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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소설> 바다로 간 노인, 64회,
고려 72호 선원들은 살판이 났다.
우리 고려 71호 보다, 두어달 먼저 출항했던 고려 72호 선원들은 만선의 호항을 누렸 고,
우리들을 구출한 댓가로 특별 보너스까지 챙겼으니, 살판이 난거다.
ㅡ"~~브라보, 브라보, 마도로스여 영원하라,~~ㅡ
ㅡ그래, ... 브라보, 다 ㅡ 아, 아아아..... 브라보, 브라 보, 오...ㅡ
한쪽편에서는 축복이 넘치고 한쪽편은 가슴이 시리고 아프다.
사람 마음이란게 간사스럽기가 그지없다.
죽움이 눈 앞에 있을때는 어떻게라도 살아갈 수 있다면, 나에게 주어진 삶 동안 그 어떤 고통도
극복할 수 있스리라 고, 다짐했었는데,
어찌 이리도 마음이 간사스러운가,
후 훗,...그래도 그래도,
지난 2년여간을 잠도 제대로 못자고 풍랑과 싸우면서 죽울고생을 했던거이 못내 아쉬운거다.
어쨋거나 빈털털이로 쪽박차고 집에 가게생겼으니 한숨이 절로 터진다.
그래도 살았응 께,
ㅡ지금이 인생 2막이다. 새출발이 닷!ㅡ
고국, 그곳에 가면은 기다림이 있을거구 만남이 있으리라,
보고싶다.
아버지 어머니, 형,누나, 동생들이 ... 아니다 정희씨가 젤루 보고싶다.
어쩌면, 아기를?... 그때 임신을 했다면, 첫돌이 지났을 것이구먼 은,...후후 훗,
울 어머니는 17살 때부터 순산했으께, 정희 나이는 스물여섯살이나 먹었잖 여, 핗...
글구 보니께, 아들을 낳는다는 생각에서, 이름도 지어뒀었다.
오 대양<吳大洋> 큰 바다. 라고 제법 그럴싸ㅡ아 하게 지어논거다.
오대양 육대주! <5대양 6대주>지구의 3분지2가 바다며 3분지1은 육지다.
세상의 전부가 아들 이름안에 있는거다. 핗,
속알머리없이 고향생각에 젖으니까, 한결 마음이 편해진다.
며칠후 귀국선에 올른다.
우리를 구출했던 고려 72호는 침식칸이 여유롭지 못하메 긴 여행<23일>을 할 수 없게된것이다.
다행이랄까,
귀국선이라지만 사모아 현지에서 고물<고철,비철,구리,신주,자동차부속품,>등을 수거해서 국내 고물상
업체에 납품하는 고물을 실어나르는 화물선이다.
<바닷가에는 새차나 진배없는 자동차, 신주 슈쿠리, 비철등이 널프러져 있었다.>
고물칸이 별도로 있기에 고물선 배는 깔끔하다.
450톤급, 철선이다.
곱절이나? 아니다. 우리가 탓던 배, 고려71호 보다 도 정확히 3곱 큰배다.
최신형 고물선인거다.
브릿지에는 바이킹 키가 없다.
직경 1메타가 넘는 바이킹 키,대신 직경 30센티도 안되보이는 키,다.
근데? 완전 자동키다.
목적지 방향만 입력해놓으면, 30센티 정도의 원형키는 자동으로 돌아가면서 목적지로 항해한다.
세상에, 이렇게나 자동화장치가, 완벽하게 된 배가 있다니,
감탄사가 절로 터진다.
고물을 실어 나르니까, 고물선이라고 명 명, 하지만 실은즉슨 완전 최신형 고급 철선인거다.
깔끔한 침대칸이며 주방이며 휴게실이며...우리가 탓던 어선에 비하면 초 호화 궁전이다.
큰 배에 비해서 선원은 우리들 절반 14명이다.
우리들 선원28명을 합하니 총 인원이 42명, 대 식구다.
우리 선장님과 고물선 선장님은 진즉부터 앞면이 있었던듯 여간 친숙해 보인다.
고물선 선장님은 존칭을 깍듯이 하고 사람좋은 우리 선장님은 손사례를 치며 읍례 한다.
"선장님! 대 선배님, 말씀 놓으십시요,"
"아닌기라 요, 선장님께 감사할 뿐입니다."
"아닙니다. 선장님은 원양 어선단에선 산증인이며 역사이십니다."
"허 허, 과찮은,... 내 꼴을 보시게나, 분신같은 어선,까지 말아먹고 무슨 낮짝이 있겠 남요,"
"무슨 말씀을 요, 운명인거예요, 선장님의 지혜로운 용기가 선원들 전원을 무사히 구조한겁니다."
아름다운 대화다.
두분은 진정한 존중으로 섬김의 마음으로 대화을 한다.
