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1995.3.31.
선녀가 울음을 터뜨렸다
처음엔 미선이가 혼자 훌쩍거리더니 나중엔 선녀가
울음을 터뜨렸다
항상 웃고 태평하던 아이가 눈시울이 붉어지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책상은 먼저 옮겨놓고서 나중에 슬프다며 우는
선녀를 정말 안아주고 싶을 정도로 보호본능이 일었다
나같이 별볼일 없고 싱거운 애와 끝까지 같이 다니는 것이
항상 신기하게 느껴진다
내 주위엔 착한 이들이 많은것 같다
아님 갑자기 착한 이들만 눈에 띄는지..
미선이가 우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리고 주위에서 항상 욕을 하는 이들이 밉다
나도 처음엔 그리 좋은 아이라 생각진 않았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한 친구들이 많은 것은 아무래도
미선이는 첫인상이 좋지 않은가 보다
항상 기회를 내서 충고를 해주고 싶지만 좀처럼 기회가
나지 않는다 이번 수학여행 가는 길에 해주어야겠다
친구들이 미선이가 '울보'라한다
난 처음엔 이해를 못했는데 생각해보니 입학초에도 부반장에게 무슨소릴 들었다고 울었었고 청소하다 또 무슨 소릴 들었냐니까 아무말도 안했다 누구에게 무슨 소릴 들은건지.
선녀를 기다리며 부반장에게 미선이가 너 좋아하는 거
아냐니까 안다고 한 그 애의 말을 미선이에게 전해야 할지
고민이다 미선이가 울었다는걸 말하며 왜 우는지 몰르냐고
또 웃으니까 찔린듯이 관심있게 물어보는 것이었다
오늘 별말 안했다고는 하지만 말을 함부로 한다는 소문으로
짐작해 보건데 분명 부반장이 미선에게 무어라 한게 분명하다 나쁜 X.
은실이처럼 미선이도 첫인상과는 달리 지금은 좋은 친구라
생각된다
잘은 모르겠지만 철이 들 들어보이는 것은 미선이의 또
다른 면이라 생각하며 내가 미선이의 좋은 점을 불러일으킬수 있도록 도와야 하겠다고 생각한다
내가 친구하난 잘 사귀는 듯 하다
무엇보다도 모든 이들에게 좋은 친구로 남고 싶은것 나이다
난 너무 열을 잘 받는다 그래서 누구들은 말 붙이길 꺼릴지도 모른다 고치려고 하지만 잘 안된다 말을 적게 하고 관심도 줄여볼까 했지만 여간 몸이 근질거리는게 아니다
정말 난 따뜻한 정이 느껴지는 사람이 되고 싶은게 요즘의 소망이다
Dear 은실
내가 요즘 처음보다 말이 적어진거 너 느끼는가 모르겠다
자연스레 그렇게 된것도 아니고 그렇게 하고 싶어 그런것도
아니고 일부러 그런다는거 너 아니?
나도 모르게 열을 내며 말하고 나서 내가 얼마나 후회를
하는지 모를거야 흑흑.
미안하다고 말하기엔 이미 늦었고 다시금 또 열을 내는건
내가 모자르다는 증거 아니겠니.
나 요즘 새로 시작하겠다는 맘이 일고 있어
원래 입학때부터 그러겠다는 맘은 있었는데.
그만 허술해져서 내가 바라느 모습이 다 일그러졌어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다시 시작하고 싶어
따뜻한 사람이 내가 바라는 나의 내 모습의 이상형이야
항상 난 너무 차거운 아이다 라는 생각이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았어
무감각.잔인함.무표정.비꼬는 말들.
이게 내 모습들이야
나쁜 생각들만 하다보니까 그게 말로 표정으로 나오는가봐
겁나. 이러다 그게 영원한 내 모습이 되어버릴까봐.
무언가가 날 스치고 지나갔음 좋겠어
아주 강한 느낌으로.
바로 옆에만 있어도 온몸이 화끈거리고 심장이 마구 뛰고
이런저런 말을 찾는 그런 모습이 난 정답게 느껴져
다행히도 누구에게나 웃으며 말하는게 습관인것이 낙이다
그 사람에게 화가 나면서도 내게 말을 걸면 나도 모르게 웃으며 대답하는게 내 모습이다
내가 너무 틱틱거리면 '좀 따뜻하게 말 좀해라'라고 좀 해주렴 아님 때려도 좋아. 난 맞아야 정신을 차릴껴
눈빛 가득히 따스함을 담고 내일은 웃는 모습으로 그래서 마음도 웃음으로 가득한 그런 날을 만들겠어
항상 따스히! 내일의 신조야
내일이 4월 1일 만우절이야
중학교땐 얌전떠느라 학교에서 막느라 잘 놀지도 못했지만
이번엔 재밌게 보내고 싶어
그래서 만우절 재방송까지 때워야지
은실아. 우리 한번 잘해보자
모두가 우릴보면 생각하면 따뜻한 맘이 저절로 전해질 정도로 항상 웃으며 살자
모든이에게. 그들도 그들 나름대로의 괴로움이 있고 또 불쌍한 모습이 있겠지
모든이에게 사랑을 나누어주는 우리가 되자
오늘따라 노란 개나리가 보고싶다
왜냐면 아침에 진달래를 보았거든
은실아! 봄이야!
행복
-이상우
내가 여기 있음이 확인되고
내가 볼수 있는 주변의 자잘한 것들까지
내쪽으로 보내는 골똘한 눈빛을 확인하는 것,
내가 쌓아가는 하루하루의 돌층계가
무의미하지 않으며
언젠가 더 큰 빛을 내며
훤히 비출 광채가 될수 있음을 믿는 것,
내가 혼자가 아니며
소중한 연분들이 내 이름을 부르며
적당한 거리에 존재하고 있음에 뿌듯해 하는 것,
빼앗아 허리춤에 애써 감추기보다
내게 있는 조그만 정성을 너에게 주어도
아까운 마음이 들지 않는 것.
네게서 느끼는 따스함을 전하고 싶다
이 시로써 전해졌다면 다행이겠고 혹시라도
전해지지 않았다면 말하렴.
마지막 hidden card 가 있다
궁금하지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