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만 관객을 넘어선, 영화 <아저씨>를 본 사람들은 모두 원빈을 칭송한다.
봉준호 감독의 <마더>를 통해 연기력이 일취월장 했다느니, 21세기형 액션배우라느니 칭찬 일색이다.
배우 원빈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그의 연기는 별로 는 것이 없다.
<마더>의 자폐아 연기도 그렇고 <아저씨>의 특수부대 요원 연기도 과거 TV 시절과
달라진 것은 없다.
원빈이라는 배우는 태생적으로 발성과 표정연기에 하자가 있다.
<마더>에서의 원빈은 본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어눌하고 부정확한 발음에 약간의 캐릭터 연구로
자폐아 연기를 했을 뿐이다. 연기의 발전, 연기 영역의 변화라고 하기에는 무리다.
<아저씨>를 자세히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아저씨>는 원빈 One Top 주연이다. 그러나 원빈의 대사는 웬만한 영화 조연보다 많지 않다.
아마도 이 정도 영화의 단독주연이 이렇게 적은 대사를 한 것은 한국영화 100년 작품 동안 드물
것이다.
액션을 표방하는 영화에서 주연 배우의 연기는 액션영화 분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연기의 잘하고 못하고 보다는
배우의 비쥬얼이 먼저인 경우가 많다.
아주 말도 안 되는 연기자는 쓰지 않기에 티켓 파워가 있는 연기자와 액션의 볼거리를 결합하는 것이 보통의 경우이다.
러셀 크로우, 니콜라스 케이지, 브루스 윌리스, 맷 데이먼 주연의 액션 영화들이 모두 그러하다.
이들이 주연한 영화의 공통점은 티켓 파워의 One Top 연기자, 잘 만든 시나리오, 액션의 차별화 등이다.
이정범 감독은 <아저씨>에서 원빈의 부족한 부분은 감추고자 주인공의 대사는 최소한으로 하고,
그의 강점인 비쥬얼과 액션을 절묘하게 섞는 방법을 선택한다.
사실, <아저씨>는 허술한 내러티브를 <본 슈프리머시>의 제이슨 본 액션으로 커버한 영화이다.
전직 특수부대 출신 전당포 아저씨와 마약에 찌든 스트립 걸 딸인 여자 아이의 관계는 <레옹>만큼 신선하지 않고,
둘 사이의 교감도 그리 설득력과 감동이 없다.
여자 아이의 대사는 너무 작위적이고 아저씨 원빈도 ‘그 정도 관계인데 목숨 걸고 구출하나’라는 물음에 답할 미장센을
영화 속에서 보여주지 못한다.
이러한 부족한 부분은 차분하고 절제된 액션으로 영화 내내 관객을 이끌어 간다.
<아저씨>의 장점은 액션이 붕 떠있지 않고 요란스럽지 않으며 깔끔하다는 것에 있다.
보통 이 정도의 액션영화에서는 화려한 액션을 위해 악세사리를 차용하기 마련인데 <아저씨>는
피아노 와이어 줄을 언제 사용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액션을 관객에게 툭 툭 던져 버린다.
이정범 감독은 전작 <열혈남아 2006 설경구, 조한선, 나문희>에서의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전체적 액션의 수위 조절에 공을 들인 흔적이 보인다.
<열혈남아>의 배우는 모두 UP 되어 있었다.
붕 붕 떠 있는 영화전체의 감정이 액션과 인물 상관관계의 몰입을 방해했다.
반면, <아저씨>는 신파적 출발이지만 그 신파를 차분하고 절제된 액션으로 일정 부분 커버한다.
만일 원빈이 과거 임무수행 중 죽은 아내를 못 잊어 ‘외상후스트레스장애’ 현상으로 괴로워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거나 여자 아이의 엄마와의 러브라인을 깔았다면 영화는 산만해졌을 것이다.
<아저씨>는 관객에게 딱 두 가지만 보라고 간단명료하게 요구한다.
“원빈 멋있잖아, 액션 죽이잖아” 이다.
따라서 <레옹>의 게리 올드만 같은 원빈의 상대 악역이 없다.
악역은 고만고만한 나열형이고 무게있는 상대는 없다.
그냥 원빈과 그가 펼치는 액션, 두 가지로 간 것이다.
