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그립

[가유]

	알파고 그립 2016.03.17, 김찬규
	알파고 드립 영화나 소설에서 미래를 미리 내다본 이야기들은 대개 현실이 되곤 합니다. 이번 인공지능 컴퓨터 VS 바둑 천재와의 대결도 예견됐던 일입니다. 5전을 모두 이길 거라 자신했던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이세돌이 내리 3연패를 하자 “인간이 기계에게 지배당하기 시작했어. 이건 난감을 넘어 절망이야!”하는 한탄이 나왔습니다. 지금부터 ‘알파고 드립’을 살펴보겠습니다. 아, ‘드립’은 즉흥대사인 애드리브를 줄인 것에서 유래된 인터넷 용어(은어)로 ‘즉흥적으로 쏟는 말’이라는 뜻입니다. 암튼 알파고 드립의 향연, 요 얼마 동안에 생겨난 말들을 짚어보며 그 의미를 새겨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저 같은 사람 ‘바알못’들도 바둑이 흥미 있는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바알못, 바둑을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칭하더군요.     “저 이세돌이 졌을 뿐이지, 인류가 알파고에 진 것은 아닙니다.” 3판을 내리 진 이세돌 9단이 한마디 했습니다. 가느다란 목소리였지만 큰 힘이 실린 대인류선언 같은 것이었습니다. 짝짝짝!!! 저는 박수 보내며 절대 공감하였습니다.사실 알파고에게 “아, 이세돌과 바둑을 둬서 내가 이겨 세상 사람들을 깜짝 놀래키고 내 주인인 구글에게 많은 돈을 벌게 해줘야지!”하는 자의식은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알파고에게 우수한 지능부여, 세기의 대결...모두 인간의 기술과 기획력에서 나온 거 아니냐 이겁니다. 이쎄도르, 이세돌 이름이 다시 이렇게 바뀐 것은 4번째 대국서 드디어 이겼을 때였습니다. 알파고에 승리 소감을 묻자 이진법을 구사하는 컴퓨터이기에 ‘10011011…’이라고 대답했다는 가상 인터뷰도 있었습니다. 블랙 유머, 구글의 대만계 엔지니어 “아자황이 인류의 미래”라는 씁쓸한 드립도 바로 나왔습니다. 곧 서점에 <알파고에게 배우는 경영전략>, <청춘들, 알파고이기를 거부하라!> <알파고를 넘어서: 인문학의 무한한 가능성> 등의 책이 깔릴 것이라 하더군요.  이 언어유희들은 그 중 백미입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것을 제가 급히 채집하여 수정, 보완, 가공을 한 것입니다. ‘알파고에 이은 특성화 고등학교가 인기가 대단하니, 중3 학부모들은 알파고 뿐 아니라 여러 특목고에도 눈을 돌리시길!’ 하는 설명을 앞에 붙이구요, 알파고: 바둑명문 고등학교  리디아고: 골프명문 고등학교 미스고: 미모관리 명문고 레디고: 시작하는 법을 알려주는 학교 생활고: 가난을 극복하는 학교 냉장고: 상하지 않게 보관해주는 학교 반창고: 찢어지면 수습을 해주는 학교  화약고: 화약전문학교 아이고: 어린아이가 다니는 고등학교  무기고: 방위산업 고등학교 헛수고: 다녀봐야 아무 소용없는 학교  이윽고: 기다리면  기회가 온다고 가르치는 학교  거문고: 교실, 책상 모두 검은색 학교 여리고: 맘이 여린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  주리고: 헐벗은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  쓰리고: 고스톱 전문 고등학교 뿐이고: 트로트 노래 가르쳐 주는 도밍고: 서양 성악 가르쳐 주는  뭐라고?: 질문 잘하는 걸 가르치는 어쩌고와 저쩌고: 쓸데 없는 말이 많은 학교 그리고: 그림을 그리거나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을 가르치는 캐묻고: 수사 전문학교 흔들고: 댄서 육성 전문학교 느리고: 요즘 유행하는 슬로우시티에 있는 학교 더디고: 느리고가 유행하니 그 옆 동네에서 세운 학교 레릿고: 겨울왕국 엘사가 다니는 학교 마지막으로 ‘그카고’는 경상도 어디서 추가로 설립하려는 학교랍니다. 하하하! “인공지능으로 대체되었으면 하는 직업 1순위-정치인”   이런 저런 알파고 드립을 접하면서 제게 가장 맘에 들었던 것은 이 말이어서 저도 많이 썼습니다. ...............................김재화/말글스튜디오 대표

[진 이]

ㅎㅎ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오병석]

재미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