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분이 고창 청보리 축제에 다녀온 글을 보고 불현듯히 떠나고 싶다...
즉흥적인것이 장점인지 단점인지는 잘모르겠으나 나는 세밀한 계획은 방저쪽 구석으로 밀어놓고 언제나 처럼
무작정 휘리릭 하고 떠나버린다..
특히나 어디인가 가고싶은 곳이 있을때는 더 그렇다.
이래서는 안되지 하면서도 잘고쳐지지 않는다.
아침을 먹고나자 출발....
현재 있는곳이 시골 고향집이라서 거리상으로는 그리 멀지 않다.
도착하니 평일이라서 별로 붐비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그리 널널하지는 않다.
차를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청보리장 입구에 오니 어느 여인이 섹스폰으로,,,
감미로운 멜로디가 청보리 위로 유채꽃위로 남실남실 춤을 춘다.
트랙터에 구루마(엣날에 소가끄는 짐을 싣고 다니던 바퀴달린 운반기구)를 매달아서 관광객들을 실어나르고 있다.
청보리와 유채꽃의 만남...녹색과 노오란색의 묘한조화.
사진들 찍느라 정신이 없다.
하늘에는 구름이 많이 끼여서 사진빨은 별로....
파란하늘이 있었으면 사진이 참 잘 나올텐데... 아쉽다...
하지만 비가오는것보다는 훨 나으니...그것으로 만족
말이 끄는 관광 마차도 보이고.....
지방자치가 되면서 요즘은 지방마다 수많은 축제들이 많다.
대부분 큰 적자를 낸다고 하던데 여기는 괜찮나요?????
그림 그리는 실력만 있다면 캔버스에 한번 그려보고 싶구만....그런 능력은 나에게는 없다....
특히나 많은 아지매들이 친구들끼리 와서 추억 쌇기를 하고 있다... 대부분 젊은 사람들보다는 40대 초반 혹은 60, 70대 할머니들이 많다.
아마도 지나간 아련한 추억들이 있어서이리라...
그모습들도 좋아보여요...
청보리......
지나가는 아줌마들이 하는 이야기가 들려오는것을 보니 이보리들은 사람들이 먹기위한 것이 아니고 동물 사료용으로서 재배한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우리가 경험했던 보리하고는 모양이 달라보이기는 한다.
요리조리 보리밭사잇길로......
자연적인 보리밭 길은 아니다. 인위적으로 곡선처리도 해서 보기는 좋게 만들어 놓았다.
유채꽃밭이 청보리 밭옆에 있어서 묘한 색갈의 대조를 이루어서 눈을 호강시킨다.
한참 오래전에 불렀던 보리밭이라는 노래....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뉘 부르는 소리 있어
발을 멈춘다
옛생각이 외로워
휘파람 불며
고운노래 귓전에 들려온다
돌아보면 아무도 보이지 않고
저녁노을 빈하늘만 눈에 차누나
광주에서 오신 친구끼리의 아줌마들.....
시원한 정자에 앉아서 심장병 어린이 돕기 가수가 부르는 노래를 들으면서 한껏 추억에 잠겨서 박수를 치며 노래를 따라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는 저 정자안으로는 들어가지 않고(왜? 가기가 쬐끔 쑥스럽기도 하거니와 저분들의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아서),
정자 옆 둥벙(연못)옆 나무 벤치에 앉아서 저분위기를 타고 있다.
요리 조리 삼삼오오...... 커플들끼리.... 보기참좋아요...
꽃도 아름답지만 사람이 더 아름다워 보인다
노래를 부르는 저가수....
한껏 젊은줄 알고 있었는데 50대 초반 아저씨네요....
분위기도 좋고 풍경도 좋고 노래도 좋으니 막걸리 한통 마시면서 들으니 온세상 내것 같애요...
나도 기분이 좀 엎이 돼서 10,000원 기부금 내고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신청해서 들으니 더할수 없이 좋으네요..
이둠벙에는 비단잉어들이 많이 살고 있다... 한바퀴 돌아서 입구 쪽으로...
보리......
사진상으로 보면 저렇게 보기가 좋은데 보리하면 별로 유쾌한 추억은 없는것 같다.
초딩 다닐때 정부에서는 보리 혼식장려 해야 된다고 해서 도시락 싸가지고 가면 담임 선생님은 꼭 도시락 검사를 한기억이 있다.
요즘 하고 비교하면 완전 딴세상 이야기 같다.
나는 갓난아기때부터 어머님이 밥할때 따로 종지에 쌀을 담아서 밥을해서 나만 쌀밥을 먹었다,
그래서 그런지 왠만하게 커서도 보리밥을 무척싫어했다.
지금도 보리밥을 무척 싫어한다...
하지만 콩밥은 잘먹어서 이웃집 아저씨가 "니네 아버지는 콩장사인데 너는 저 옆동네 다리 밑에서 주어왔다" 고 놀리곤 했다.
지금도 콩밥은 무척좋아한다.
그런데 식구들은 별로 콩밥을 좋아하지 않아서 얻어먹기는 쉽지 않지만....
내가 밥할때는 얄짜없이 한주먹씩.....
지금 현재도 냉동실에는 시골에서 가지고 온 물에 불린 콩들이 있다.
밥할때 한 주먹씩 넣어서 밥을 하면 아주 맛이 있다,
연인들의 아름다운 뒷모습..... 행복해 보인다.
초딩때...
