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격천산(心隔千山) - 마음 사이의 천개의 산, 소통이 안 됨》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면 모든 갈등은 사라질까?
아니 자신을 좋지 않게 생각하는 마음도 읽을 수 있으므로 오히려 더 혼돈스러울지 모른다.
사람의 마음이란 변하기 쉬우니 ‘사람의 마음은 하루에도 열두 번’이란 말이 나왔겠다.
사람의 속마음을 알기란 매우 힘들다는 비유는 많다.
‘낯은 알아도 마음은 모른다’는 말이나, ‘천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의 속은 모른다’란 속담이 단적으로 표현했다.
이렇게 어려운 것이 사람의 마음을 아는 것인데 천 개의 산(千山)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다면(心隔) 상대를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해도 진실성이 없다면 영원히 소통이 안 된다는 뜻의 성어다.
이 말은 ‘明心寶鑑(명심보감)’에 실려 있다.
고려 충렬왕 때의 문신 秋適(추적)이 전해오는 명언과 명구를 모은 책이다.
마음을 밝게 하는 보물과 같은 거울이라 뜻하는 대로 옛날부터 서당에서 한문 초학자가 배우던 기초교재였다.
착한 자에게는 복이 오고 악한 자에게는 화가 오니 선행을 해야 한다는 繼善篇(계선편)을 필두로 모두 19편이 실려 있다.
전체 분량의 3분의 1이나 차지하는 책의 핵심 省心篇(성심편)에는 마음의 성찰과 그 방법에 대하여 다양한 글들이 소개된다.
몇 구절만 인용해 보자.
‘얼굴을 맞대고 서로 이야기는 하지만, 마음은 천 개의 산으로 떨어져 있는 것과 같다(對面共話 心隔千山/ 대면공화 심격천산)’에서 이 성어가 왔다.
또 ‘범을 그리되 겉모양은 그릴 수 있으나 뼈는 그리기 어렵고, 사람을 알되 얼굴은 알지만 그 마음을 알 수는 없다(畵虎畵皮難畵骨 知人知面不知心/ 화호화피난화골 지인지면부지심)’거나 ‘바다는 마르면 마침내 바닥을 볼 수 있으나, 사람은 죽어도 그 마음을 알지 못한다(海枯終見底 人死不知心/ 해고종견저 인사부지심)’ 등으로 명언이 이어진다.
2024년 06월 11일,
"눈은 손을 볼 수 있지만, 마음은 들여다보지 못한다"는 H.D. 소로의 말처럼 내가 내 마음을 알 수 없다면 어떤일이 생길지 궁금해지는 화요일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