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세 인생이 꿈만은 아니다 ◈ - 서울자치신문
- 2020년 8월말 기준, 주민등록상 우리나라 100세 이상 인구는 2만1411명(남:5203, 여:1만6208명)이라고 한다. 통계청이 2020년 12월 1일 발표한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2019년 출생아 기준으로 남성 80.3세, 여86.3세
2020년 8월말 기준, 주민등록상 우리나라 100세 이상 인구는 2만1411명(남:5203, 여:1만6208명)이라고한다. 통계청이 2020년 12월 1일 발표한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2019년 출생아 기준으로 남성 80.3세, 여성 86.3세다. OECD의 평균 기대수명은 남자 78.1년, 여자 83.4년으로 우리나라의 평균기대수명이 각각 2.2년, 2.9년 더 높다. 우리나라는 2028년에 고령화 사회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이미 2021년에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그래서 일기 예보 보다도 더 많이 틀리는 게 노인 인구 수, 곧 고령화 속도라는 우스갯소리까지 생겨났다.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이 이렇게 긴 이유를 WHO는 다음 세 가지를 들고 있다. 첫째 우리나라의 의료기술이 미국보다도 앞선 세계 1위이고 우리나라의 의료보험제도 역시 세계 최고의 복지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음식이 세계 최고의 장수 건강식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오래 산다고 꼭 행복한 것은 아니다. 오래 살며 행복하기 위해서는 첫째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야 하며 둘째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건강해야 하며 셋째 동반자(배우자와 친구)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특히 나이를 먹어 노인이 될수록 이 세 가지 기본요소는 더욱 절실하다. 필자는 가끔 미국의 90세 노인인 레지나 브렛(Regina Brett)가 쓴 ‘90세 인생에서 배운 45가지 교훈’이라는 칼럼을 떠올린다. 그는 이 교훈을 통해 사람이 어떻게 사는 게 가장 값지고 보람 있는 삶일까라는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이 45가지 교훈 중에서 가장 필자 가슴에 와 닿는 몇 가지를 선정해 본다. 1. 인생은 공평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인생은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2. 인생은 매우 짧습니다. 인생을 즐기십시오. 3. 당신이 아플 때 당신 곁을 지켜주는 사람은 가족과 친구입니다. 4. 첫 월급을 탈 때부터 은퇴를 대비하여 저축하십시오. 5. 당신의 삶을 다른 사람들의 삶과 비교하지 마십시오. 당신은 다른 사람들의 실제 삶이 어떠한지 결코 알 수 없습니다. 6. 당신 외에는 아무도 당신의 행복을 책임지지 않습니다. 7. 촛불을 켜십시오. 좋은 침대시트를 쓰십시오. 근사한 속옷을 입으십시오. 그런 것들을 특별한 날을 위해 아껴두지 마십시오. 오늘이 바로 가장 특별한 날입니다. 8. 질투는 시간낭비입니다. 필요한 것이 아니라 당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을 받아들이십시오. 9. 용서하고 양보하십시오. 10. 당신의 기분이 어떻든 간에, 아침에 일어나 옷을 잘 차려입고 당당하게 나오십시오. 대단히 어렵지만 이 교훈에 70% 이상 충실한 삶은 살았다면 그 사람은 성공한 삶을 살았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늙었다고 자포자기하는 삶을 살아서는 안 된다. 누군가는 끝나지 않은 삶의 전성기로 60세 이상을 들고 있다. 역사적 업적의 3분지 2를 60세 이상 시니어가 이루어 냈다고 한다. 미국의 월간지 <선 샤인>은 세계 역사상 최대 업적의 35%는 60~70세에, 23%는 70~80세에, 6%는 80세 이상의 노인들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한다. 60세 이상의 노인들이 남긴 세계적인 업적이 58%에 이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노인 한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움직이는 도서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고 한다. 따라서 인간은 젊어서부터 죽을 때까지 위에서 열거한 10가지 교훈만 충분히 실행하여도 성공한 삶을 살았다고 자부할 수 있다. 성공이 꼭 돈을 많이 벌고, 높은 지위에 오르고, 지식을 많이 쌓았다고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남에게, 특히 가족과 친구에게 부끄럽게 살아오지 않았다면 절반의 성공은 이룬 셈이다. 사람이 어떻게 100%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겠는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는 의지만 보였다면 그게 바로 성공한 삶이다. 누가, 어떻게 자기가 바라는 욕망을 다 달성할 수 있는가? 미켈란젤로가 성 베드로 대성전의 천지창조를 완성한 시기가 70세였고 괴테는 72세에 17세 소녀인 레베초프와 사랑을 나누었는가 하면 82세에 <파우스트>를 완성하였다. 소포클레스가 <코로누스의 오이디푸스>를 쓴 것은 89세 때였고 피카소는 92세에 세상을 하직할 때까지 그림을 그렸다. 화가 타티안은 98세에 거작 ‘르판트의 전쟁’을, 99세에 ‘마지막 만찬’을 그려 내었다. 우리나라의 국보급 논객인 이어령 이화여대 석좌교수도 88세의 나이와 암투병중임에도 불구하고 집필에 열중이다. 요즘 우리가 말하는 100세 시대 삶을 이미 오래전 우리의 선조들은 살아왔다.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노인이 되어 과거에 붙들려 있으면 불행하다”며 “미래를 향해 살려는 의지가 약한 마음도 버려라.몸이 늙어도 계속 배워야 한다. 희망을 가지고 용기를 잃지 않으면 젊게 살 수 있다.”고 강조 하였다. 죽을 때까지 배워도 다 배우지 못해서 더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면 인생 100세도 짧다. 100세까지 사는 것도 부럽지만 100세가 넘어서도 왕성한 활동을 하는 인사들을 보면 한없이 부러운 생각이 든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장수까지 한다면 얼마나 큰 축복인가. 한데 이렇듯 장수노인들의 활발한 사회적 활동을 비웃기라도 하듯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법률대리인인 정모변호사가 지난 9월 1일 100세가 넘은 원로 철학자 연세대 김형석(101) 명예교수를 겨냥해 문재인정부에 비판적인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이래서 오래 사는 것이 위험하다는 옛말이 생겨난 것”이라며 “어째서 지난 100년 동안 멀쩡한 정신으로 안 하던 짓을 하는 것인지, 노화현상이라면 딱한 일”이라는 등 자칫 ‘치매 현상(?)’으로 몰아가는 듯한 발언을 하여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현실은 노인들을 대하는 일부 몰지각한 행동이 현존함에 입맛이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사람이 오래 산다는 것은 축복이다. 옛날에는 人生七十古來稀라고 해서 70살만 넘겨도 가문의 영광이던 시대가 있었다. 이제는 100시대를 넘어 저승사자 보고 “150시대가 되거든 날 부르러 오라”는 노래가 나올 만큼 장수시대를 살게 되었다. 100세 인생이 꿈만은 아니다. 문제는 삶의 질이다. 고령화시대를 맞으면서 이제는 오래 사는 것 이상으로 늙더라도 삶다운 삶을 사는 복지사회건설이 국가경영의 중요 키워드로 등장하였다. 내년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100세 시대를 꿈꾸는 노인들에게 어느 후보가 노인의 삶을 만족시키는 노인복지정책을 펼칠지 800만 65세 이상 노인들의 관심이 초집중하고 있다. ~* 시조시인 지산(천방산인) *~