀 정도는 되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 대부분의 교실에서는 언제나 똑같은 공부가 녹음 테이프처럼 돌아갈 뿐이다. 반복되는 소리는 자장가가 되고 두뇌는 잠에 빠져든다.
학교든 학원이든 수업을 재미있게 진행하는 선생님이 인기다. 다른 시간에는 졸기만 하던 학생들도 그 선생님 시간만 되면 똘망똘망한 눈으로 수업을 듣는다. 실제로 인기 강사들은 다양한 제스처나 언변을 동원해 수업을 재미있게 이끌어가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학원가에는 ‘튀어야 산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학생들 대부분은 강사의 실력이나 강의 수준보다는 지루하지 않게 배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커다란 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새로운 것, 내가 알지 못했던 것을 배워서 익히는 것이 공부의 참모습이다. 새로움을 찾아가는 과정, 라이브 음악처럼 느껴지는 공부가 지겨울 수 있겠는가? 변화가 있으면 흥미를 가지게 된다. 공부 자체가 지겨운 것이 아니라 변화 없는 공부가 지겨운 것이다. 변화는 새로움을 의미한다. 새로운 것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두뇌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