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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같은 상황에서도 삶은 이어진다!
봄볕청소년 10. 살아남는다는 것!
원제: Überleben!
구드룬 파우제방 지음, 박종대 옮김
288쪽 | 148×210mm | 값 15,000원
2022년 1월 7일 | ISBN 979-11-90704-46-5(43850)
*핵심어 : 제2차세계대전, 전쟁, 생존, 용기, 평화, 희생, 공존, 나치, 드레스덴폭격, 히틀러
"모든 전쟁은 범죄야.
그 일을 겪은 뒤로 나는 전쟁이 다시는 우리에게 일어나지 않기를 빌고 또 빌어.
우리는 살아남았어. 중요한 건 오직 그거야."
| 출판사 서평
죽음과 같은 상황에서도 삶은 이어진다!
《살아남는다는 것!(Überleben!)》은 평화와 인권을 사랑한 작가 구드룬 파우제방(1928~2020)의 청소년소설이다. 2005년 일흔여섯 살에 발표한 이 소설에서 파우제방은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생명의 존귀함과 살아남기 위한 용기와 의지에 관해 이야기한다. 나치 독일이 패망하기 석 달 전인 1945년 2월, 연합군의 공중 폭격으로 지하 방공호 화장실에 매몰된 다섯 아이들이 어둠과 배고픔, 공포와 고립감과 싸우며 끝내 살아남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열여섯 번째 생일을 며칠 앞둔 여자아이 기젤은 고향 니더슐레지엔에 소개 명령이 떨어지자 할머니와 만삭의 엄마와 세 남동생과 함께 피난 기차에 오른다. 할아버지는 전쟁 중에 죽었고, 아빠는 전쟁에 나간 뒤 생사를 모른다. 엄마는 기차에 오르고 얼마 뒤 갑작스러운 진통으로 들것에 실려 가고, 할머니는 대피 사이렌이 울리는 북새통 속에 손주들과 엇갈린다. 어른들과 떨어진 기젤은 동생들은 물론 일곱 살 고아 소녀 로테까지 데리고 방공호로 대피한다.
대피령이 해제된 뒤 기젤과 네 아이는 볼일을 보려고 화장실을 찾는다. 그 순간, 거대한 굉음과 함께 건물이 요동치고 전기가 나간다. 아이들은 벽 너머 남자 화장실에 부상을 입고 홀로 갇힌 군인 로켈과 파이프를 통해 소통하면서 살아남기 위해 분투한다. 부족한 음식을 합리적으로 나누어 먹고, 지상으로 구조 신호를 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소설의 맨 앞과 뒤에는, 60년 후 일흔여섯 살이 된 기젤이 손녀딸에게 보내는 편지가 실려 있다. 기젤이 당시 자신처럼 열여섯 살이 된 손녀에게 이렇게 당부하면서 이야기가 끝난다.
“모든 전쟁은 범죄야. 그 일을 겪은 뒤로 나는 전쟁이 다시는 우리에게 일어나지 않기를 빌고 또 빌어. 우리는 살아남았어. 중요한 건 오직 그거야.”
■ 전쟁의 잔혹함에 관한 소설
독일의 작가이자 언론인 쿠르트 투홀스키는 “모든 전쟁은 패배다. 생명을 파괴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한평생 반전·반핵 메시지를 작품 속에 담아 온 파우제방은 《살아남는다는 것!》에서, 승자가 존재할 수 없고 오로지 파괴만이 존재하는 전쟁의 잔혹함을 어린 주인공들을 통해 보여 준다. 전쟁사에서 민간인 사상자를 가장 많이 낸 비극적인 사건들 중 하나로 기록된 ‘드레스덴 폭격’이 이 소설의 배경이다.
열여섯 살 생일을 며칠 앞둔 기젤은 어느 날 주민 소개 명령이 떨어지자 고향 니더슐레지엔을 떠나 외조부모가 사는 드레스덴으로 가족과 함께 피난을 떠난다. 2월 한겨울에 늙은 할머니와 만삭인 엄마와 열다섯 살부터 한 살 반까지 네 아이가 짐을 이고 지고 나선 피난길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엄마는 피난 기차에 오른 뒤 갑작스러운 산통으로 들것에 실려 가고, 할머니마저 아수라장 속에서 어디론가 사라진다. 공습경보가 떨어지고, 기젤과 동생들은 지하 방공호로 대피한다. 그리고 매몰된다.
