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ㅡ 한 나라의 말은 그 나라의 문화척도를 가늠한다
김지용ㅡ 동국대 겸임교수
미디어포럼 회장
인도네시아 부톤섬에서 한글이 공식문자로 채택되어 사용된다는 뉴스를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지난달 11일 상세히 보도한 바 있다.
이후 한글의 우수성에 대하여 전 세계가 비상한 관심을 보내고 있다.
이 신문은 한국의 언어학자들이 문자가 없는 소수 민족을 위한 교재를
만들고 있는 현황과 함께 찌아찌아어(語) 처럼 발음체제가 특이한 언어에
'국제용한글 알파벳'이 환영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몇 년전부터 한글은 네팔, 중국 남부 등 동남아 일대에 살고 있는 라후족을 상대로
보급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인터넷과 이동통신이 일반화 되면서부터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글의 비틀어쓰기, 줄여쓰기 등 한글의 유희가 극에 달하고 있다.
이미 즐팅(즐거운 채팅), 방가(반가워), 감썀(감사합니다.), 샘(선생님), 쪼까(조금),
무쟈게(무지하게), 넘(너무), 꼬~옥, 허걱, 빠직, 아부작렬 등이 채팅용어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바른 말 쓰기에 선도적 입장에 있는 TV방송마저도 자막을 통해
조어, 비문법적 문장 등을 남발, 언어 파괴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함께 팔리거나 섞이다.'의 의미 '묻다'를 '뭍다'로 표기하거나 홀홀단신(혈혈단신),
한 숨 쉬지말아(한 숨 쉬지마라), 오랫만에(오랜만에), 세옹지마(새옹지마),
허구 헌 날(허구한 날), 겉잡을 수 없다(걷잡을 수 없다) 등 맞춤법을 무시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 술 더 떠 "넌 배신 깔 놈이야" "아씨 퐈이야"는 어안이 없는 정도다.
이같이 욕설을 퍼붓는 선까지 이르게 된다면 과연 한글의 미래는 어떻게 변질 될 것인가
우려되는 바가 크다. 명동 등 길거리의 간판들도 온통 국적을 알 수 없는 외국어 표기로
둔갑, 외국타운을 거닐고 있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아름답고 고운 우리말은 많이 있다.
참고을, 버들송이, 햇살내음, 참맛 참빛, 즈려밟고, 고운님 여의옵고, 밀려오네,
장터구이골, 풀잎사랑, 우렁찬, 알참이 등을 사용하면 저절로 정감이 솟지 않을까.
한 나라의 말은 그 나라의 문화척도를 가늠하는 것이다.
영국은 셰익스피어와 인도를 바꾸지 않는다고 한다.
그만큼 나랏글에 대한 긍지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지않아도 조기유학,
영어 몰입교육으로 어린이들은 동식물이나 자연의 삶 등과 관련한 마음속 언어가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사(MS)는 10년 전부터 인간과 컴퓨터간 의사소통을 위해
'마인드넷'이라는 프로젝트를 마련, 각국의 언어을 연구하고 있는 중이다.
디지털시대를 맞아 한글의 미래는 컴퓨터운영체계와 업무용 프로그램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MS사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MS사가 젊은 고객을 대상으로 한글표본을 설정한다면 문장의 구성이 어려운
높임말이 사라질 것은 불을 보듯 한 일이다. 또한 조금만 바꿔도 그 뜻이 크게 변하는
종결어미를 멋대로 조작할 경우 세대간 의사소통이 단절될 것이 분명하다.
진심어린 불법(佛法)대화
만약 불법(佛法)을 행하는 사람이 방법(謗法)의 악인을 치벌(治罰)하지 않고
관념사유(觀念思惟)만을 전수하여 사정권실(邪正權實)을 가리지 않고
거짓으로 자비의 모습을 나타내는 사람은 여러 악인과 함께
악도에 떨어진다고 하는 글이니라. (어서 쪽)
통해
만약 불법을 수행하는 사람이 있는데 방법의 악인을 벌하지 않고
오직 관념사고에 집착하여 사정권실도 가리지 않고 그것이 자비인 것처럼
거짓으로 꾸미는 사람은 여러 악인과 함께 악도에 떨어진다.
◇ ◇
니치렌(日蓮) 대성인은 이 성훈에서 묘법(妙法)의 실천자인 우리가 법의 사정,
권실을 바로 잡지 않고 안이한 타협을 모색하는 것을 엄하게 훈계하셨다.
니치렌 불법은 전 민중의 불법이며 사회에 크게 열린 종교다.
사회의 엄한 투쟁을 잊고 민중을 잊은 종교는, 언젠가 사회나 민중과
깊은 골을 만들어 폐쇄적이 되고 결국 타락한 종교가 되고 만다.
니치렌 불법은 이기주의 사상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민중의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하는 이타주의 사상이다.
이 고상하고 숭고한 정신, 민중구제의 정신을 자신의 신조로서 실천하는 일이
우리의 사명이며 책무다. 우리는 잘못된 사상, 잘못된 종교로 일어나는
사회의 혼란과 모순을 묵시해서는 안 된다.
어디까지나 자기의 확신을 사람들에게 호소하고 사람들이 각성하도록
촉구하는 일이 종교자로서 당연한 사명이 아닐까.
반대로 그런 기본적인 실천을 게을리하고 방관하는 태도를 취한다면
그것은 종교자로서 실격이며 후회와 패배의 인생으로 타락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한사람 한사람이 진심을 다한 불법대화를 하며
새로운 사회를 열어가는 숭고한 실천을 힘차게 추진해야 한다.
해돋이
영국 역사학자 토인비 박사는 생애 끊임없이 도전한 사람이었다.
박사는 일찍이 '그리스·투르크 전쟁'을 시찰하고 직접 본 그대로를 발표한 결과,
근무하던 런던대학교를 그만 두게 된 일을 말했다.
박사는 그리스, 투르크 양쪽에서 이 전쟁을 관찰했다.
그리고 이 전쟁은 그리스가 잘못했다는 결론을 냈다.
그러나 당시 서구사회는 투르크에 대한 강한 편견을 갖고 있었으며,
박사가 사실을 있는 그대로 신문에 발표하자 거센 비판이 소용돌이쳤다.
그래서 박사는 직장인 대학에서 쫓겨났다.
그래도 박사는 의연히 자신의 신념을 관철했다.
박사는 이렇게도 말했다.
"자신이 올바르다고 보는 일과 그르다고 보는 일의 중간에서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려는 것은 결국, 그르다고 보는 편에
가담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올바르다고 생각한 것은 누구에게 무슨 말을 들어도
당당히 주장해야 한다. 선악이 확실한 문제를 앞에 두고
침묵하고 중립을 가장하는 것은 악에 가담하는 것이 된다.'는 것이
박사의 변함없는 정신이었다.
첫댓글 일명 '로우킥(low kick)' 동영상, 어이가 없습니다.
가슴이 상쾌해지는 말씀들 늘 감사 드립니다.
849호 신문 갖고 계시면 '어서' 몇쪽인지 적어 주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