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Mad Max: Fury Road)
최용현(수필가)
핵전쟁으로 인해 생명체가 거의 절멸한 22세기, 가까스로 살아남은 인간들은 바위산 시타델에서 물과 기름을 독점하고 구세주 행세를 하는 임모탄(휴 키스 번 扮)의 압제 하에서 살아가고 있다. 경찰관 출신 맥스(톰 하디 扮)는 아내와 딸을 잃고 황량한 사막에서 떠돌이생활을 하다가 임모탄의 부하들에게 납치되어 시타델로 끌려간다.
임모탄은 기동대의 대장 퓨리오사(샤를리즈 테론 扮)에게 전투트럭에 유조탱크를 달고 무기농장과 가스타운에 가서 무기와 가솔린을 실어오라고 지시한다. 어릴 때 임모탄에게 납치되어 이곳에 끌려온 퓨리오사는 전투트럭을 운전하는 기회를 틈타 임모탄으로부터 아이 낳는 도구 취급을 받아온 그의 아내 5명을 유조차에 숨기고 어릴 때 살던 고향인 녹색의 땅으로 탈출을 감행한다.
퓨리오사가 도망친 것을 알게 된 임모탄은 여러 특수차량을 동원하여 추격에 나서고, 그에게 세뇌된 암환자 눅스(니콜라스 홀트 扮)는 싸우다 죽어서 전사자의 천국인 발할라에 가겠다며 추격대에 자원한다. 눅스는 노예인 맥스의 입을 쇠창살로 봉하고 팔을 쇠사슬로 묶어서 자신의 팔에 연결하여 특수차에 세운 기둥에 그를 묶는다. 혈액형이 O형인 맥스는 눅스와 부상병들에게 혈액을 공급하는 피 주머니 역할을 하게 된다.
맥스가 탄 차는 거대한 모래폭풍을 통과하다가 모래 속에 반쯤 파묻힌다. 모래를 헤치고 나온 맥스와 늦게 깨어난 눅스는 전투트럭에 있는 물로 몸에 묻은 모래를 씻어내고 있는 퓨리오사와 다섯 여인들을 제압하고 전투트럭을 탈취한다. 맥스는 눅스와 연결된 쇠사슬을 끊어내고 혼자 차를 타고 달아나지만, 퓨리오사가 설정해놓은 도난방지장치 때문에 얼마 못가서 차가 멈춰 선다.
임모탄의 추격대에다 무기농장과 가스타운의 부대까지 뒤쫓아 오자, 맥스는 퓨리오사 일행을 다시 전투차량에 태운다. 한 팀이 된 맥스와 퓨리오사는 협곡을 지나갈 때 바위 라이더들이 공격해오지만, 총격전 끝에 이들을 물리친다. 이때 유조탱크 밑에 숨어 있던 임모탄의 골수추종자 눅스는 임모탄의 아내들로부터 임모탄의 총알받이라는 야유를 듣고 차차 변심하게 되는데….
거대한 바퀴를 단 트럭으로 갈아탄 임모탄이 따라오면서 총을 겨누지만, 만삭의 아내 스플렌디드가 전투트럭의 차문을 열고 몸뚱이를 보이자 차마 쏘지 못한다. 이때 차문이 바위에 부딪치면서 스플렌디드가 땅바닥에 떨어지는데, 임모탄이 그녀를 차에 싣는다. 밤이 되고, 피아(彼我)의 차들은 안개 낀 늪지대에서 발이 묶인다. 임모탄은 죽어가는 스플렌디드의 몸에서 아기를 꺼내라고 생체기술자에게 지시하는데, 꺼내보니 아기는 이미 숨져있었다.
다시 출발한 퓨리오사 일행은 사지(四肢)를 장대에 의지한 채 늪지대를 걷는 괴상한 사람들 옆을 지나간다. 도와달라는 알몸 여성의 소리를 들은 퓨리오사는 차를 세우고 사람들을 만나는데, 그곳이 바로 자신이 가고자 했던 고향, 녹색의 땅이었다. 고향사람들은 물과 토지가 오염된 탓에 농사를 지을 수가 없어서 굶주리고 있었다. 퓨리오사는 주저앉아 오열한다.
소금사막을 지나서 더 가보려고 하던 퓨리오사는 ‘물이 있고 농작물이 풍부한 시타델로 돌아가자. 그곳엔 지금 노약자들만 있다.’고 하는 맥스의 의견을 좇아 눅스와 고향사람들을 전투차량에 태우고 다시 시타델로 향한다. 가는 길에 임모탄의 추격대와 마주치자, 이들은 총탄과 화염, 작살이 난무하는 마지막 전투를 벌인다.
맥스와 눅스, 고향사람들은 합심하여 임모탄의 추격대, 무기농장과 가스타운의 부대를 괴멸시키고, 퓨리오사는 임모탄을 죽인다. 눅스의 희생으로 협곡을 무사히 통과한 이들은 마침내 시타델에 입성한다. 이때 퓨리오사는 심각한 부상을 당하는데, 맥스는 퓨리오사에게 직접 수혈을 해주며 간호를 한다.
이들은 시타델에 운집한 군중들 앞에 임모탄의 시체를 내던져서 그의 죽음을 알리고, 기적적으로 살아난 퓨리오사는 군중들에 의해 새 지도자로 추대된다. 물을 수로에 가득 흘려보내자 군중들은 환호한다. 맥스는 퓨리오사에게 눈인사를 하고 군중 속으로 사라지고, 엔딩 크레디트에 이런 문구가 나오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이 황무지를 떠돌고 있는 우리가 더 나은 자신을 찾기 위해 어디로 가야하는가(Where must we go, we who wander this wasteland, in search of our better selves).”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Mad Max: Fury Road)’는 멜 깁슨이 전직경찰관으로 나오는 ‘매드 맥스’ 1편(1979년), 2편(1981년), 3편(1985년)에 이어지는, 30년 만에 나온 4편이다. 이 시리즈로 감독에 데뷔한 호주 출신의 조지 밀러는 4편의 각본과 제작, 연출까지 맡아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나미비아 사막에서 9개월 동안 촬영을 했다. 아카데미에서 6개 부문의 상을 받았고, 전 세계에서 3억 7,4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러닝 타임 1시간 54분.
이 영화는 아포칼립스 이후 살아남은 인류가 생존의 열쇠인 물과 기름을 독점한 자들과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영화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여러 가지를 시사해준다. 황량한 사막과 초토화된 도시의 모습은 현대사회의 심각한 환경파괴와 그릇된 소비문화에 대한 냉철한 비판이며, 미래사회에 대한 어두운 전망이기도 하다.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는 사막에서 펼치는 기괴하게 생긴 특수차들의 기상천외한 전투 액션이 상당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21세기 최고의 블록버스터이다. 주인공 맥스 역을 맡은 톰 하디와 퓨리오사로 나오는 여전사 샤를리즈 테론의 터프한 연기는 혀를 내두를 정도로 강렬하다. 또, 1편에서 악당으로 나오는 휴 키스 번이 4편에서도 36년 만에 악당 임모탄 역을 맡아 노익장을 과시한다. 내 영화이력을 통 털어서 이보다 더 다이내믹하고 화끈한 액션영화를 본 적이 없다.
첫댓글 동의합니다. 이런 액션영화 다시 볼 수 있을까 싶네요.
네, 사막에서의 전투장면들, 정말 몰입감이 대단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