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롯데건설 2파전 속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 재점화
조합, ‘참여 명확화 및 추가각서’ 요구… 대우 측 “명확한 기준과 지침” 요청
행정지도 따라 최초 입찰 무효로 하며 원점 회귀했으나 ‘편파 논란’ 여전
효력정지가처분 등 선정 후 여진 우려도
[하우징타임즈=김상규 전문기자]성동구청이 또다시 성수제4지구 재개발조합의 시공자 선정 입찰에 대하여 행정지도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무효 처리된 지난해 12월 최초 입찰에 대한 행정지도에 이어 벌써 두번째다. 구청은 지난 15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4지구 조합으로 ‘민원 제기에 대한 의견 조회’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성동구청, 다시 행정지도...특정 시공사 불리한 문구 해명하라
공문에서 구청은 “지난 1일 귀 조합에서 양사에 제출토록 요청한 추가 이행각서 내용에 특정 시공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문구가 있어 공정한 입찰환경이 저해된다는 취지의 민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라며 “이에 구에서는 귀 조합의 의견을 요청하니 17일까지 회신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요구했다.
성동구청이 의견을 요청한 내용은 △과거 무효화된 입찰과정 중 발생한 입찰지침 및 홍보규정 위반 행위가 신규 입찰에도 적용해야 하는 이유 △확약서 문구 작성에 이사회 또는 대의원회 결정이 있었는지 △확약서 제출이 강제 규정인지 등 3가지다.
이에 앞서 조합은 성동구청과 서울시청의 행정지도에 따라 2025. 12. 18.자 입찰공고에 대하여 2개의 입찰참여사가 홍보규정을 위반함에 따라 해당 입찰이 무효라고 결정했다. 지난 최초 입찰 과정에서 불거진 '대우건설 부적격 처리' 논란과 서울시·성동구의 행정지도 끝에 내린 결정이다. 하지만 재입찰 절차가 진행되면서 조합과 대우건설 간의 '추가 이행각서'를 둘러싼 공문 공방이 이어지면서 또다시 갈등 양상이 재현되고 있다.
현설에 대우·롯데 참석, 외형상 2파전 복귀… 실상은 대우와 조합 간 기싸움
지난 9일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이 나란히 참석하며 수주를 향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외견상으로는 갈등이 봉합되고 공정한 경쟁의 장이 열린 듯 보이나, 물밑에서는 양측의 날 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최근 조합이 대우건설 측에 보낸 공문이다. 취재 결과, 조합은 대우건설에 이번 재입찰 참여 의사를 명확히 할 것과 더불어, 향후 입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분쟁 방지를 위한 '추가 이행각서'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우건설은 즉각 반발하며 조합의 요구가 부당하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낸 상태다. 대우 측은 이미 입찰 의지가 충분함을 피력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건설사를 겨냥해 추가적인 서류나 확약을 요구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며, 이는 사실상 '입찰 가이드라인'을 넘어선 과도한 경영 간섭이자 압박이라는 입장이다.
조합 “철저한 검증 위해 필요” vs 대우 “특정사 편들기나 길들이기 아니냐”
조합과 건설사 간의 공문이 오가는 상황 속에서 양측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대우건설은 조합의 행보를 '특정 건설사 배제'를 위한 사전 포석으로 의심하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이미 서울시 행정지도를 통해 입찰 중지와 재공고가 결정된 마당에, 다시 특정 업체에만 가혹한 조건을 내거는 것은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며 "조합이 공문을 통해 압박을 지속할 경우, 대우건설로서도 법적 대응을 포함한 강경한 태도를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우는 빠른 사업추진과 조합원들의 이익 극대화를 위하여 대안설계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를 위하여 조합에 “조합의 입찰지침서 상 ‘본 입찰제안서 작성기준을 위반하여 설계 또는 대안설계 등을 제안한 경우 해당 입찰참여자의 입찰참가는 무효처리 한다” 및 “경미한 변경의 범위를 벗어나는 여부에 대한 판단은 발주자가 하며”라는 문구에 대하여 명확한 조합의 기준지침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조합 측은 지난 1차 입찰 당시 발생했던 서류 미비 사태를 방지하고, 사업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시공사의 확고한 의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추가 이행각서 요구는 사업의 투명성을 높이고 향후 법적 분쟁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정당한 절차"라고 주장한다.
또 대우의 요구사항에 대하여는 “현장설명회 시 양사에 원안설계 및 대안설계 가이드라인을 제공했으며, 추가로 세부내용을 상세히 설명했다”며 “통합심의 협의 배치안이 경미한 변경을 넘어선다는 지적과 함께 통합심의 관련 심의의견 결과 관련 자료제공을 요구하고 있다. 해당 자료는 핵심적인 내부자료 이며, 2건의 행정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 입찰참여 의사가 명확한 시공자와 해당사항을 논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사실상 대우건설의 요청을 거부했다.
이 같은 갈등 양상은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우려를 낳고 있다. 한 조합원은 "서울시 갈등관리책임관까지 입회하는 상황에서 또다시 특정 건설사와 각을 세우는 모습이 대외적으로 어떻게 비춰질지 걱정"이라며 "공정한 경쟁을 통해 최고의 시공사를 뽑아야지, 기 싸움으로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1.3조 규모 대어… 5월 26일 입찰 마감 결과에 쏠리는 눈
성수4구역은 지하 6층~지상 64층, 아파트 1,439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건립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3.3㎡당 공사비 1,140만 원, 총 공사비 약 1조 3,628억 원에 달하는 하이엔드 수주 시장의 '최대어'로 꼽힌다.
조합은 이번 재입찰 마감일을 오는 5월 26일로 못 박았다. 입찰보증금 500억 원(현금) 납부와 공동도급(컨소시엄) 불가 등 까다로운 조건을 유지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기존의 공고한 입지를 바탕으로 수주 의지를 불태우고 있으며, 대우건설은 다양한 압박 속에서도 배수진을 치고 입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재입찰의 성패가 '조합의 공정성 확보'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은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미 한 차례 행정지도를 받은 만큼, 조합이 공문을 통해 요구하는 사항들이 '공공지원 시공자 선정 기준'에 부합하는지가 관건"이라며 "만약 특정 업체에 불리한 조건을 강요했다는 객관적 증거가 확인될 경우, 시공자 선정 이후에도 효력정지가처분 등 법적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