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A Considerable Speck
(Microscopic)
A speck that would have been beneath my sight
On any but a paper sheet so white
Set off across what I had written there.
And I had idly poised my pen in air
To stop it with a period of ink
When something strange about it made me think.
This was no dust speck by my breathing blown,
But unmistakably a living mite
With inclinations it could call its own.
It paused as with suspicion of my pen,
And then came racing wildly on again
To where my manuscript was not yet dry;
Then paused again and either drank or smelt—
With loathing, for again it turned to fly.
Plainly with an intelligence I dealt.
It seemed too tiny to have room for feet,
Yet must have had a set of them complete
To express how much it didn’t want to die.
It ran with terror and with cunning crept.
It faltered: I could see it hesitate;
Then in the middle of the open sheet
Cower down in desperation to accept
Whatever I accorded it of fate.
I have none of the tenderer-than-thou
Collectivistic regimenting love
With which the modem world is being swept.
But this poor microscopic item now!
Since it was nothing I knew evil of
I let it lie there till I hope it slept.
mite : 진드기
tenderer : 1.신청하는 사람 2.(공사 등의) 입찰자 3.입찰업자
Collectivistic : 1.집산주의의 2.집산주의적인
regimenting : 1.연대 2.(종종 regiments) (주로 방언) 큰 떼 3.(고어) 지배(rule) 4.…을 연대로 편성하다 5.(종종 수동태) …을 엄격히 관리하다
I have a mind myself and recognize
Mind when I meet with it in any guise.
No one can know how glad I am to find
On any sheet the least display of 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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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한 점(點)
(미생물)
희디 흰 종이 위에 찍혀있지 않았다면
눈에 보이지도 않았을 하나의 점(點)이
종이 위에 쓴 글자를 가로질러 움직였다.
잉크로 마침표를 찍어 그것을 정지시키려고
내 펜을 한가로이 공중에 쳐들었을 때
무엇인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콧바람에 날린 먼지 알갱이가 아니라,
살아있는 미생물인 것이 분명하고
그것 나름의 성향(性向)도 있었다.
그것은 내 펜을 의심하는 듯 멈췄다가,
그다음 다시 거칠게 계속 내달아
원고가 아직 마르지 않은 곳에 이르렀다.
그다음 다시 멈추고 마시거나 아니면 냄새를 맡았는데―
잉크가 몹시 싫었는지, 날아가려고 다시 방향을 바꿨다.
내가 상대한 것은 분명 지능 있는 생물이었다.
그것은 너무 작아서 발이 없을 것 같았으나,
죽기를 원치 않는다는 것을 표현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발을 가졌음에 틀림없었다.
그것은 필사적으로 달리고 교활하게 기었다.
그것은 멈칫했다. 망설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다음 펼쳐진 종이의 복판에서
자포자기(自暴自棄)로 납작 웅크리고
내가 그것에 허용하는 운명을 받아들였다.
현대 사회를 휩쓸고 있는
집산주의적(集産主義的) 시혜(施惠)나
박애(博愛) 따위는 나에게 없다.
그러나 지금 이 불쌍한 미생물은 어찌할까!
내가 알기로 그것은 전혀 악(惡)하지 않으니
바라건대 그것이 잠들 때까지 그대로 놔두리라.
나 자신이 마음을 가지고 있기에
마음과 만나면 어느 모습이건 인지(認知)한다.
종잇장 위에서 마음의 미세한 표현을 발견하니
내가 얼마나 기쁜지 아는 이는 아무도 없다.
-신재실 옮김-
단상(斷想): 흰 종이에 글을 쓴다. 쓴 글자를 가로질러 “하나의 점”이 움직인다. 내 콧바람에 날린 “먼지 알갱이”인가 싶어 마침표를 찍어 정지시키려고 펜을 들으니, 무엇인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살펴보았다. 먼지가 아니라 살아 있는 미생물이었다. 미물이지만, 그 나름의 활력(活力)뿐만 아니라 성향, 의지, 의도까지 가진 것이 놀랍고 신기하다.
치켜든 나의 펜에 위협을 느꼈는지, 일단 멈췄다가 쏜살같이 내닫는다. 아직 잉크가 마르지 않은 곳에 이르더니 다시 멈춘다. 젖은 잉크를 마시거나 냄새 맡는가 했더니, 잉크가 싫었는지 방향을 바꿔 날아가려 한다.
마침내 죽음의 공포를 느낀 듯, 그것은 “필사적으로 달리고 교활하게 기었다. 그러나 감당하기에는 너무 엄청난 운명을 감지했는지, 멈칫하더니 “납작 웅크리고 내가 그것에 허용하는 운명을 받아들였다.” “내가 상대한 것은 분명 지능 있는 생물이었다.”
그것의 운명은 내 손에 달렸다. 나는 그것에 신 같은 존재이다. 내가 신을 두려워하듯이, 그것은 나를 두려워한다. 내가 박애주의자는 아니지만, 그것을 해칠 마음은 전혀 없다. 그것과 나 모두 압도적인 존재 앞에서 똑같이 무기력한 존재 아닌가? 우리는 같은 성향의 “마음”을 가진 공동운명체 아닐까? 그것이 나에게 유해하지도 않으니, “그것이 잠들 때까지 그대로 놔두리라.” 내가 내 마음의 “미세한 표현”을 종잇장에 표현하듯이, 오늘 내 종잇장에서 또 다른 마음의 “미세한 표현”을 발견하니 기쁘기 그지없다.
-신재실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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