아이들이 무너진 방공호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모습은 처절하고 눈물겹다. 그러나 기적적으로 구조된 아이들 앞에 펼쳐진 세상은 처절하다는 말조차 무색하게 만든다. 모든 것이 폐허가 된, 죽음만이 가득한 세상. 목적지였던 아름다운 도시 드레스덴은 초토화되었고, 외조부모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청소년들에게 전쟁은 게임이나 뉴스에 나오는 남의 이야기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도 지구 곳곳에서는 전쟁이 한창 진행 중이고,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과 삶의 터전을 잃고 있다. 게다가 한국 전쟁은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라 불안하게 멈춰 서 있을 뿐이다. 이 책은 끝나지 않은 전쟁의 영향력 속에서 살아가면서도 현실을 체감하지 못하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전쟁의 잔혹함과 평화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 삶의 소중함과 용기를 일깨우는 이야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우제방이 이 책에서 궁극적으로 전하는 메시지는 ‘삶의 소중함’과 ‘용기’다. 주인과 기젤과 똑같이 1945년 당시에 열다섯 살이었고 어느덧 일흔여섯 살이 된 노작가는 최악의 상황에도 목숨을 포기하지 말라고, 끝까지 살아남아서 삶의 기쁨을 누리라고 말한다.
전기도 수도도 모두 고장 나고, 먹고 마실 것이라고는 샌드위치 몇 조각과 과자 몇 개와 변기 물통 속의 물뿐인 상황 속에서도, 기젤은 포기하지 않는다. 세 살 아래 동생 에르빈과 교대로 쪽잠을 자면서 구조대의 신호에 귀를 기울이고, 한정된 음식을 치밀하게 계산해서 동생들과 나누고, 지상으로 끊임없이 구조 신호를 보낸다. 기젤과 동생들은 빛 한 줄기 들지 않는 어둠 속에서 옛이야기를 서로 들려주고, 노래하고 춤추고, 술래잡기를 하면서 희망을 놓치지 않는다. 그리고 마침내, 《손도끼》의 주인공 브라이언이 홀로 조난당한 깊은 삼림 지대에서 기어코 살아 돌아오듯이 환한 햇빛 속으로 올라온다.
훗날 기젤은 구조 순간을 회고하며 이렇게 증언한다. “용감하다고? 나는 그 말이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린 그저 살아남고 싶었을 뿐이다.”(268쪽)
■ 나보다 약한 이를 돌볼 의무
이 책은 나 자신을 지키는 데에서 한 걸음 나아가, 나보다 약한 존재를 보살피고 지킬 의무에 대해 말한다. 피난길에 오르면서 엄마와 할머니는 기젤에게 동생들을 잘 돌보라고 당부하며 이렇게 덧붙인다. “널 믿어.”
아이들과 벽 하나를 사이에 둔 채 파이프를 통해 대화하는 군인 로켈도 기젤에게 말한다. “너희 중에서 가장 어른은 너야. 혹시 내가 잘못되면… 네가 이 방공호에서 가장 어른이 될 수도 있어. 그 책임을 분명히 알아야 해.”(184쪽) “아이들을 자주 웃게 해 줘, 알았니?”(190쪽)
기젤은 “내게는 의무뿐이다. 빌어먹을 의무! 나는 의무라는 말이 너무 싫다.”(202쪽)라고 하소연하면서도, 동생들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끝내 약속을 지킨다.
이 책에 나오는 많은 어른들 역시 아이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양보하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기젤의 할머니와 엄마와 로켈 아저씨는 물론이거니와, 피난길에 우연히 마주친 기젤에게 서슴없이 과자 한 움큼을 건네는 노부인 등의 여러 인물들은 약한 존재 앞에서 저절로 솟아나는 선한 마음과 연민을 감동적으로 보여 준다.
■ 전쟁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전하는 평화의 메시지
파우제방이 이 책에서 말하는 의무는, 나치가 독일 국민에게 강요한 의무와 확연히 대비된다. 인간으로서, 그리고 어른으로서 마땅히 가져야 하는 이 의무는 파우제방이 노년에 이르러 이 책을 쓴 이유이기도 하다.
