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년여 동안 입·퇴원을 반복하며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허정수(가명·53)씨. 왼팔이 없고 한쪽 다리마저 절룩거리는 허씨는 한 눈에 보아도 몸이 많이 불편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젊은 시절 배를 탔던 허씨는 당시에는 건장한 선원이었습니다. 언젠가는 자신의 가정을 이뤄 가족들과 오손도손 사는 보통의 일상을 꿈꾸었습니다.
하지만 25년 전 팔이 아파 찾았던 병원에서 골수염이라는 진단을 받은 뒤 인생은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큰 병 같지는 않았지만 그 때부터 계속된 수술과 치료는 젊은 시절의 희망을 앗아갔습니다.
골수염서 크론병 합병증 번져
도와주던 형제들도 모두 떠나경제는 물론 정신적인 면에서도 생활은 나날이 피폐해져 결국에는 몇 년 전 팔을 절단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이를 악물고 재활의 힘든 생활을 이어가던 허씨에게 또 하나의 불행이 찾아왔습니다. 지난 2005년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속이 불편해 찾은 병원에서 원인도 모른 채 장에 염증이 생기는 크론병이라는 희귀난치성 진단을 받은 것입니다.
음식 섭취도 힘들고, 특별한 치료약도 없는 질병으로 인해 다시 세 차례에 걸쳐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천만 원의 병원비를 지출했지만 아직 수백만 원에 이르는 병원비가 남아있습니다.
오랜 투병 생활을 하는 동안 병원비를 도와주던 형제들도 허씨의 곁을 떠났습니다. 마지막까지 힘이 되어 주시던 어머니마저 올해 초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매일 병원에 들러 통증완화 주사를 3번씩 맞고 있는 허씨는 얼마 전 병원에서 청천벽력 같은 얘기를 또 들었습니다.
크론병 합병증으로 오른쪽 다리가 자주 마비되고 발가락이 썩어 어쩌면 다리를 절단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조직검사도 시급한데다 무엇보다 미납된 병원비 때문에 검사조차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다리까지 절단해야 한다면 이 보다 더한 고통이 없을듯 합니다.
고난과 근심은 다르다고 합니다. 고난은 사람을 강하게 만들지만 근심은 사람을 병들게 합니다. 어쩌면 지나 온 긴 고통의 시간들보다 병원비를 마련하지 못해 검사조차 받지 못하는 현재의 상황이 허씨를 더욱 힘들고 안타깝게 합니다.
△옥경순·부산 남구 문현2동주민센터 사회복지사 051-607-4817.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사랑의 열매 051-441-9423-4.
△지난 28일자 전기석씨 이야기 33명의 후원자 141만1천원.
↓ 이렇게 됐습니다
지난 3월 9일자 오진경씨 이야기
30대 여성 가장인 오진경씨의 사연에 305만원의 성금이 모였습니다. 세 아이의 엄마인 오씨는 뜻하지 않게 주변의 관심과 애정을 듬뿍 받고 잠시 행복한 고민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직접 아기 옷 등 생활용품을 전해 주신 후원자들도 있었습니다. 오씨는 현재 구청의 복지도우미로 일하고 있으며, 낯선 부산에서 서서히 주변사람들과 어울리고 있습니다. 어린 막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출근하지만 희망찬 날들을 기대하며 직장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오씨는 예전에 배웠던 미용기술과 관련해 인터넷을 이용한 부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성금 중 일부를 떼내 컴퓨터도 마련할 예정입니다. 나머지는 커가는 자녀들을 위해 저축해 놓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