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https://m.blog.naver.com/chloeechae/221453051585
1. 개요
스위스 정신의학자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Elisabeth Kübler-Ross, 1926-2004)가 1969년에 쓴 《죽음과 죽어감》(On Death and Dying)에서 선보인 모델로서, 사람이 죽음을 선고받고 이를 인지하기까지의 과정을 5단계로 구분지어 놓은 것이다.
영어로는 각 단계들을 줄여서 DABDA라고도 한다.
재앙을 수용하게 되는 5단계 이론?
2. 5가지 단계
부정(Denial)
한 사람이 큰 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는 등 큰 충격을 받았을 경우, 제일 먼저 자신의 상황을 부정한다. '아니야, 그럴 리 없어'와 비슷한 말을 입에 달고 다니며, 검사가 잘못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으로 수많은 병원을 돌아다니고, 다른 사람이 자신에 대해 물어보면 별 일 아니라는 식으로 얘기한다. 상태가 심해지면 다른 환자와 결과가 바뀐 것 아닌가 의심하며, 자신은 나을 수 있다며 치료를 거부하기도 한다.
이 단계에서 다른 사람은 당사자가 사실을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 다만 성급하게 당사자의 상태를 말했다가는 당사자가 더 부인할 수 있으니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진 후에 말해줘야 한다.
분노(Anger)
분노의 단계에서는 자신 주변의 모든 것이 분노의 대상이 된다. '다른 사람은 다 멀쩡한데 왜 나만 이렇게 되냐!'는 식의 말을 하며 돌봐주는 가족, 친구, 의사나 간호사, 혹은 신에게까지 분노를 표출한다. 이 시기 환자는 감정 기복이 심하고 무슨 행동을 해 주든 그게 분노로 연결되어 굉장히 다루기 어렵다. 넓게 보자면 이 단계는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가진 사람에 대한 질투로도 볼 수 있다.
협상(Bargaining)
상황도 받아들였고 분노도 충분히 표출했으면 더 이상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걸 깨닫고 상황을 미루려 한다. 이것이 협상이라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가장 익숙한 예로는 '이번 한 번만 살려주시면 앞으로 정말 착하게 살게요!' 이런 식. 죽음을 앞둔 사람의 경우 생명의 연장이라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신에게 맹세하는 경우가 많다. 간혹 이 단계에서 장기기증을 약속하는 경우도 있다.
환자들의 절박함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 소망은 무시할 수도 있고, 무시하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무시하든, 무시하지 않든 이 단계에서 환자가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이 단계는 짧게 지나간다.
우울(Depression)
결국 협상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으면 극심한 우울증 증세가 나타난다. 이 단계에선 증상이 더욱 확실하게 나타나 환자도 알아차릴 수 있다. 모든 일에 초연해지고, 웃음을 잃고 하루 종일 멍한 표정으로 있거나 아예 울어버리기도 한다. 이 단계의 우울함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뉘는데, 자기가 죽으면 남겨질 사람들에 대한 걱정으로 발생하는 반작용적인 우울증과 친구, 가족, 애인이나 소중한 물건들을 잃는다는 생각에 발생하는 예비적 우울증으로 나뉜다.
이 단계에서 환자는 별 말을 하지 않지만, 가끔 슬픔을 표현할 때 옆에 있어주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우울함을 예민하게 받지 말고, 최대한 부드럽게 받거나 혼자 감정을 표현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수용(Acceptance)
모든 감정이 지나가면 이젠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며 받아들이게 된다. 이 단계에선 우울하지도 않고 활기차지도 않으며, 차분하게 자신의 감정을 정리하는 시간이다. 그렇다고 좋은 기분인 것은 아니고, 이때까지 겪었던 모든 감정들 때문에 지친 것이다. 환자는 눈에 띄게 약해지고,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하려 한다. 사람을 만나는 것을 그렇게 반가워하지 않고 말수가 줄어들며, 침묵이 소통을 대신하게 된다.
이 단계를 거친다는 것은 그 전 단계들을 거쳐왔다는 것인데 그 과정에서 환자는 자신이 끝까지 버려지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위로를 받기도 하며, 역으로 자신이 죽은 후 남겨질 사람들의 슬픔을 이해해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