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엔화의 가치가 계속해서 떨어지면서 ‘저가매수’를 노린 엔화 예금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27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 엔화 예금 잔액은 총 1조2924억엔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해 말 1조1330억엔 대비 1594억엔(14.1%)늘어난 숫자입니다.
엔화 예금 잔액이 늘어난 것은 '저렴할 때 매수하여, 일본 여행때 사용하거나 환차익을 노리기 위한 투자'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슈퍼엔저 현상이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말 원화 대비 엔화의 가치는 약 900원즈음이었는데, 당시에도 엔화의 가격이 저렴하다며 매수가 크게 몰렸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858원 수준이되었는데, 이번에는 진짜 바닥에 도달한 것이 아니냐는 예상에 수급이 크게 증가한 것입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슈퍼 엔저'에 대한 투자 주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환차익을 노리기 위해 엔화와 엔화 표시자산의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난 가운데, 복잡한 거시경제변수로 인해 엔화의 반등이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죠.
우선 엔화가 계속해서 하락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과 일본 간 금리차이에 따른 달러 매수와 엔화 매도 때문입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 3월 마이너스 금리를 폐지하고 금융정책을 정상화하면서 달러당 엔화값 하락세도 완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미국이 금리 인하에 나서고, 일본이 인상을 시도할 경우 미·일 금리차가 줄면서 엔화 매도세가 약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연방준비제도가 좀처럼 금리를 인하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연준의 입장에선 실질 국내총생산(GDP)과 물가상승률, 고용률 등 여러 지표에서 금리인하를 시도하기에 만족스러운 숫자가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늦으면 올해 말쯤에 금리 인하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엔화의 회복도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금리인상과 관련한 일본은행 측의 소극적인 행보도 문제로 꼽히고 있습니다.
지난 6월의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국채 매입 감액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을 7월로 미룬 것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7월 회의 때 금리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으며, 엔화가 추가적으로 더 하락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