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연방 내 체첸 자치공화국의 수장인 람잔 카디로프(48)가 일론 머스크로부터 테슬라 의 사이버트럭을선물 받았다고 주장하며 군용으로 개조한 이 트럭을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하겠다고 공개해 파장이 일고 있다.
카디로프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메신저 프로그램인 텔레그램 채널에 총탑을 단 사이버 트럭을 공개하고 “존경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사이버트럭을 받은 것에 감사를 표한다”며 “이 차량을 우크라이나 특수 작전 지역에 곧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론, 고맙다. 그로즈니에 오면 귀빈으로 모시겠다”면서 “러시아 외무부가 그런 여행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카디로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명한 군부 독재자로 그는 그로즈니의 대통령궁 주변에서 총탑이 장착된 차량을 운전하는 영상도 올렸다. 영상에서는 검은색 모자를 쓰고 탄약 벨트를 두른 카디로프가 차량 지붕 위에 고정된 기관총 뒤에 서 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는 “이 짐승(beast)이 우리 병사들에게 대단히 쓰임새가 있을 것이란 점을 확신한다"고도 적었다. 머스크가 어떤 기술적 발전을 이루든 자신들이 유리한 쪽으로 갖다 쓸 것이란 자신감도 내비쳤다.
만약 머스크나 테슬라가 체첸에 사이버트럭 구매를 허용했거나 관여했다면 미국 수출통제법과 제네바 협약 등 국제법 위반 소지가 있다. 이 경우 테슬라는 국제사회가 적용한 대러시아 제재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세계적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전쟁범죄에 연루돼 미국 정부 등의 제재를 받으면 브랜드 신인도에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미국 재무부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2017년 카디로프를 인권 유린 혐의 등으로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고 2020년에는 그의 사업체, 동업자들로 확대했다. 현재 OFAC 가이드라인은 제재 규정을 어기는 이들은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벌금을 비롯해 형사적, 민사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AP 통신과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를 비롯한 여러 매체는 테슬라에 논평을 요구했지만 답을 얻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궁금한 것은 물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머스크나 테슬라가 정말로 카디로프에게 이 차량을 선물했는지 여부와 이 트러글을 우크라이나에서 싸우는 러시아군에 배치할 것을 동의했는지 여부다.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릭은 “리투아니아에서 러시아로 밀수되던 사이버트럭 2대가 지난 5월 세관에 압수당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체첸이 러시아를 통해 사이버트럭을 밀수해 개조했을 가능성도 제시했다.
머스크는 러시아에 대항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지지를 표명해 왔지만 우크라이나가 결코 승리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러시아와 타협을 모색할 때가 됐다고 주장해 왔다.
한편 전날 오후 6시쯤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의 움베르투 델가도 국제공항 근처 렌터카 주차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200대 이상의 차량이 전소됐는데 테슬라 전기차에서 발화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테슬라로선 악재가 연이어 덮치고 있다. 이 대형 화재로 인해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