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활 제3주일 강론 : 부활의 목격증인(루카 24,35-48) >(4.14.일)
* 오늘 복음에는 예수님의 부활증인들이 등장합니다. 대자연, 양심, 세상만물 안에서 예수님을 발견하며 살아갈 수 있는 은총을 청하면서 오늘 미사를 봉헌합시다!
(cf) “엠마우스” 노래 : 서산에 노을이 고우나, 누리는 어둠에 잠겼사오니, 우리와 함께 주여 드시어, 이 밤을 쉬어 가시옵소서./ 주님의 길만을 재촉하시면 어느 세월에 또 뵈오리이까? 누추한 집이나 따스하오니, 이 밤을 쉬어 가시옵소서. 이 밤을 쉬어 가시옵소서.
1. 요즘 날씨가 참 좋아서 자전거를 자주 타고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나서기 전에 물과 간식을 챙겨 작은 배낭에 넣어 메고, 얼굴 안 타게 얼굴 복면과 썬글라스, 헬멧을 씁니다.
방천길을 주로 달리는데, 시간이 충분하면 대구가톨릭대학교 하양캠퍼스나 불로시장까지 가고, 시간이 넉넉하지 않으면 1시간 반 정도 타다가 돌아옵니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가 보이는 대자연이 너무 사랑스럽고, 창조주 하느님을 찬미하는 마음이 저절로 생겨납니다.
지난 4월 9일(화) 수원교구 성지순례 때 손골성지, 수리산성지, 수원성지, 은이성지, 골배 마실 성지, 단내 성가정 성지에 들렀는데, 여러 가지 부활 체험이 있었습니다.
1) 수원성지를 빠져나오면서 길을 잘못 들어 시장 길이 너무 좁아 앞으로도 뒤로도 가기가 힘들어 버스 기사가 당혹스러워하는데, 갑자기 장애인 수호천사가 나타나 바리케이트 들어주는 덕분에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를 도와주기로 미리 약속한 것도 아니었는데, 아주 신기하고 놀라웠습니다. 도와주신 분께 감사해서 짱구 과자 1봉지를 주었습니다.
2) 은이성지에는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이 사제서품을 받은, 중국 김가항 성당이 복원되어 있었습니다. 봉헌날짜는 2016년 9월 24일입니다. 성지에 연락하지 않고 갔었는데, 우연히 만난 이정숙 글라라 성지해설사에게 잠깐 해설을 부탁했더니, 버스에 올라와 안내해주셔서 감사의 선물로 떡, 천혜향, 버터쿠키를 드렸습니다.
3) 또 다른 차들과 오토바이가 갑자기 끼어들어 교통사고 날 뻔했지만, 하느님 도우심으로 본당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2. 우리가 현재 맡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일에 너무 치우치지 않고, 주위 사람도 돌아보며 살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인생이 풍요로워지지 않습니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게 참 많겠지만, 모든 것을 갖고 있어도 행복과 사랑이 거저 오지 않습니다.
아파트 평수 넓히는 데 애쓴 50대 여자가 말기 암으로 고생하며, 이제 좀 살만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죽음이 눈앞에 닥쳤다고 억울해하는 얘기를 들으면, 과연 무엇이 인생의 가치를 가늠하는지, 또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묵상하게 됩니다.
어떤 유명한 철학교수의 강의시간에 있었던 일입니다. 수업이 시작되자 교수는 책 대신 커다란 플라스틱 통을 교탁 위에 올려놨습니다. 갑작스런 상황에 학생들이 수군거렸습니다. 교수는 투명한 통에 탁구공들로 채운 후 물었습니다. “다 찼습니까?” 학생들이 그렇다고 대답하자, 작은 자갈을 쏟아 부은 후, 다 찼느냐고 묻자, 학생들은 또 그렇다고 대답했고, 모래를 붓고 똑같이 물었습니다. 같은 대답이 나오자 마지막으로 홍차 한 잔을 통에 쏟아부었습니다. 홍차가 모래틈으로 스며들자, 교수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이 통은 여러분의 인생이고, 탁구공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 가족, 건강, 믿음, 친구입니다. 여러분 인생에서 다른 것들이 전부 사라지고, 이것만 남는다고 해도 여러분의 인생은 꽉 차 있을 겁니다. 자갈은 일, 취미, 차, 집입니다. 또 모래는 그 외의 자질구레한 일들이죠. 만약 모래를 먼저 통 속에 넣었다면 탁구공도, 자갈도 들어갈 수 없었을 것입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 동안 자질구레한 일만 하면 정말로 중요한 것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순서를 정해야 합니다.
오늘부터 가족들과 식사하고 대화를 나누세요. 사랑하는 친구들과 즐거운 만남의 시간을 갖고, 열심히 운동하면서 건강을 돌보십시오. 그리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취미생활을 가진다면 여러분의 삶은 분명 윤택해질 겁니다.”
한 여학생이 홍차의 의미를 묻자, 교수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그것은 여유입니다. 아무리 바빠도 따뜻한 차 한 잔 마실 여유는 있어야 합니다.”
3. 오래전에 어떤 자매와 상담했었는데, 그 자매는 남편도, 재산도, 자녀들도 각자 알아서 하고 걱정 없을 것 같은 가정인데, 가끔씩 자다가 일어나 운다고 했습니다. 가슴이 텅 빈 것처럼 공허하다고 했습니다. 저도 모친을 잃고 나서 그 마음을 확실히 이해했습니다.
그 자매나 저나 여러분이나 이렇게 된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를 행복하게 해준 사랑은 천지창조 때부터 있었지만 원죄 때문에 사랑이 떠났고, 우리 안에 ‘공허함’이라는 공간이 생겼습니다. 그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것은 돈과 쾌락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뿐입니다. 또한 인간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신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은 부활 후 맨 먼저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그 다음은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에게, 세 번째로는 일곱 제자에게 나타나셔서 고기잡이 기적을 보여주셨고, 그들과 아침을 드셨습니다. 또 예수님은 시몬 베드로에게 당신을 정말 사랑하는지를 세 번이나 확인하신 후 교회를 맡기셨습니다. 하느님을 최우선으로 두고, 하느님과 교회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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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유머 : 예수 부활(경상도 할머니 3명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한 할머니가 "예수가 죽었단다."라고 하니까, 다른 할머니가 "와 죽었다 카드노?"라고 물었습니다. "못에 찔려 죽었다 안 카나!"
"어이구, 머리 풀어 헤치고 다닐 때 알아봤다!"
(그때 암말 없던 할머니가) "예수가 누고?" "몰라, 우리 며늘아가 아부지 아부지 캐쌌는 거 보이, 사돈 어른인 갑지. 뭐!"
그러자 또 다른 할머니가 물었습니다. "그래, 문상은 갔더나?" "아니 안 갔다." "왜 안 갔노?" "갈라 캤디만, 사흘만에 살아나따 카드라!"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