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소개
인생에 목적이란 없다─모든 것은 여기서 시작된다. 애매한 행복에 기대지 말고 자신을 속이지 않는다. 추구해야 할 것은 지금 이 순간의 확실한 쾌락뿐. 유행을 따르지 않고 독불장군도 마다하지 않으며 세상의 오해도 두려워하지 않는 정신적 귀족이 되어야 한다. 평범한 범용함보다는 고고한 이단이 낫다.
🏫 저자 소개
시부사와 다쓰히코
1928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본명 시부사와 다쓰오. 도쿄대학 불문과 졸업. 마르키 드 사드(Marquis de Sade)의 저서를 일본에 소개하는 한편 다수의 에세이를 발표했고, 소설 방면에서도 독자적인 세계를 개척했다. 1987년 8월 병으로 사망했다. 1981년 『가라쿠사모노가타리』로 ‘이즈미 교카 문학상’, 1988년 『다카오카 친왕 항해기』로 요미우리문학상을 수상했다. 시부사와의 작품들은 『시부사와 다쓰히코 집성』 전 7권, 『신편 비블리오티카 시부사와 다쓰히코』 전 10권, 『시부사와 다쓰히코 전집』 전 22권에 수록되어 있다. 그 외에 초기 작품집으로 『에피쿠로스의 늑골』, 『나부 중의 나부』(이와야 구니오 씨와 공저) 등이 있다.
📜 목차
들어가며
제1장 행복보다 쾌락을
인생에는 목적 따윈 없다
행복과 쾌락은 다르다
문명의 발달은 인간을 만족시키지 않는다
‘쾌락 원칙’의 부활을
행복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제2장 쾌락을 거부하는 좀스러운 사상
박애주의는 거짓 사상이다
건전한 정신이야말로 불건전하다
“너 자신을 알라”란 말은 어리석음의 극치
동물적으로 살아가는 것
제3장 쾌락주의란 무엇인가
죽음에 대한 공포의 극복
‘지루함’이라는 지옥에서의 탈출
은자의 사상
정치에 침을 뱉으라
쾌락주의의 함정
호색이라는 것
인공낙원과 주지육림
동양적 쾌락주의와 서양적 쾌락주의
제4장 성적 쾌락의 연구
양보다 질을
최고의 오르가슴을
정사(情死)의 미학
난교의 이상향
성감대의 확대
쾌락주의는 휴머니즘을 부정한다
제5장 쾌락주의의 거장들
최초의 자유인-술통 속의 디오게네스
‘취생몽사(?生夢死)’의 쾌락-술의 시인 이백
펜은 검보다 강하다-독설가 아레티노
살아가는 기술의 명인-행동가 카사노바
리베르탱의 방탕-사드와 성(性)의 실험
조화형 인간-괴테와 연애문학
‘뭐든지 먹는’ 동물의 이상-브리야 사바랭과 미식가들
피와 태양의 숭배자-반역아 와일드
유머는 쾌락의 원천-기인 알프레드 자리의 인생
육체가 꿈을 꾼다-장 콕토와 아편
제6장 당신도 쾌락주의자가 될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쾌락주의자의 현대적 이상형
유혹을 두려워하지 말 것
독불장군도 마다하지 말 것!
오해받을까 두려워하지 말 것
정신적 귀족이라는 것
본능에 따라 행동할 것
‘노동’을 즐길 것
레저에 대한 환상에 현혹되지 말 것
맺음말-쾌락은 발견이다
시부사와 형님의 유쾌하고 솔직한 담론
역자 후기
📖 책 속으로
“레저를 즐기자”라고 대중에게 호소하면서 이런 무드를 고조시키는 장본인은 매스컴과 오락, 관광 등 여가산업입니다. 무드란 요컨대 누군가가 만들어낸 무드입니다. 설령 여기에 오락이 존재하더라도 규격품에 가까운 쾌락이 있을 뿐입니다. 강요된 무드 안에서 규격에 맞춰진 쾌락을 추구해본들 허무할 뿐입니다.
〈본문 4P〉
요컨대 행복이란 참으로 종잡을 수 없이 불분명하고 주관적인 것입니다. 행복을 느끼는 당사자의 감수성이나 인생관, 교양 등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반해 쾌락에는 확고한 객관적 기준이 있습니다. 손으로 단단히 포착할 수 있는 신선한 감촉, 중량감이 있습니다. 맛있는 요리를 실컷 먹는 것은 시대나 환경을 불문하고 만인에게 공통된 희망사항입니다. 절세의 미녀를 갖는 것은 역사가 시작된 이래 온 세상의 남정네가 품는 영원한 꿈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맛있는 것을 먹으면 “아, 정말 맛있네!”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소원이 이루어져 미녀의 살갗에 닿으면 순식간에 어떤 말로도 형용할 수 없는 쾌감의 극치, 황홀경에 빠지게 됩니다.
