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모임은 마음 아픈 고양이들 이야기로 시작 되었다. 강태임선생님의 어린 시절 보일러실 냥이를 잃고 지금도 마음이 아프시다는 사연에 선생님에게 사진처럼 남아 있는 기억에 토닥토닥 해 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살아 있는 고양이는 119나 구청에서 구해 주지 않는 다니 참 냉정한 시절인 것도 같다.
<사월 그믐날 밤>은 5월 초하루를 준비하는 꽃들과 나비, 새들의 분주한 잔치준비에 대한 이야기다. 때때로 그림이 주는 힘은 글과 어우러져 이야기의 세계를 더욱 풍부하게 해 주고 모호한 의미를 더욱 잘 설명해 주기도 해 준다. 100주년 그림책은 시각적으로 화려하고 여백 없이 글의 내용을 잘 표현한 것은 맞지만 <4월 그믐날 밤> 만큼은 동화집의 절제된 그림의 책을 먼저 보았다면 각자 개인의 색깔과, 사물로 그림 그리듯 읽을 수 있었지 않았을까 싶다.
『어린이』 1924년 4월호에 실린 <4월 그믐날 밤>은 시대를 이해 하지 못한다면 좀 쌩뚱맞은 책일 수도 있다. 내 나라를 잃고 먹고 살기도 바쁜데 왠 꽃타령, 잔치타령이냐 라는 말을 읖조릴수 밖에 없겠지만 그 배경을 들여다 보면 소멸과 절망의 그믐을 지나 5월 초하루 새날이라고 하는 광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숲 속 세상을 빗대어 광복을 기릴 수 밖에 없었던 방정환 선생님의 간절함과 더불어 그 시기에 펜을 들었던 많은 작가들의 노고도 다시 한번 떠올려 본다.
가만히만 있었더니 광복이 왔던가. 많은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은 당연지사이고 우리가 모르는 모르는 조상님들이 그믐날 밤 숲 속의 생명체들이 그랬던 것 처럼, 때로는 속닥속닥 조심히, 때로는 둥둥둥 요란히 부지런히 애를 쓰고 광복을 기다리고 준비하고 있었을 터이다. 그러니 작고 연약했던 민초들이 더욱 예쁘고 기특하다.
글씨는 별로 예쁘진 않지만 평소 좋은 글을 필사하길 좋아라 하는데 현정란 선생님의 ‘필사합시다’ 시간은 봄날의 숲의 잔치 이야기인 <4월 그믐날 밤>과 정말 딱 떨어지는 제안이라 또한 재밌는 시간 이었다. 단톡에 올려진 선배님들의 작년 필사 영상보니 존경의 마음이 샘 솟았다. 거기에다 그림책을 천천히 내 마음을 넣어 그림 그리듯 읽어 보라는 현정한 선생님의 충고는 ‘어도연’회원으로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 정순아, 한번 들어보아~~’라고 속삭이며, 마음을 담아 나에게 읽어주는 다정한 그림책들이 만나러 가자.
P.S. '날 저문는 하늘에 별이 삼형제♬~‘ 라는 동시 「형제별」은 방정환선생님 작품이 아니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는데....이런 소소한 지식을 배우는 것도 덤의 즐거움~~
첫댓글 26기 신입회원님들 멋지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