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퍼트 샌더슨의 신작 <공각기동대 Ghost in the Shell>는 디스토피아적 SF장르 영화의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마치 <블레이드 러너>, <매트릭스>, <토탈리콜>과 같은 디키언 영화들의 종합편을 보는 것 같아요. 영화가 던지는 질문도 꽤나 심오하고 철학적입니다. "기계와 인간의 경계가 모호해진 상황에서 기계가 인간의 뇌를 대신한다면 인간일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AI 브레인을 가진 로봇의 상용화를 앞둔 요즘, 가까운 미래에 충분히 제기 가능한 정체성의 질문이죠. 동공이 확장되는 오프닝 시퀀스를 비롯해 여러 장면들이 눈부시고 화려해서 볼거리를 많이 제공하고 있다는 것도 이 영화의 장점입니다. 수직과 수평으로 화면을 분할하고 그 속에서 다양한 액션을 구사하는 연출감각은 탁월하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영화에 원작이 있다는 점입니다. 그것도 90년대 애니메이션계의 넘사벽인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극장판 애니 버전과 시로 마사무네의 코믹스 버전, 몇 편의 TV판 버전까지... 그 모든 작품들이 살아있는 레전드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으니 실사 영화를 만드는 감독의 입장에서는 적지않은 부담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 감독이 취한 전략은 조금 나이브해 보입니다. 여러 버전의 원작들을 혼성모방하는 일명 짜깁기 방식으로 <공각기동대>의 명성을 이어가려 했으니 말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음새의 균열이 드러나고 인물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살짝 설득력이 떨어지는 부분도 발견하게 되죠. 밀레니엄 시작되는 2000년대 초반 <공각기동대> 애니메이션을 처음 보았을 때 받은 충격은 종종 안타까운 한숨으로 남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조각이불이 공각기동대의 아우라를 빛내는 망토로 쓰이기에는 다소 역부족이죠.
그러나 원작들을 보지 않고 영화만 보신다면 그런대로 볼만한 작품입니다. 한국 방문까지 마다않고 영화홍보에 힘을 쏟고 있는 스칼렛 요한슨의 맹활약을 보실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본전은 아깝지 않습니다. 그녀는 <아일랜드>, <HER>, < 캡틴 아메리카>, <루시>, <언더더스킨>까지 거친 명실공히 이 시대 최고의 SF 헤로인이니까요.
첫댓글 우와!<공.기>원작 보지 않았는데,스칼렛 요한슨 연기력을 좋아해서 볼까말까 고민중이었는데...봐도 되겠네요!!ㅎ
네에 꼭 보세요^^ 그녀는 너무 이쁘고 액션도 잘하고 최고에요~!!
애니메이션 원작을 넘어서는 일은 누구라도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실사영화로서 스칼렛 요한슨이 나오는 것이기에 그 자체로 감상하는 재미로 봐도 괜찮을 것 같네요^^
맞습니다~^^그녀의 필모그래피에 당당히 또 한편의 SF영화를 올리고 있으니 참으로 대단한 배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