전번 배처럼 바이킹 키를 운전했드라면은 녹초가 됐을 터인데,
<두분 선장님의 대화를 귀담아 들을 여유도 없을 거였다.>
최신형 배의 나침판 원형키가 좌로 빙글 우로 빙글 방향을 조정하면서 목적지를 향해 오차없이 항해하는가를...
당직자는 나침판을 지켜 볼 뿐, 별루 할일이 없는거다.
내 역활은 돌발 사고가 있을 수도 있다는 과정에서 당직을 서고 있는 것이다.
두분의 아름다운 대화를 들을 수 있다는 것으로도 내마음은 행복하다.
"오군아!"
"네 넷!"
"힘들제?"
"아닙니다 요,"
"마음이 편치 않느냐 고, 묻는 거여?"
"아닙니다 요, 건강하게 살아서 고국땅을 밟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도, 월메나 큰 다행인데 요,"
"허 허, 고렇게 생각하니께, 내 맘이 한결 편쿠 먼,"
"아무럼 요,"
"당직 끝내고 내 침실로 온나,"
"네 네???"
선장님 침실은 우리<쎄라>침실과 진배없다.
하기사 배를 말아먹은, 죄인이기도 한 신세가 아닌가,
오히려 이런 대접이 마음 편할수도 있겠구나 싶다.
"오군아 어서온 나,"
"네 네,"
반갑게 맞이한다.
글구 큰직막한 상자 박수를 밀처 건넨다.
"오군아! 선물이다. 다른놈들 보담도 늬놈 한테는 정이 들었구 먼은 ...
내사, 늬게 선물할 것이라곤 아사비, 뿐인기라,....
일본제는 철저하게 수입이 않되놔 서, 본국에 가면은 가격이 상당할끼다."
"와...화, 아사비! 선장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렇잖아도, 가끔 아사비의 코 끝 찡한 매콤한 맛의 전율을 생각하곤 했었는데,
이렇게나 많이... 박스째 선물을 하시다니, 감사할 따름이다.
"선장님! 어케, 이렇코롬 많이 주시다니 요,"
"임마야! 평소 늬가 아사비를 볼테기 찜,을 하드라 고, 허허 허,
참치 회를 처 묵울 때 에, 아사비를 듬뿍처서 워찌나 맛나게 먹든지 부럽드라 야,
허 허 허."
"네, 네, 맛십니다 요, 아사비를 배 타믄서 첨 묵어봤는데 여, 되게 맛있더라고 여,
아마 두, 중독이 된 것 같어 요,"
"임마 야! 중독은...허 허 허,"
평상시 선장님은 선원들의 일상을 눈여 겨 보았던 거, 같으다.
"아사비가 고국에선 일제<일본산>식품은 수입을 불허 한거라서, 귀한 식품이 야,
글 구, 미제 커피두 몇병, 덤으로 서비스 한거니 께,
다른 선원들에게는 비밀로 해야 햇! 후후 훗..."
"네 에? 알겠습니 더, 넘 넘, 감사합니다. 선장님!"
선장님의 뜬금없는 선물에 어안이 벙벙하다.
생각지도 못한 선물이다.
주변의 많은 선원들 중에서... 나를 선택했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아사비를 선장님이 알아주시고 선물을 하셨다는 건,
정말 기분 좋은일이다.
좁은 침실에 옮겨 놓으니, 옴차락도 못하게 꽉찬다.
아사비가 무려 2리터들이 깡통이 10개나 된다.
분말깡통이지만 무게가 제법나간다.
운반하기 좋게끔 아사히 박스에 다섯 깡통씩 나눠 담으니 께, 마음이 한결 가쁜하다.
3년여 만에 찾는 고향길을 털레 털레 빈손으로 어찌갈 고,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선장님의 선물이 먹먹했던 가슴을 여지없이 뻥 뚫리게끔, 해결해 주신거다.
ㅡ"흐흐 후 훗... 사람은 귄때가리를 타고나야 한다니 께,"ㅡ
자아자찬 우쭐한다.
암튼간에 선장님의 선물로해서 지루할 수 있는 장거리 항해가 한결 가볍다.
그래도 고국가는 길은 멀기만 하다.
이제 출항 3일째다.
배가 신형이라지만, 속력은 더디다.
아마도 시속 9노트 정도일까 싶다.
울 선장님의 항해 실력이라면 17일후쯤에는 고국땅을 밟을 수 있으련만은,
그땐, 환호했다.
울 선장님은 22일에서 23,4일의 항해를 2,3일씩이나 앞당겼었다.
은근히 울선장님의 항해실력을 기대해본다.
아무리 태평양이라지만 순항의 뱃길이 여러날째다.
500년전 마젤란이 빅토리아호 등 3척의 배로 이곳을 순조롭게 횡단했기 때문에 나중에
태평양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했다지만 진짜로 바다가 어머님 품안처럼 아늑하고 포근하다.
ㅡ"내일 아침에 괌,에 정박한다."ㅡ
정말 뜻밖이다.
긴 항해에 지친 동료 선원들은 환호한다.
감사합니다.
다음편에, 글 우두봉/오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