학교를 파하고 집에 돌아갈때는 으례 보리밭 사이를 지난다.
요맘때쯤 그시절,,, 이상한 이야기들이 교실에서 돌아다닌다.
어디 어느곳에는 문둥이가 보리 밭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사람을 잡아서 간을 파먹는다고 한다.
그러면 문둥병이 나은다고 하면서
꼭 그런 유언비어가 돌아다녔다....
간첩들의 소행인지????
아니면 진짜로 그런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무서워서 일부러 보리밭을 피해서 먼길로 돌아서 집으로 가곤했다.
하지만 우리 초딩학교에서는 문딩이 한테 잡혀서 일을 당한 친구는 하나도 없었다.
관광객들을 위한 마차!!!!!
이웃 마을 에서는 형수하고 시동생하고 보리밭에 들어갔대나 뭐래나????
둘이 눈이 맞아서 밤에 멀리로 도망을 갔다고 하기도 하고....
우야튼 시골마을에는 지금같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이,,,, 강아지들이,,,,, 골목마다 시끌벅적 했다.
그러다 보니 사연도 많고 말도 많고 탈도 많고.....
보리타작을 할때는 어린아이들도 종종 타작을 돕기도 했다,
작대기도 한몱을 해야만 하는 바쁜 때이니까... 보리 타작을 한후에 논을 갈고 좀있다가 모내기를 해야 하기때문이다.
낫으로 보리를 벨때면 보리가시가 옷사이로 들어가서 얼마나 짜증 나게 만들었는지????
그놈의 가시는 한번 들어가면 왜 그리 빠지지도 않고 애를 먹이는지....
그래도 보리 베는 것은 보리타작에 비하면 훨 나은편이다. 보리 알곡을 얻어내는 타작은 정밀 힘들다.
발동기를 돌려서 타작할때는 보리 가시가 이리저리 날려서 얼굴이며 옷이며 먼지로 뒤범벅이 된다.
어휴,,,
그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생각이 나는게.... 얼마나 힘든지....
잠깐 새참시간에는 아버지와 옆집 아저씨는 막걸리 한사발로...어머니는 옆집 아줌마하고 시원한 물한바가지....
옆에 앉아 있으면 짙은 땀냄새가나던 기억들.... 그런데 별로 역하지 않았던것 같다.
진한 삶의 현장의 냄새여서 그럴까?????
지금은 그냄새들이 그리우기까지 하다.
다행히 어머님은 아직도 건강하게 살아계시지만..
30여년전 돌아가신 아버님은 어느별, 어느 근처를 지나 지금쯤 어디쯤 가고 있을까???
아버지 땀냄새가 그립기 까지 하다...
그런 쓰라린 아픈 기억도 있지만 ,,,또한 즐겁고 아련한 추억의 기억도 있다.
아마도 초딩 3학년 쯤 ...
학교에서 집에 돌아가는길에 보리대을 잘라서 보리 줄기로 보릿대를 한줄로 그어서 틈이 생기면 입에 대고 불면 보리피리가 된다.
삘리리리...... 삘리리리.... 그러면 종달새는 놀라서 푸드덕 하늘높이 솟구치고...
보리 피리 만들어 불면서 뛰었다가 ,,,걸었다가,....돌았다가...
무척 행복했던 시절,...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보니 그리 좋았던 때이네요...
지금 아는것들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남자애들은 여자애들하고 같이 놀면 배꼽이 떨어진다고 하고 "남녀 칠세 부동석(남녀가 일곱살만 되면 같이 있지 말아라)" 하던 때였으니까...
그런데 요즘은 남녀 칠세 지남철이라고 하네요....
요즘도 분기별로 서울에서 초딩 동창모임이 있는데 한번씩 보면 그리 재미가 있어요...할배들 할메들...
세월이 많이 지나간것도 같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그렇지도 않은것 같다......
마음들은 그때 그시절에 딱 멈추어 있으니까....
틈이 나는대로 기회만 된다면 매일매일 추억쌇기를 하면서 살고 싶다.
추억할 일들이 많으면 나이가 먹어가면 먹어갈수록 마음도 풍성해진다..
유채꽃밭에서.... 지나가는 아줌씨 한테 부탁해서 ...한컷..
햇볕이 내려 쪼이는 보리밭옆 신작로에서 보리피리 불며 이리저리,,,,,,
마냥 밥풀떼기 초딩 3학년 꼬맹이가 저렇게 변했다.
오잉!!!
겉모습은 저래도 미음은 초딩 3학년 처럼 살아야 되겠다며 나는 항상 오늘도 내일도 추억 쌇기를 하고 있다.
오늘은 내일의 추억이 되고,,,, 내일은 모래의 추억이 되고....
10년후,,, 혹은 20년후 아니면 그이후까지라도 오늘은, 내일의 추억!!!!!!!!....
나는 매일매일 추억만들기를 하고 있다.
오늘은 내일의, 내일은 모레의, 글피는 그글피의 그글피는?
혹은 그이후들의 추억이 된다고 하니.....
첫댓글 고창 들녁이 멋지군요
맨 "석정온천"쪽에서 들어갔었는데..
몇년을 벼르다 5월초에 다녀 왔답니다 ~^^
멋진곳 이네요
내년에는 꼭한번 가야 겠네요
아름답고 풍요롭게 보입니다. 감사~!^***^
돌고 돌아 걸어 온 차 아 암 어린시절의 추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