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변변한 반찬이라는 것이 없었다. 짭잘하게 반찬을 만들어 놓으면 밥을 가득 담아서 후다닥 한그릇 비우곤 하였던 기억이 있다.
어머니가 오랜 동안 직장생활을 하셔서 대부분의 반찬이 이렇게 잡짤했다. 어머니는 출근하시 전에 일찍 일어나셔서 노란 양은 냄비에 시래기와 고등어를 넣고는 매콤하게 조려 놓고 가신다. 학교에서 돌아온 어린 동생과 나는 식은 밥을 꺼내 찌그러진 양은 냄비에 들어있는 고등어 조림을 해서 저녁밥을 해결하고는 하였다.
얼른 저녁을 먹고는 집으로 올라오는 골목길 입구에서 하염없이 부모님을 기다리고는 하였다. 추운 겨울에 몇시간씩 동요도 부르면서 어머니를 기다리다 보니 어린 동생은 얼굴에 동상이 안걸려 있은 적이 없었다. 지금도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얼굴부터 벌겋게 되는 휴유증을 앓고 있다.
이렇게 고등어 조림을 해서 밥상에 올리고 먹으니 순간 울컥한다. 이런 나를 보더니 물정 모르는 남편이 한마디 한다.
“거봐~ 이번 고등어 조림이 맵게 조려졌다고 했잖아.” 사람이 되려면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지 기약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