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윤표洪胤杓 시인은 1950년 인천에서 출생 후 충남당진에서 자랐다. 당진초교, 한국방송대와 경희대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1990년 『문학세계』, 『농민문학』, 『시조문학』에서 시인으로 등단했고, 월간 『소년문학』 신인상 당선 아동문학가이며, 『계간 詩眼』에 시발표 후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겨울나기』, 『학마을』, 『바람처럼 이슬처럼』, 『꿈꾸는 서해대교』, 『삼청동 까치집』, 『위대한 외출』, 『당진시인』 등이 있고 시조집으로 『아미산 진달래야』, 『어머니의 밥』이 있다.
홍윤표 시인의 14번째 시집인 『붉은 무지개』는 “열악한 마음”을 가로지르는 “붉은 무지개”를 “밖에서 들려온 명고鳴鼓의 촛불”과 잇고 있다. 붉은 무지개가 안에서 피어오르는 불꽃이라면, 촛불은 밖에서 울리는 북소리라고 할 수 있다.
문학상으로는 초부향토문화상, 옥로문학상, 충남문학대상, 정훈문학상, 문학세계문학상, 세계시문학대상, 아시아서석문학상, 한국공무원문학대상, 황희예술문학대상, 국제문학예술상, 당진문화재단 이 시대의 문학인선정 등을 수상했다.
문학단체활동은 한국문인협회자문위원, 국제펜한국본부이사, 한국시인협회, 세계시문학회이사, 한국농민문학이사, 한국문예학술(음악)저작권협회, 충남시인협회심의위원이며 당진문협지부장 역임, 현 당진시인협회장, 호수시문학 고문으로 작품 활동한다.
당진시청 행정공무원(행정사무관) 정년 후 부인이 경영하는 산호미용실에서 일 도우며 시창작에 전념한다.
그림은 수묵화보다는 잔잔한 문인화가 더 좋아
높은 지능으로 가는 길 위에 비문을
심도 있게 새겨 넣었지만 반 평의 병풍 위로
떠오른 성자의 손은 성경에
붉은 무지개는 타올랐다
날이 갈수록 후회 없이 독기 빠진 눈물은
그 눈물은 흘리지 않겠다 다짐했다
밖에서 들려온 명고鳴鼓의 촛불을 밝히는 오후
광화문을 향한 발걸음엔 붉은 무지개가 켜지자
창밖은 얼마나 춥냐고 물었다
-「붉은 무지개」 부분
홍윤표 시인은 “열악한 마음”을 가로지르는 “붉은 무지개”를 “밖에서 들려온 명고鳴鼓의 촛불”과 잇고 있다. 붉은 무지개가 안에서 피어오르는 불꽃이라면, 촛불은 밖에서 울리는 북소리라고 할 수 있다. 불꽃과 북소리가 어울린 자리로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다. 시인은 촛불을 들고 광화문에 모인 사람들의 모습에서 거침없이 타오르는 “붉은 무지개”를 본다. 마음 속 통증을 품은 채 사람들은 북소리를 울리며 광장으로 모인다. 그들은 “사고내고도 흐느낌없는 뻔뻔한 범죄자의 손과 발”(「고독한 삶의 통고서」)을 향해 거대한 저항의 연대를 형성한다.개별적으로는 힘이 없는 시민들이 모여 막강한 권력을 위협하는 커다란 힘을 내보인다. 무엇이 시민들로 하여금 촛불을 들고 광장에 모이게 했을까? 시인은 “붉은 무지개”로 이어진 약자들의 연대를 이야기하고 있다. 병원에서 치료할 수 없는 통증을 광장에 모여 스스로 치유하는 촛불의 풍경이 참으로 아름답지 않은가.
----오홍진 문학평론가
물의 정거장
신비한 흐름의 삶이 이유를 묻는다
물의 정거장을 집삼아 사는 이유 때문에
계곡은 여전히 쓸쓸하지 않다
언제나 외롭지 않다
돌 틈새이건 물풀 틈새건
사이사이에 풀을 붙이고 알을 낳고
새끼를 까는 길 잃은 생물들
물새도 박새도 다름질이다
물 틈과 돌 틈 사이에
운집한 물의 정거장에서
지구는 무소유의 철학을 가르쳤다
배우지도 않고 가르쳐주지 않아도
사리를 잘 알아 체득하는 물가의 생물들
오늘도 작가는 카메라 끝에 돈을 부치고
삶의 고충을 투자한다
물꼬를 터 길을 내는 저어새의 동작과
좌우로 흔드는 미망의 콧등
물가에서 바이킹을 타며
홀로서기 했다.
----홍윤표 시집 {붉은 무지개}, 도서출판 지혜, 값 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