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젊은 층에서 '진보'에 대한 혐오를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만 보면 이들은, '위선적이어서 진보가 싫다'는 사람들이 많은 것같다. '빨갱이라서'가 아니다.
나는 이게 정말 이상한 게, 어느 나라에서도 정치적 혐오는 있는데 이런 이유들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오바마 -바이든의 민주당 혐오는 그들을 위선적이라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이민자 정책때문이다. 오바마가 '정치적 올바름'을 강조하면서 이민자 난민들을 포용하고, 이들이 싼 임금을 감수하면서 온갖 일을 하니 기존의 미국인들은 '이민자들 때문에 우리 월급조차 적어진다'라는 인식이 광범위해진 것이다. 이민자를 무조건 적대시하는 트럼피즘을 미국인들이 옹호하게 된 데는 이런 현실적, 실질적인 이유가 있다. 영국. 브렉시트는 왜 통과됐을까. 시리아, 아프리카 등에서 꾸역 꾸역 밀려드는 난민들을 받아들이면서 문제가 됐다. 이들로 인해 사회보장보험, 즉 의료보험이나 연금 등이 흔들린다는 불안감이 영국인들을 덮쳤다. 영국인들은 EU의 난민정책에 대한 반대표로서 브렉시트를 행사한 것같다. 스웨덴 등 북유럽쪽은 난민들이 언어가 아예 안 통한다. 그러니 이런 난민 이민자들이 무슨 단순 노동, 알바조차 못했고 직장을 가지지 못한 이들은 사회 부적응자가 되고 범죄조직에 자꾸 들어간다. 스웨덴의 치안이 불안전해지고 지독한 사회문제가 되니 이걸 두고 북유럽이 우경화되고 있다는 말이 전해진다.
근데 한국에서 진보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저런 정책, 현실적 사회 문제때문에 싫어하는 게 아니라 "위선적이라서" 싫다고 한다. 이런 현상은 오로지 한국에만 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경제성장 어젠다가 나왔을 때, 그걸 목놓아 비난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원래부터 민주당을 싫어했던 사람들이다. 박근혜의 창조 경제는 아무런 내용이 없는 속 빈 강정이었는데, 그건 비난을 않는다. 조국 대표 (당시 법무부 장관) 딸의 표창장 사태를 떠올려 본다면 당시 진보에 대한 혐오감을 가진 사람들이 '진보는 저렇게 위선적이다'라고 일제히 손가락질을 했다. 조 전장관 부인의 사모펀드가 있는데 그게 엄청난 부정부패라며 잘 모르면서도 흥분해서 난리들을 했다. 정작 표창장은 부산대 의전원 입시에 영향이 없었다고 부산대에서 발표했는데도 조 전장관은 위선자라고 먹물을 끼얹고 그 이미지를 확정했다. 이런 사람들이 곽상도 전 의원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에 대해서는 비난을 않는 것을 보면 정말 불가사의에 가깝다.
진보는 덮어놓고 위선이라며 욕부터 하는 성향은 내 생각에 아마도 유튜브와 SNS의 알고리즘 시대가 열리면서 강화된 듯하다. 나는 이것이 닭그네의 시대에 퍼진 것 아닐까 싶다. 진보 성향의 사람들이 여기저기 너무 많아졌고, 그러자 진보를 무능력하다며 찍어누르는 게 더이상 안 되기 시작했고, 이젠 '위선'으로 족치자고 패러다임을 바꾼 것같다.
우리나라가 단 한 발자국을 나가기조차 힘든 이유가 이런 거지같은 프레임 장사때문이다. 근데 진보, 보수라는 구분이 지금 한국 사회에서 과연 의미가 있는 걸까? 예컨대 의대 증원 1500명 증원 정책. 이거 보수 성향 정책일까? 진보 정책일까? 이런 거대 담론이 의미 없어지는 시대가 된 지 오래다. 있지도 않은 보수, 있지도 않은 위선. 그런 거 얘기 그만 하고, 실제적인 정책을 얘기했으면 좋겠다. 그런데 내 바램과는 다르게, "진보는 위선"이라는 프레임으로 엮여진 혐오감은 갈수록 더 강화되는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