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의 노동자 ...
이제 한가위의 달도 점점 둥글게 제 얼굴을 만들어 가고 있군요...
어제 저녁에는 오래 간만에 얼굴을 못보고 지내던 사람들을 만나서 식사와 흥겨운 밤을 함께 했습니다.
77日이라는 전쟁을 마무리하고 어깨동무하고 공장을 나왔던 이 곳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의 노동자들은, 이번 추석을 맞아 그동안 못보고 있던 동지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만들었습니다.
지난 ' 쌍용자동차의 정리해고 반대 옥쇄파업 ' 기간 동안에 연대했던 지역 사회의 여러 정당-사회단체들과 넓게는 금속노조, 그리고 인연있는 분들이 함께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에 새로 선출된 금속노조 산별 위워장과 집행간부들이 인사를 했고...
이 곳 평택 지역 민주노동당 대표와 진보진당 대표... 그리고 농민회와 여러 사회단체 대표들이 짧게 인사를 갈음했습니다.
이정희 의원님은 조금 늦게 오셔서 일일이 인사를 하셔야 만 하는 발품을 팔으셔야 했습니다.
그리고... 간단하게 차린 차례상 앞에서 모두가 절을 하고 노동자와 민중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싸워 나갈 것을 모두가 다짐하며..아직도 신변이 구속되어 세상과 단절되어 계시는 다른 동지들의 건강도 함께 빌어주면서.. 가족들과 대화의 시간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제 주변에서도...
아는 동리의 여동생의 남편 분이 이번 파업으로 구속이 되어 있고... 아직 재판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의 어머님이 쌍용자동차 파업이 진압되면서부터 그 남편 분이 구속이 되어 어디어 수감되어 있는지 꼭 알아보라고 얼굴 볼때마다 말씀하셨는데... 왜냐하면... 어머님이 결혼을 주선하셨던 분이라서...
이제야 자세한 내막을 전해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식사를 모두 하면서... 두어달 남짓한 그동안의 얘기를 하면서 모두들 웃음 꽃을 피워냈습니다.
비록... 지금은 공장에 들어가 일을 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가까운 날 언젠가는 모두가 자리할.. 자신이 일하던 그 작업장에서 공구를 손에 잡고, 또 다시 차를 만들 의지를 잃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저는... 인연이 있는 " 가족대책위 " 분들과 식사를 같이 했는데...
어제는 어떤 분을 면회하고 왔고... 오늘도 어떤 분을 면회하고 왔다... 고 하며 ... 그 분들의 최근의 근황과 사정을 듣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가족 분들도 면회를 하시지만 그 분들은 신상얘기를 하시고... 저와 일행의 같은 경우는 조금은 다른 얘기를 하시지요...
식사 중에 문화 행사 시간이 있었습니다...
파업 기간 중에 매일 매일 연대하셨던 어느 노동 가수 분이 마이크를 잡으셨습니다... 하는 말이...
왜.. 파업 막판에... 경찰과 법정관리인 이라는 사람이 " 단전과 단수 " 를 했었지요...
그 때 파업 노동자 대부분이 제일 먹고 싶었던 음식이 " 소주와 감자탕 " 이었는데... " 감자탕 " 이라는 노래가 있었습니다...
당시는 이 " 감자탕 " 이라는 노래를 도저히 하지 못하겠더라고 했는데.. 이제는 맘 껏 불러보겠다고... 정말 모두 박수 치며 팔뚝질하며 노래 불렀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가족대책위 대표를 이어 받은 분이 나오셨는데요...
" 1기 가족대책위 대표 " 님이 사실은 임신한 몸으로 막중한 중책을 수행하셨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자원해서 " 제 2기 가족 대책위 " 의 대표로써 험난한 싸움을 하고 계시다고 합니다.
노동자에게 한가위의 보름달은 마을 뒤 동산 언덕에 올라 볼 수있을 만큼의 여유를 주고 있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결국... 함께 눈물 흘려 보지 않은 자는 결코 누릴 수 없는...
" 함께 있다 " 는 존재의 소중함과.. 동지애의 뜨거움과.. 미래의 소망을 전해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