이 소설은 할머니가 된 기젤이 열여섯 살 생일을 앞둔 손녀 슈테파니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을 띠고 있다. 이야기의 맨 앞과 끝을 ‘할머니 기젤’의 편지가 감싸고 있고, 2차 대전 당시의 이야기는 ‘소녀 기젤’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맨 앞의 편지에서 저자의 분신이라고 해도 좋을 ‘할머니 기젤’은 손녀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런 말을 하면 어떨까 싶지만, 너는 할미보다 운이 좋아. 평화로운 세상에 살고 있으니까. 나는 전쟁이 어떤 건지 알아. 신문이나 TV 뉴스를 보고 아는 게 아니라 그 폭력성을 직접 몸으로 겪었거든.
너에게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이 할미는 정말이지 온 마음으로 소망한다. 당연히 다시는 그런 일이 없어야겠지. 어쨌든 이 이야기로 할미와 네가 조금 더 가까워졌으면 좋겠구나. 진심으로 생일 축하한다!”(6쪽)
이처럼 이 책에는, 유년기에 전쟁을 겪은 세대가 다음 세대만큼은 똑같은 비극을 겪지 않도록 비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다.
■ 풍부한 토론거리를 갖춘 책
파우제방은 이야기 전반에 걸쳐서 독일 국민들이 나치에 열광하는 모습과 그로 인해 전쟁 속으로 거침없이 휘말려 드는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여전히 총통과 조국에 대한 충성을 버리지 못한 채 피폐한 삶을 살다가 세상을 떠나는 기젤의 아빠는 독일 국민들이 무엇을 오판했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정확히 보여 준다. 독일인들의 맹목적인 믿음으로 인해 유대인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고, 독일인 자신들도 엄청난 고난을 겪었다. 이 책은 가해국 국민인 독일인들의 시점으로 펼쳐지지만, 전쟁의 근본적인 속성과 2차 대전의 핵심을 한 치도 놓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더욱 풍부한 토론거리를 갖춘 책이다.
| 본문 중에서
볼피와 지금 엄마 배 속의 아기는 아빠가 휴가 나왔을 때 생겼다. 우리 마을에 있는 대부분의 갓난아이들이 다 그렇다. 엄마는 자녀를 많이 낳는 여자에게 수여하는 ‘다산 훈장’을 받고 싶어 했다. 그래서 네 명은 꼭 낳겠다고 했다. 다산 훈장은 아이 넷부터 주어졌다. 엄마는 독일 여학생 동맹 단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엄숙한 의식 속에서 다산 훈장을 목에 걸었다. 자랑스러워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나도 그랬다. 얼마 전에 소녀단에서 독일 여학생 동맹으로 진급했을 때 다 큰 처녀가 되었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거기다 훈장까지 받은 엄마가 있어서 더욱 자랑스러웠다. 우리는 엄마가 상을 받을 때 3부 합창으로 ‘봄의 노래’를 불러 주었다. 엄마는 환하게 웃었다. 훈장 수여식 동안 부엌에서 내다보고 있던 할머니만 표정이 어두웠다. 아이를 많이 낳았다고 훈장을 주는 건 여자를 아이 낳는 기계로 보는 거라고 생각하신 것이다. 물론 그런 속내를 대놓고 말하지는 않았다. 우리 마을에서 할머니처럼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여자들은 대부분 훈장을 받은 사람을 부러워했다. 지금까지는 남자들만 훈장을 받았는데, 이제 여자에게도 기회가 생긴 것을 무척 반가워했다. _57~58쪽
순간 귀청이 찢어질 듯 날카로운 호각 소리가 울리고, 지축을 뒤흔드는 엄청난 폭음이 이어진다. 마치 바로 옆에서 울리는 천둥소리 같다. 귀가 멍하다. 커다란 건물이 한 번 펄쩍 뛰어올랐다가 내려앉는다. 에르빈이 뒤로 넘어지는 게 보인다. 나는 쓰러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볼피는 거미원숭이 새끼처럼 나한테 착 매달린다. 로테는 새된 비명을 지르며 귀를 막는다.
무슨 이런 천둥소리가 다 있지? 머리 위에서는 마치 굵은 빗줄기가 양철 지붕을 때리듯 우두둑 소리가 난다. 기둥이 삐걱거리고, 콘크리트가 갈라진다. 천장 회칠이 부서지면서 주먹만 한 돌이 떨어지고, 벽이 벌어진다. 돌 파편에 맞은 하랄트가 비명을 지른다.
