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친구 권ㅇㅇ 부부를 15:00에 만나 전북 완주 복합문화지구 '누에'로 향했다.
계룡시에는 약간의 비가 뿌렸지만 완주에 도착해서는 비가 전혀 오지 않았다.
친구 와이프가 내려서 가져온 커피를 가면서 마셨는데 정말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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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문화지구 내에 있는 누에 아트홀에서 열리는 레트로미디어전(10일부터 6월 28일까지 )을 둘러보았다.
전시관을 들어서면 전면에 작품이 보이는데, 작가의 설명을 듣지 않고는 이해가 힘들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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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공간에는 이렇게 사람 얼굴 모양을 표현한 작품들도 전시되고 있다.
자세히 보고 있노라면 내가 이런 표정들을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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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의 나사선 위에 너트 하나가 무의미한 회전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3D 애니메이션이다.
원형의 나사선은 현존하는 기계시스템 상에서는 그 어떤 기능도 할 수 없는 구조의 기계장치이며,
그 안에서 무한회전을 이어가는 너트의 모습은 언뜻 반복적인 일상을 거듭하는 현대인의 일상과 닮아 있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서 탄생한 대량생산기반의 기계적 산업사회의 구조 속에서 정작 그 진화를 거듭하는 것은
그 시스템이며, 그 안의 인간의 모습은 시스템의 유지를 위해 갈수록 소모품화 되어가고 있다.
알고 있으면서도 거부하지 못한 채 이미 너무도 익숙해져버린 우리의 '모던타임즈'는 디지털문명과 인공지능 등의
새로운 기술들을 기반으로 분명 또는 다른 진화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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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전시실을 모두 차지하고 있는 전시물인데 작품 설명을 보면 삶에 대해 생각을 하게 한다.
열심히 돌면서 전진하는 '나사'는 나이고 원형의 고리는 어느 일정한 공간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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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의 고리를 확대하면 이렇게 여러개의 '나사'가 열심히 돌고있는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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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의 승리>
색상에도 서열이 존재한다.
그리고 세월이 흐르면서 달라진다.
중국황실에서 노란색은 황제만이 사용할 수 있는 색상이었다.
과거 노란색은 연필에 있어서도 최고의 위치를 의미했다.
그러나 현재 그 자리를 스테들러는 파란색에 부여했다.
원래 연필에 노란색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독일의 Koh-I-Noor 회사이다.
당시 연필은 어두운 색이거나 전혀 색을 칠하지 않았다.
당시 최고의 흑연은 중국에서 수입했는데, 코이노어사는 고급브랜드이미지 구축을 위해
연필에 노란색을 입히기 시작했고 다른 연필 회사들도 그 방식을 따랐다.
연필 회사들은 미카도, 미라도, 몽골과 같은 동양적인 이름을 제품 이름으로 사용해
노란색으로 고급 이미지를 표현했다.
그러나 지금 연필의 노란색은 가장 일반적이고 저렴한 색상이 되었다.
독일의 문구회사 스테들러는 최고급 연필에 파란색을 입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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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이 파란색을 뚫고 나오는 것을 표현한 것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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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의 풀벌레, 나무잎도
인간의 공력에 보답하거늘
이만 못한 인생이 되어서야!
누에, 뽕잎 만큼만 되어도 좋겠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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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병진 국가무형문화재의 작품 전시실 내에 있는 옷장이다.
먹감나무로 문짝을 표현했는데 무늬가 정말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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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병진 선생님의 소목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는데 작품의 퀄리티가 매우 높았다.
백동 장석이 붙어있는 것이 전주장을 재현한 것이라고 한다.
사람의 노고가 어디까지인지, 이 작품을 만들기 위해 인내속에 수양이 되는지를 알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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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무형문화재 소병진 선생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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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전수교육관 활성화 사업에 많은 교육생들이 참여하여 소목 체험을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한번에 하다보니 공간이 약간 좁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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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병진 선생님 공방의 외관 모습이다.
복합문화지구 '누에' 안에 일부 공간을 사용하고 있는데, 소목에 사용할 목재의 보관이 열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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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행은 소병진 선생 공방 관람을 마친 후 주차를 해 놓은 '누에살롱'이라는 다문화공동체 운영 식당 앞으로 왔다.
본래는 누에 아트홀과 붙어 있는 '청년키움식당'에서 하려고 했으나,
주말에는 손님이 적어 저녁식사는 예약한 한정수량만 한다고 한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누에살롱에서 베트남 쌀국수, 베트남 볶음밥 등등 여섯가지를 시켜 맛있게 먹었다.
다 먹고 나니까 주인분께서 서비스로 커피를 한 잔씩 주셨다.
오늘 답사공부에서 누에아트홀도 1시간여 동안 우리 4명만이 둘러 보았고
누에살롱에서의 1시간 식사시간에도 우리 4명만이 있었다.
꼭 전세내고 즐기는 것 같아서 미안하고 아쉬웠다.
우리는 30분 정도 담소를 더 한 후 33,000원을 계산하고 이곳을 나섰다.
친구 부부는 저녁식사의 가성비에 감탄하였다.ㅎㅎ
친구 부부가 좋아하니 나도 정말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