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3장
13 이 때에 예수께서 갈릴리로부터 요단 강에 이르러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려 하시니
14 요한이 말려 이르되 내가 당신에게서 세례를 받아야 할 터인데 당신이 내게로 오시나이까
15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이제 허락하라 우리가 이와 같이 하여 모든 의를 이루는 것이 합당하니라 하시니 이에 요한이 허락하는지라
16 예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곧 물에서 올라오실새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성령이 비둘기 같이 내려 자기 위에 임하심을 보시더니
17 하늘로부터 소리가 있어 말씀하시되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 하시니라
1 그 때에 예수께서 성령에게 이끌리어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러 광야로 가사
2 사십 일을 밤낮으로 금식하신 후에 주리신지라
3 시험하는 자가 예수께 나아와서 이르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명하여 이 돌들로 떡덩이가 되게 하라
4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기록되었으되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하였느니라 하시니
5 이에 마귀가 예수를 거룩한 성으로 데려다가 성전 꼭대기에 세우고
6 이르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뛰어내리라 기록되었으되 그가 너를 위하여 그의 사자들을 명하시리니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들어 발이 돌에 부딪치지 않게 하리로다 하였느니라
7 예수께서 이르시되 또 기록되었으되 주 너의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라 하였느니라 하시니
8 마귀가 또 그를 데리고 지극히 높은 산으로 가서 천하 만국과 그 영광을 보여
9 이르되 만일 내게 엎드려 경배하면 이 모든 것을 네게 주리라
10 이에 예수께서 말씀하시되 사탄아 물러가라 기록되었으되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다만 그를 섬기라 하였느니라
11 이에 마귀는 예수를 떠나고 천사들이 나아와서 수종드니라
설교
구약의 역사는 실패와 절망의 역사라 할 수 있습니다. 마치, 구약 역사 전체가 사사 시대처럼, 반역과 불순종, 심판과 부르짖음, 구원과 실패가 계속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항상 하나님께서 기회를 주시고, 도와주시지만, 사람들은 조금 편안해지고 살만해지면 또다시 하나님을 잊고 우상 숭배에 빠지곤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구약 성경은 결국 ‘죽음’을 향해 갑니다. 사람들에게는, 심지어 하나님께서 택하신 이스라엘에게는 그 어떤 가능성이나 희망이 없음을 보여주며 막을 내리는 것이죠.
하지만 성경은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구원 사역은 실패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실패하고 죄인들이 희망이 없는 것이지, 하나님은 실패하지 않으시고 하나님께는 소망이 있습니다. 복음서는 바로 그 사실을 보여줍니다. 어떻게 보여주느냐 하면, 실패한 이스라엘의 길을 하나님의 아들께서 다시 걸어가시는 방식으로 보여주십니다. 참된 하나님의 백성을 다시 창조하셔서, 새롭게 시작하시는 겁니다.
예수님께서 가신 장소를 잘 보시기 바랍니다. 마태복음 2장에서, 동방박사들이 예수님을 찾아 왔을 때, 헤롯이 자기의 자리를 빼앗길까 봐 아기를 다 죽이죠. 그때 예수님의 부모였던 요셉과 마리아가 어디로 피했습니까? 애굽으로 내려갔습니다. 그 후에, 오늘 본문에 보시면,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습니다. 물이죠. 그리고 세례를 받으신 후에, 광야로 가셔서 40일 동안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십니다. 장소가 어떻게 됩니까? 애굽, 물, 광야 40일.
예수님은 의도적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이 갔던 길을 다시 가신 겁니다. 이스라엘의 여정이 그랬죠. 애굽에서 나와서 홍해를 건너고 광야에서 40년을 있었습니다. 애굽, 홍해, 광야 40년. 마태는 의도적으로, 예수님이 이스라엘 백성들이 걸어갔던 그 길을 다시 걸으신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바로, 새로운 이스라엘이심을 보여주시기 위해서입니다. 과거에는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후손,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백성이었다면, 이제 신약 시대에서는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이 바로 새로운 이스라엘, 영적인 이스라엘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겁니다. 이제는 구원받기 위해서, 하나님의 백성이 되기 위해서 예수님을 믿어야 하는 것이죠.
이 사실을 마태만 가르치는 것이 아닙니다. 요한도 강조합니다. 요한복음 1장 51절에서, 나다나엘을 만나신 예수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죠.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사자들이 인자 위에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을 보리라 하시니라”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사자들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은, 야곱이 꾼 꿈입니다. 야곱이 하나님께 받은 이름이 이스라엘이죠. 예수님은 이제 예수님 위에서 그 일이 일어날 거라고 합니다. 예수님이 새로운 야곱, 새로운 이스라엘이라는 뜻이죠. 복음서는 이처럼, 예수님을 새로운 야곱, 새로운 이스라엘로 가르쳐줍니다.
다만, 오늘 본문에서 우리는 두 가지 사실을 더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실 때 일어난 일입니다.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시자, 성령님께서 비둘기 같이 예수님 위에 임하시고, 하늘이 열리고 하늘에서 음성이 들렸습니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 무슨 상황이겠습니까? 이 예수님의 사역으로 하나님께서 이 세상에 구원을 주실 것이니,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을 믿고 따르라는 겁니다.
오늘 본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두 번째 사실은, 시험의 내용과 시험을 이기신 방법입니다. 마귀는 예수님께 십자가의 길을 포기하라고 유혹했습니다. 세 가지로 시험했죠. 돌을 떡덩이가 되게 하라는 유혹은, 광야에서 불평했던 이스라엘의 모습을 떠오르게 합니다. 그들에게 하나님의 뜻보다 애굽에서 먹던 고기가 더 좋아 보였죠.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 내려 보라는 유혹은, 광야에서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신뢰하지 않고 시험했던 모습을 떠오르게 합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능력을 다 보고도, 하나님을 여전히 제대로 믿지 않고 시험했죠. 마지막으로 마귀에게 절하면 모든 것을 준다는 유혹은, 시내산에서 금송아지를 숭배했던 모습을 떠오르게 합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의 방법을 따르기보다, 자기들의 우상을 만들어 섬기길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 모든 유혹을 모두 신명기 말씀으로 이기십니다. 신명기는 모세가 가나안에 들어가는 이스라엘에게 전했던 설교이죠. 즉, 원래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광야 생활을 이겨 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이제 예수님이 새로운 이스라엘이 되셔서 하나님의 백성들을 새롭게 부르신다는 것입니다.
정리해 보면, 오늘 본문에서 우리는 새 이스라엘이신 예수님을 발견합니다. 이제는 성령 하나님의 능력으로 사역하시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을 믿을 때 하나님의 백성이 될 수 있습니다. 예수님에게 구원이 있고, 예수님에게 소망이 있습니다. 예수님이 없이,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후손으로 태어난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구원이 주어지는 게 아니라고 바울 사도가 가르쳤죠. 오늘 본문도 마찬가지인 겁니다. 죄가 없으신데, 세례를 받으심으로 그분의 백성과 같아지신 예수님. 마귀의 시험을 이기심으로, 이스라엘의 실패를 성공으로 뒤바꾸신 예수님. 바로 이 예수님을 믿을 때, 이제 앞으로 나오게 될 산상수훈을 지키며 따라 사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겁니다. 예수님을 믿지 않으면, 마귀의 시험을 이겨낼 수도 없고,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갈 수도 없다고 마태가 가르칩니다.
오늘 말씀에서, 그분의 백성을 새롭게 시작하시고 창조하시는 예수님을 잘 배우시고 믿으셔서, 영적인 이스라엘로 살아가시는 복된 저와 성도님들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