이어 불이 꺼진다. 칠흑 같은 어둠이다. _114~115쪽
우리는 환기통 아래에 멈추어 선다. 내가 먼저 소리치자 하랄트와 로테가 따라 한다.
“사람 살려! 사람 살려!”
에르빈이 없으니까 소리는 크지 않다. 에르빈의 목소리가 우리 중에서 가장 크다. 다음번에는 아무리 피곤해도 함께 소리쳐야겠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열여섯 번 소리친다. 더 이상은 힘들어 곤란하다. 하랄트는 갈증이 난다고 투덜대고, 로테는 목구멍이 아프다고 불평이다. 나 또한 아무거나 마시면 좋겠다는 생각밖에 없다.
나는 위쪽을 향해 귀를 기울인다. 환기통 창으로 갑자기 빛이 들어올 수도 있고, 누군가 우리 쪽을 보고 말을 걸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어둡고 조용하다. _176~177쪽
귀를 틀어막아야 할 정도로 큰 굉음이 들리기 시작한다. 천공기로 뚫나? 하염없이 위만 쳐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천장에 빛이 들어온다. 커다란 구멍이 모습을 드러내고, 큰 덩어리들이 떨어진다. 너무 눈이 부셔 두 눈을 감는다. 볼피가 울어 댄다. 엄청난 소음 때문에 놀라 깼으니 이상한 일도 아니다.
“사람들이 와!”
하랄트가 소리치고는 담요를 집어 던진다.
믿을 수 없을 만큼 신선하고 찬 공기가 훅 끼친다. 소음이 멈춘다. 나는 천천히 다시 눈을 뜬다. 빛이 무척 아리고 낯설다. 에르빈이 벌떡 일어나 환기통으로 다가간다. 배낭은 힘없이 바닥에 내팽개쳐져 있다. 그 위에 지퍼를 닫은 가방이 놓여 있다. 내 옆에서 하랄트가 튀어 오르더니 환호성을 지르고, 춤을 추듯 펄쩍펄쩍 뛴다.
“이제 밖으로 나간다! 밖으로 나간다!” _266쪽
| 옮긴이의 말
살아남음은 그 자체로 목적이지만, 그 고된 과정을 이겨 내는 가운데 우리는 살아갈 참된 힘과 용기를 얻는다. 사실 이 책의 미덕은 죽음과 같은 상황에서도 삶은 끊임없이 이어진다는 사실을 보여 준 데 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숨바꼭질을 하고, 그런 놀이 속에서 현재의 상황을 잊은 채 순간의 즐거움을 맛보고, 옆방에서 부상당한 채 죽어 가는 아저씨에게 물을 나누어 주는 것을 아까워하면서도 그런 이기심에 죄책감을 느끼고, 동생들 몰래 남은 물을 마시면서 속으로 미안해하고, 식욕이 없으면서도 한 조각 음식이 입에서 녹아내릴 때 작은 행복감에 젖는다.
| 작가 소개
지은이 구드룬 파우제방(Gudrun Pausewang)
체코 보헤미아 동부 지역 비히슈타틀에서 태어났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난 뒤 가족과 함께 독일로 와, 비스바덴에서 김나지움을 마치고 사범대학을 졸업했다. 이후 독일과 남아메리카에서 일했다. 1959년 남아메리카를 배경으로 한 첫 소설 《리우 아마르고》를 발표하고, 아들이 태어난 뒤 아동·청소년을 위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환경, 평화와 정의, 전쟁과 인권 등 묵직한 주제로 수준 높은 문학 작품을 발표했으며, 문학적 업적을 인정받아 구스타프 하이네만 평화상, 북스테후더 불렌상, 독일 아동청소년 문학상 등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 《엘린 가족의 특별한 시작》, 《핵폭발 뒤 최후의 아이들》, 《구름》, 《나무 위의 아이들》, 《평화는 어디에서 오나요》 들이 있다.
옮긴이 박종대
성균관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쾰른에서 문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사람이건 사건이건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이면에 관심이 많고, 환경을 위해 어디까지 현실적인 욕망을 포기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 자신을 위하는 길인지 고민하는 제대로 된 이기주의자가 꿈이다. 《농담과 무의식의 관계》, 《성욕에 관한 세 편의 에세이》, 《콘트라바스》, 《승부》,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 《바르톨로메는 개가 아니다》,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 등 많은 책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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