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현대계인 HL그룹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11월 11일 HL홀딩스는 자사주 47만193주를 추후 설립할 비영리재단에 무상 출연하는 안건을 승인했습니다.
참고로 이는 HL홀딩스 발행주식 총수의 약 4.6%에 해당하는 규모로 당시 종가 기준 160억원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아시겠지만 자사주라는 것은 회삿돈으로 사들인 지분입니다.
어떻게 보면 수많은 주주들이 자금이 들어간 돈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회사의 돈, 즉 주주들의 돈으로 사들인 자사주를 무상으로 재단에 증여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지나가던 개들도 피꺼솟할겁니다.
게다가 의결권 없는 자사주를 비영리재단에 넘기면 의결권이 되살아납니다.
이는 누가봐도 최대 주주인 정몽원 HL그룹 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에 제대로 빡친 주주들은 격렬하게 반대했고, 결국 HL홀딩스는 보름 만에 이를 철회하기로 합니다.
물론 HL그룹은 다만 자사주 출연 계획 철회에도 비영리재단 설립 추진 자체를 중단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렇게 끝난 줄 알았는데... 이번에는 HL홀딩스가 회삿돈으로 정몽원 회장 자녀 소유의 사모펀드(PEF)를 지원해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짜 정신이 아찔해집니다.. 그쵸?
일단 HL홀딩스는 정몽원 회장의 두 딸 지분 100%를 소유한 PEF 로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에 수천억원의 자금을 대 운용 보수 등 투자 성과를 가져갈 수 있도록 도왔다고 합니다.
참고로 로터스PE는 장녀 정지연씨가 지분 50%, 차녀 정지수씨가 나머지 50%를 가진 개인 회사라고 합니다.
그리고 로터스PE는 2020년 11월 30일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신생사로 이상민 대표를 포함해 임직원은 세 명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HL홀딩스를 등에 업고서 엄청난 성장을 하게 됩니다.
지난해 말 다섯개 펀드를 통해 약 3600억원 의 자금을 굴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중 58%에 해당하는 약 2100억원이 HL홀딩스로 인해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기관투자가들도 몰랐는데, 그 이유는 HL홀딩스가 공시 의무를 회피해왔기 때문입니다.
캬....
게다가 더 재밌는 사실은 로터스PE 의 지분율은 장녀와 차녀가 각각 50%씩 보유하고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임직원도 딱 세명뿐이기에 펀드 운용보수는 그대로 정 회장의 두 딸에게로 흘러가게 됩니다.
이에 금융업계에선 “투자 수익과 운용 보수 등은 오너 일가가 가져가고 손실이 나면 투자자들의 몫이 되는 구조”라며 “사모펀드를 이용한 신종 ‘터널링(상장사 이익을 대주주 일가가 소유한 비상장사로 내부거래를 통해 이전하는 수법)’으로 보인다”라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HL홀딩스는 터널링 의혹과 공시 등으로 해당 사실을 밝히지 않은 것에 “말할 부분이 없다”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이제는 너무 궁금해졌습니다.
과연 제가 죽기 전까지 K-증시에도 밸류업이 제대로 시행될 날이 올까에 대해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