그 동안 붕붕 떠다니는 액션은 한국액션영화의 문제였다.
관객은 가만히 앉아서 차분하게 보고 있는데, 관객은 아직 주인공과 같이 붕 붕 떠다닐 준비가
안 되어 있는데 영화만이 혼자 열 받아 치뛰고 날라 다니는 한국액션영화를 우리는 많이 경험했다.
대표적 영화가 <짝패>이다. 정두홍이라는 최고의 무술감독이 만든 액션은 화려하고 아크로바틱하나 그걸로 끝이다.
반면 좋은 액션영화는 절제되고 차분하며 액션의 수위를 조절할 줄 안다.
중국영화를 예로 든다면 <와호장룡>같은 영화이다.
아무데서나 날라 다니지 않으며 싸움을 할 때는 관객에게 명분을 제공한다.
이 영화에서 양자경과 장쯔이의 결투는 액션영화 장면의 백미이다.
영화 <아저씨>는 <레옹> <본 슈프리머시>의 탄탄한 시나리오와 몰입은 아니지만 액션은
칭찬할만한 영화이다.
蛇足) 1. 여자 아이를 납치한 악역에게 원빈이 하는 말 “소미(여자 아이)를 찿아도 너희 둘은 죽는다.”
납치범한테 할 소리인가?
2. Richard 님께
마악 조제공장 장면이 어디서 많이 본 곳이라 눈여겨보니 논현동 가구거리 임학성 형님의 <본 라이브> 옆이네요.
엉아가 항상 주차하던 ‘로마가구’ 간판이 보이네요. ㅎ ㅎ
첫댓글 아자씨에 나오는 원빈.. 긴머리의 말없는 원빈 그래도 멋지긴 해요~~^^
원빈 ! 멋지지요. 열심히 노력하는 자세도 좋구요. 영화에 대한 평론적 입장과는 별도로 괜찮은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고향도 강원도이구..,ㅎㅎ
지호락님 덕분에 아저씨 보게 됐습니다.
원빈님은 원래 한류열풍의 첫 주자지요. 원빈때문에 한류열풍이 시작되었다해도 과언이 아닐정도지요.
전 지호락님 말씀처럼 발성에 문제는 처음 듣지만 그래도 원빈 너무나 멋진 배우입니다. 오늘 아저씨 봐야겠네요.
하나또하나님 ! 안녕하세요.. 영화 꼭 보세요. 원빈이라는 배우의 매력을 십분 살린 영화입니다. 아마 이 영화가 일본에서 개봉되면 원빈의 지명도가 한층 업그레이드 될 것 같습니다.
좀 잔인해요 영화가... 초반에 원빈이 멋지긴 한데.... 전 잔인한 장면 나오는거 넘 싫어하거든요~~
아니 짜식들이 거기서 영화를 찍을 거였으면 나한테 얘기를 좀 하지... 공짜로 엑스트라 해 줄 용의가 아주 많았는데... 쩝
ㅎㅎ 엉아야 ! 영화보면서 나도 깜짝 놀랬다는.... 그 시절이 벌써 5년 전이라는....
지호락님의 뽀사시한 피부가 요즘같이 맑고 높은 가을하늘이 보이면 보고싶다는걸
ㅎㅎ. 호락이가요 요새 뽀샤시가 아니라 거므틱틱이걸랑요.... 잘 지내시죠?
멋진 분석력, ... 애호가들이 보면서 즐길 포인트를 정확하게 제시하는 듯,
요거는 스크린으로 꼭 봐야하는데...
요즘 전화도 서로 뜸 했습니다요? 어찌 지내시는지요? 다음 볼 영화로 <방가 방가>를 정했는데 그림비 님도 서울에서 함 보시지요...
아직 못 봤는데 우체국장님 얘기로는 원빈만 봐도 눈이 션해 진다는데요
눈은 션해집니다. 액션을 전면에 깔고 가는 영화가 별 볼일이 없는데 <아저씨>는 액션만 떼어 놓고 보면 잘 만든 작품입니다.
식스 팩의 결정판! 올바른 지적에 혜안이십니다. ㅎㅎ 지난 2일 이명세 감독과 소주를 곁들이며 내내 <아저씨>얘기를 하였는데 엿들으신 모양이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