〈본문 14P〉
‘긴장을 완화시킨다’라는 것은 ‘동물적인 상태로 자신을 내버려둔다’라는 것입니다. 더운 여름날 개는 혀를 늘어뜨린 채 축 처져 드러누워 있습니다. 눈이 내리는 추운 날에는 기뻐서 날뜁니다. 여름날 해가 내리쪼일 때 식물들이 잔뜩 시들어 있다가 그늘이 지면 다시 생기가 넘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요컨대 그때그때의 주변 상태에 따라 생존 방식을 다양하게 바꾸면서 좀 더 편한 자세를 고른다는 이야기입니다. 외부에서 무엇이 덮쳐오든 최선을 다해 대항하려는 쓸데없는 노력은 하지 않습니다.
힘을 완전히 빼고 바람에 흩날리는 버드나무 가지처럼, 외부의 자극에 마음껏 희롱당해줍니다. 그러면 반드시 안식을 얻기 마련입니다. 동물이나 식물은 이런 이치를 본능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본문 43P〉
인류가 지구상에 번식하고 있는 이상, 에로티시즘이라는 세균을 근절하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합니다. 오히려 ‘악서’ 따위를 봐도 태연할 수 있는 강인한 정신을 길러내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에로티시즘의 면역 주사라도 놔두는 편이 센스 있는 처치일 것입니다.
유혹당했기 때문에 타락했다든가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나빠졌다는 사고방식은 비겁합니다. 애당초 유혹을 당했다는 것과 타락했다는 것이 직접적 인과관계로 연결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일까요? 결국 타락할 사람이라면 애초에 타락하게 만들어져 있는 나약한 인간일 것입니다. 안 되는 인간이지요.
〈본문 167P〉
유혹을 두려워하지 말고, 타인의 오해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어디까지나 독불장군처럼 당당히 자신을 밀고 가기 위해서는 강한 정신적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과거의 스토아 철학자들은 주위의 영향에 동요받지 않는 평정한 마음 상태를 ‘아타락시아’라고 부르며 현자의 최고 이상으로 생각했습니다. 타인이 뭐라 하든, 세간이 아무리 수선을 피워도 항상 화창한 마음가짐을 유지하며 평소대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실로 부러워할 만한 심경입니다.
〈본문 176P〉
🖋 출판사 서평
시부사와 다쓰히코의 선동적 인생론!
시부사와 다쓰히코는 마르키 드 사드(Marquis de Sade)의 저서를 일본에 소개하는 한편,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다수의 에세이를 발표했고, 소설 방면에서도 독자적인 세계를 개척하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각인시킨 작품들로 일본 문단에 큰 족적을 남겼다. 그런 시부사와 다쓰히코가 쾌락주의에 대해 자유로운 생각을 펼치며 기존의 통념에 문제를 제기한다.
사람들을 규격화하고 문화를 밋밋하게 만드는 대중민주주의에서 반드시 벗어나야 한다. 일상의 행복보다는 비일상적 쾌락을 추구하고, 장기적 계획보다는 지금 이 순간을 치열하게 살아내는 충만감이 더 중요하며, 그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평범한 범용함보다는 고고한 이단이 훨씬 낫다. 저자는 이 단순명쾌한 선동을 철학과 교양, 인문과 예술을 넘나들며 흥미롭게 전개한다.
쾌락주의적 삶을 향한 고찰과 실천!
시부사와 다쓰히코는 행복보다 쾌락을 중요시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행복은 조용하고 애매하고 흐릿한, 물결의 일렁거림이 없는 혼탁한 늪 같은 상태이지만, 쾌락은 순간적으로 불타올라 놀랄 만큼 뜨거워졌다가 순식간에 꺼져버리는 불꽃놀이 같은 존재이다 분명 꿈같은 것이긴 하지만, 그만큼 격렬한 기복이 있으며 인간으로 하여금 행동으로 치닫게 내모는 아름다움, 강렬함이 있다.’
저자는 쾌락주의적 삶을 위한 실행을 강조하며, ‘독불장군도 마다하지 말 것’, ‘오해받을까 두려워하지 말 것’, ‘정신적 귀족을 추구할 것’, ‘본능에 따라 행동할 것’, ‘레저에 대한 환상에 현혹되지 말 것’ 등의 실천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이러한 행동들이 어떻게 쾌락주의적 삶과 연결되는지 기존의 관념을 뒤집으며 알기 쉽게 전해준다.
저자는 ‘욕망을 충족시키려는 노력이야말로 인간이 살아가는 이상 피할 수 없는 인생의 목표’라고 말하며, 진정 인간을 위한 인간의 삶이란 무엇인지 뜨겁게 고민한다. 쾌락주의를 다방면으로 고찰하고 쾌락주의자로 충실하게 살았던 역사 속 거장들의 인생을 소개하며, 현실에서 어떻게 쾌락이 구현되는지 보여준다.
기존의 통념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자유로우면서 날카롭게 전개하는 시부사와 다쓰히코의 “쾌락주의 철학”은 즐겁고 유익하게 독자들의 지적 호기심을 채워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