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무 가까이 붙는 건 좋지 않다. 사고 난다.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 사람을 대할 때는 난로 대하듯 하라. 너무 가깝지도 않고 너무 멀지도 않은 거리를 유지하라
너무 가까이 가면 데이고 너무 떨어지면 추워진다
● 구이경지 (久而敬之) : 사귄지 오래되었어도 공경으로 대하라. =》쉽고 편하게 막 대하지 마라
●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 너무 가까이도 하지 말고 너무 멀리도 하지 말아야 좋은 인간관계를 지속할 수 있다.
■ 에드워드 홀(Edward T. Hall)의 4개의 거리
* 1 feet : 30.48cm
45.72cm(1.5 feet) 이내 거리 : 친밀의 거리, 격투의 거리(=포옹, 뽀뽀의 거리)
45.72cm ~120cm(4 feet) 거리 : 개인의 거리(=악수의 거리)
120cm ~ 360cm(12 feet) 거리 : 사회의 거리(=모임의 거리)
360cm 이상 거리 : 공적인 거리(=관람의 거리)
■ 고슴도치 딜레마(Hedgehog Dilemma)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우화 가운데 ‘고슴도치 딜레마(Hedgehog Dilemma)' 라는 것이 있다. 그 내용은 이렇다. 고슴도치들은 날이 추워지면 추위를 막기 위해 서로에게 아주 가까이 다가간다.
그러나 그들은 서로의 가시에 찔려 화들짝 놀래며 서로 멀리 떨어진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곧 추위를 느끼고 서로 가까이 다가가지만 이내 서로의 가시에 찔려 아픔을 피하려 다시금 멀어진다.
그들은 추위와 아픔 사이를 왕복하다가 마침내 서로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게 된다. 결국 두 마리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도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절묘한 거리를 가장 평안하면서도 따뜻한 상처입지 않을만한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면서 행복해진다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에서는 고슴도치들은 결국 몇 번의 시행착오를 통해서 서로간의 ‘적절한 거리’를 찾았고, 그것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는 내용으로, 인간관계에 있어서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교훈해 준다.
유대계 종교 철학자인 마르틴 부버(Martin Buber 1878-1965)는 [나와 너]에서 인간의 본질은 ‘나와 너’의 만남 속의 ‘사이의 존재’라고 했다. 개인주의적 인간학에 대항하여 부버는 ‘참된 인간은 나와 너 사이에 존재하는 열린 공간 속에서 서로를 동등한 대화의 주체로 바라보는 사람’임을 강조 한 것이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말 가운데 ‘사이가 좋다’는 말이 있다. 인간관계 일반에서 ‘관계가 좋다’는 것을 그렇게 말한다.
그러면 ‘사이가 좋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사이’라는 것은 한자로는 간(間)이다. 그러니까 ‘사이가 좋다’는 것은, 서로가 빈 틈 없이 딱 붙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너무 떨어져 있는 것도 아닌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그런 의미다.
우리의 통상적 개념으로는, ‘찰떡궁합’과 같은 것을 이상적인 관계로 생각한다. 추호의 빈틈이나 거리가 없이 딱 붙어 다니는 것을 ‘사이가 좋은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사이가 좋은 것이 아니라, 사이가 없는 것이다.
아무리 치밀한 물질의 분자구조라 하더라도 반드시 틈새는 있다. 딱 붙어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우주의 별들도 그렇다. 붙어 있는 별이란 것은 없다. 태양계의 경우, 태양과 달과 지구가 각기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기 때문에 태양계가 성립된다. 만약 서로가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지구와 달은 태양에 잡아먹히거나 아니면 우주 허공으로 각기 사라져 버릴 것이다.
■ 4개의 관계거리 공간
아름다운 관계의 비결은 바로 ‘사이’에 있다. 이 점을 우리가 거듭 음미해야한다.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려면, 서로 간에 적절한 거리,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한다.
사회학자 에드워드 홀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에 따라 인간관계를 네 가지 영역으로 분류했다.
첫 번째는 45㎝ 이내의 아주 가까운 ‘밀접 거리' 이다. 부모와 자식 간이나 연인사이처럼 서로 사랑하고 밀착된, 그런 마음의 거리를 말한다.
두 번째는 ‘개인 거리'이다. 45㎝-120㎝ 정도의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정도의 거리이다. 소위 말하는 ‘사적인 공간’의 범주이다. 이는 친구나 가깝게 아는 사람들이 전형적으로 유지하는 거리이다.
세 번째는 120-360㎝ 정도의 ‘사교 거리'이다. 사회적인 영역이다. 인터뷰 등 공식적인 상호작용을 할 때 필요한 간격이다.
네 번째는 360㎝를 넘어서는 ‘공중(公衆) 거리'이다. 무대 위의 공연자와 관객처럼 떨어져 앉아 있는 그래서 서로 알지 못하는 거리이다.
‘사이(거리)’는 ‘관계’를 가능하게 해주는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사이’의 중요성을 잘 모르고 산다.
적절한 ‘사이’를 유지한다는 것을, 두 사람 사이에 묶여 있는 고무줄에 비유할 수 있다. 두 사람 사이의 고무줄은 어느 정도 팽팽함을 유지하고 있을 때, 두 사람 사이의 관계는 최적의 상태가 된다.
만약 어느 한 쪽이 너무 가까이 다가오게 되면, 고무줄은 느슨해지고 관계에 빨간불이 켜진다. 그때는 다른 쪽이 약간 더 멀어지면서 팽팽함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한다.
반대로 한 쪽이 너무 멀리 떨어져 간다면, 고무줄은 끊어질 정도로 팽팽해진다. 이 또한 관계의 적신호가 들어오게 되고, 다른 쪽은 상대에게 가까이 다가감으로써 관계를 정상으로 만들 수 있다.
만약 이러한 노력이 없다면 관계는 깨지고 서로 무관한 사람이 된다. 성공적인 인간관계는 적절한 ‘사이’를 유지하고자 하는 서로의 끊임없는 노력에 의해 좌우된다. 진정한 기쁨과 사랑은 바로 인간관계의 적절한 ‘사이’에서 피어난다.
좋은 인간관계는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즉 ‘너무 가까이도 하지 말고 너무 멀리도 하지 마라’는 말을 철칙으로 삼을 때, 비로소 좋은 관계를 지속할 수 있다.
풍경도 그렇고 사람의 마음도 그렇고... 거리를 두고 멀리서 볼 때 아름다웠던 것이, 너무 가까이 가서 볼 때 실망을 주거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들이 우리 삶에 얼마나 많던가?
‘안전거리’를 유지하자. ‘산(山)의 위대함은 거리를 두고 보아야 제대로 보이는 법이다’



첫댓글 잘읽고 가져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