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마지막 날인 오늘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하는 위창 오세창 전시회에 다녀 왔습니다. 오세창은 왼쪽의 강좌/전시안내에 잘 소개되어있으나, 서예나 전각에 관심이 없는 분들께 그냥 다녀만 와도 좋을 전시회라는 생각에 이렇게 추천합니다.
서예는 더우기 한문으로 쓰여진 탓에 보는사람으로 하여금 내가 까막눈이로군 하는 생각이 들게도 하지만, 잘 된 글씨는 그 까막눈으로 하여금 감탄과 경탄을 자아내기도 합니다. 자로 재지도 않았을텐데 한치 어긋남 없는 글자 한자한자의 개성과 전체의 조화까지, 그리고 마지막을 마무리하는 낙관(이걸 도장파는 일,즉 전각이라고 하지요.)까지 , 마치 정교하게 짜여진 스릴러물을 보는것 같은 긴장과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물론 아는만큼 보인다는 만고의 진리도 있으나, 아는 만큼 느끼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전시회의 묘미란 아는 부분의 확인이 아니라, 모르는 것과의 순간적인 교감이 아닐까요. 그러면서 관심이 생기고 공부하면서 내 나름의 안목이 생기는 것이 눈도장찍으러 다니는 재미인가 봅니다. 아는 사람에게 안내를 받았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렇지 못해서 좀 아쉽긴 했습니다. 혹 관심있는 분이 있으면, 사람들을 데불고 같이 다녀오시면 좋을거예요.
전 개인적으로 전각을 좋아하는데요, 작은 것이 곧 우주라는 걸 십년전 개미라는 소설을 읽으면서 깨달았다면, 그걸 실제로 본것은 사년전 전각을 통해서였습니다. 오늘 오세창선생 자신의 글씨와 그림, 그가 정성들여 수집하고 보관해온 크고작은 서화들, 그리고 손때묻은 그의 전각작품들을 보면서 가슴가득 차오르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덧붙여, 지난 번 번개 여러분들. 다들 안녕하시지요.
벌써 팔월입니다. 조만간 뵙기를 고대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